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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레예프 NUREYEV ★★★☆

발레리노 루돌프 누레예프 최고의 '그랑 쥬떼(Grand Jet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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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reyev: Directed by David Morris & Jacqui Morris


*누레예프 예고편


러시아 출신의 전설적인 발레댄서 루돌프 누레예프(Rudolf Nureyev, Рудо́льф Нуре́ев, 1938-1993)는 미소 냉전기였던 1961년 파리 공항에서 서구로 망명한 후 극적인 삶을 살다갔다. 그가 활동했던 키로프 발레(Kirov Ballet)는 한인 발레리노 김기민(Kimin Kim)씨가 활동하는 마린스키 발레(Mariinsky Ballet)의 전신이다. 


지금 뉴욕에선 누레예프 영화 두편이 상영중이다. 영국 배우 출신 랄프 파인스(Rakph Fiennes)가 메거폰을 잡은 전기 영화 '하얀 까마귀(The White Crow)'와 영국 오누이 감독 자퀴와 데이빗 모리스(Jacqui Morris and David Morris)의 다큐멘터리 '누레예프(NUREYEV)', 누레예프에 대한 두가지 접근 방식이다. 허구가 가미된 극영화를 볼 것인가, 공연 필름과 그의 육성을 담은 기록영화를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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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reyev: Directed by David Morris & Jacqui Morris


6월 7일 필름포럼(Film Forum)에서 개봉된 '누레예프'는 천부적인 재능, 완벽주의 근성, 반항 기질에 자유로운 영혼을 지녔던 발레리노의 삶을 그린다. 블라디보스톡행 시베리아 횡단 열차 안에서 태어나 군인이었던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무용을 배우기 시작했다. 우주 전쟁에서 우위를 과시한 후르시초프 정권은 러시아의 자부심인 발레단을 유럽 공연에 파겨하면서 체제 선전용 도구로 활용했다. 


스물세살의 누레예프는 파리에서 일생일대의 '그랑 쥬테(Grand Jeté, 공중에서 다리를 앞뒤로 펼치는 점프 동작)'가 될 망명을 택했다. 그리고, 비틀즈(The Beatles)를 방불케하는 스타덤에 오르게 된다. 누레예프는 미켈란젤로의 조각 다비드같은 완벽한 육체와 제임스 딘같은 반항적인 영혼에 바츨라프 니진스키의 재능을 갖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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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reyev: Directed by David Morris & Jacqui Morris


다큐멘터리 '누레예프'는 그의 삶을 인터뷰, 공연 장면, 뉴스릴 필름, 여배우 시안 필립스(Sian Phillips)가 읽어나가는 누레예프의 회고록 그리고 러셀 말리판트(Russell Maliphant)의 안무로 재현한 현대무용을 삽입해서 그려나간다. 왜 누레예프의 일기에 여성의 보이스오버를 택했는지는 의문이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무려 20세 가까이 연상이었던 로열 발레의 전설인 마고 폰테인(Margot Fonteyn, 1919-1991)과 환상적인 호흡을 과시한 공연 '지젤(Gieselle)'과 '로미오와 줄리엣(Romeo and Juliet)'과 무대 밖의 우정, 그녀의 죽음과 누레예프의 비통한 상실감은 클라이맥스로 달한다. 사실 누레에프는 망명 후 덴마크 로열 코펜하겐의 스타 발레리노였던 10살 연상 에릭 브룬과 만나 사랑에 빠졌고, 브룬이 1986년 사망할 때까지 절친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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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dolf Nureyev & Margot Fonteyn


누레예프의 춤과 말이 아무래도 다큐멘터리의 매력이다. 전성기의 누레예프가 TV 인터뷰에 악어 가죽 패션으로 나타나 웃음짓는 모습은 오늘 어느 발레 댄서에게서도 찾아볼 수 없는 클래식한 카리스마다. 누레예프 흉내를 내는 전기영화에서는 느낄 수 없는 진실의 맛이다. 


1961년 춤을 위해, 자유를 위해 망명하면서 26년간 가족과 생이별을 해야했던 누레예프는 고르바초프의 개방정책 '페레스트로이카' 이후 1987년에야 비로소 러시아를 방문해 어머니와 상봉하게 된다. 누레예프의 삶에서 한반도의 운명이 오버랩된다. 누레예프의 망명은 신상옥 감독과 배우 최은희씨의 납북 사건을, 누레에프의 모국 방문은 한국의 이산가족 찾기를 연상시킨다. 이념과 전쟁으로 인한 비극적 사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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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reyev: Directed by David Morris & Jacqui Morris


모리스 감독은 누레예프의 자유를 향한 열망과 시대적 분위기를 포착하기 위해 당대의 팝송을 삽입했다. 망명을 즈음한 시절엔 "All I Have to Do is Dream"(Everly Brothers), 비틀즈를 방불케하는 인기를 누리는 장면엔 "Please, Please Me"(The Beatles), 에로틱한 발레리노 누레예프를 위한 "Cupid"(Sam Cook), 그리고, AIDS가 창궐하던 시절에는 "Everybody Knows"(Leonard Cohen)가 흘러나온다. 하지만, 친숙한 음악은 영화의 몰입을 방해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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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reyev: Directed by David Morris & Jacqui Morris


미국과 소련이 이념 전쟁과 우주개발 전쟁을 벌이던 시대, 발레가 예술이었던 시대, 예스터데이에 전설로 남은 누레예프의 자유를 향한 몸짓은 이데올로기 종언, 소셜미디어 시대에 길게 여운을 남긴다. 상영시간 109분. 6월 20일까지 필름포럼 상영. 


BBC가 제작한 "Rudolf Nureyev, Dance to Freedom"(2015), BBC documentary (YouTube)는 누레예프의 파리 망명 사건에 촛점을 맞춘 영화로 스릴러처럼 긴박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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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REYEV

Film Forum: 209 West Houston St. 

12:30, 2:40, 4:50, 7:10, 9:30

https://filmforum.org/film/nurey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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