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 '기생충' 오스카 작품상 수상할까?... 버라이어티 & 할리우드 리포터
미 언론 '기생충' 아카데미 작품상 강력 후보 예측
버라이어티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노미네이션
할리우드 리포터 외국어 영화의 작품상 수상 가능성 분석
배너티 페어 록스타 감독 봉준호...외국어영화상, 감독상 유력
*뉴욕타임스 '기생충' 아카데미 각본상, 국제극영화상(외국어영화상) 예측 (2020. 2. 6)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Parasite)'가 아카데미상 외국어영화상은 물론 작품상의 강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기생충'이 한국영화 사상, 오스카상 역사상 최초로 작품상까지 거머쥘 수 있을까?
버라이어티(Variety), 할리우드 리포터(The Hollywood Reporter) 등 미 영화업계 전문지가 봉준호(Bong Joon-ho) 감독의 '기생충(Parasite)'의 아카데미 작품상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다. '기생충'은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2020년부터 국제극영화/ Best International Feature Film상으로 개명)에 한국 출품작으로 선정된 바 있다.
버라이어티지는 흥행과 비평에서 성공을 거둔 '기생충'을 오스카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의 강력한 후보로 예측했다. 반면, 할리우드 리포터지는 '기생충'이 작품상 수상까지는 가기 어려운 점을 분석했다.
봉준호 감독은 지난 10월 뉴욕 매거진과의 인터뷰(Bong Joon-ho’s Dystopia Is Already Here)에서 "오스카상은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다. 오스카는 국제영화제가 아니라 매우 지역적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봉 감독은 2015년 임권택 감독, 배우 최민식, 송강호, 김상진(애니메이션 캐릭터 전문가)씨와 함께 아카데미 회원으로 위촉되어 투표권이 있다.
제 92회 아카데미상 후보는 내년 1월 13일 발표되며, 시상식은 2월 9일 LA 할리우드 돌비 시어터에서 열린다.
버라이어티지의 예측 Variety's Prediction
'기생충'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강력 후보작
'기생충(Parasite)'과 함께 버라이어티지의 제 92회 아카데미 작품상 강력 후보작. 왼쪽부터 '아이리쉬 맨' '원스 어폰어 타임 인 할리우드' '결혼 이야기' '작은 아씨들' 포스터.
버라이어티지는 11월 11일 '2019 오스카 예측(Oscar Predictions 2019: Breaking Down the Early Frontrunners)'에서 '기생충'을 '아이리쉬맨'(마틴 스콜세지 감독),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퀸틴 타란티노 감독), '결혼 이야기'(노아 바움바크 감독), '작은 아씨들'(그레타 거윅 감독), '1917'(샘 멘데스 감독) 등 5편과 함께 오스카 작품상 강력 후보작으로 예측했다.
버라이어티는 이전의 작품상 조기 예측에서 "기회주의자 가족에 관한 봉준호의 다크 코미디는 광범위한 팬층(Bong Hive), 찬사의 리뷰, 만석의 영화제 상영으로 무장되어 왔다. 이미 한국의 오스카 외국어 영화상 풀춤작으로 작품상부터 감독상까지 다른 주요 부문상 후보에 오를듯 하다. '기생충'은 이미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으며, 토론토영화제 관객의 선택상 2위작이었다"라고 해설했다.
또한, 감독 부문에서는 마틴 스콜세지, 퀜틴 타란티노, 페드로 알모도바르(Pain and Glory), 테렌스 말릭(A Hidden Life), 샘 멘데스, 노아 바움바크, 그레타 거윅, 그리고 로렌 스카파리아(Hustlers) 등 7인과 함께 봉준호 감독을 물망에 올렸다.(*노아 바움바크와 그레타 거윅은 연인 사이다.) 버라이어티지는 조기 예측 감독편에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만장일치로 수상한 봉준호 감독은 오스카상으로 가는 길에 수많은 비평가상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봉준호는 한국의 영화 르네상스를 고려할 때 오래 지났지만, 한인 최초로 감독상을 받을 확률이 높다"라고 전했다.
한편, 오리지널 각본상 부문에서는 봉 감독이 한진원(Jin Won Han)씨와 공동으로 쓴 '기생충'을 후보에 점찍었다. 이외에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결혼 이야기' '1917' '폭탄(Bombshell)' 'Farewell, 루루 왕)'가 강력 후보로 예측됐다.
할리우드 리포터지 전망/ The Hollywood Reporter's Prediction
외국어 영화가 작품상 수상에 실패하는 이유들
한편, 할리우드 리포터지는 11월 27일 '오스카상: '기생충'이 최우수 작품상의 장벽을 깰 수 있을까?(Oscars: Can 'Parasite' Break the Best Picture Barrier?)'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아카데미 역사상 외국어 영화가 작품상을 수상한 전례가 없음을 지목하면서 '기생충'의 작품상 수상에서의 걸림돌들을 지목했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언론의 찬사와 흥행에도 성공을 거두고 있는 '기생충'이 작품상으로 강력한 챈스가 있다고 전망했다. 뉴욕타임스는 "예술영화와 팝콘영화의 피로한 분리를 제거한 영화"라는 등의 찬사를 받았고, 이제까지 북미 지역에서 1천440만 달러, 세계에서 1억1천 2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린 작품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생충'은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심사위원 만장일치 수상 후 아카데미 회원들에게도 서서히 자리를 잡았다. 한 일류급 시나리오 작가는 '올해 가장 좋아하는 영화'라고, 어느 코미디 제작자는 '기생충'의 부자와 가난한 자의 비유가 사회 불의에 시달리는 할리우드 자유주의자들에게 는 더할 나위없이 좋은 타이밍"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카데미상 역사상 작품상 후보에 올랐던 외국어 영화는 10편이지만, 수상에는 실패했다. 지난해 알폰소 쿠아론(Alfonso Cuarón) 감독의 멕시코 영화 '로마(Roma)'는 작품상, 감독상 등 외국어 영화사상 최다인 10개 부문 후보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으나 외국어영화상, 감독상, 촬영상 수상에 그쳤다. 최우수 작품상은 흑인 피아니스트와 백인 운전자의 우정을 그린 할리우드 영화 '그린북(Green Book)'에 돌아갔다. 이에 할리우드 리포터지는 '기생충'이 역사상 최초로 외국어 영화의 작품상 수상으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라고 분석했다.
'기생충'이 후보에 오르려면, 아카데미 회원들에겐 종종 장애가 되는 영어자막을 봐야 하며, 표를 받을 가능성이 큰 독립영화인이나 국제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홍보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것. 또한, 작품상과 외국어영화상 두개 부문 모두 후보에 오를 경우에도 아카데미 회원들의 투표가 갈릴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오스카 작품상은 최소한 한명이라도 연기상 후보자가 있어야 한다는 점, 그리고 미 민주당 선거운동에 시의적절한 메시지의 영화이지만, 정치에 직접 연관된 계획이 없는 점 등을 거론했다.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올랐던 외국어 영화들. 왼쪽부터 '인생은 아름다워' '와호장룡' '아무르' '로마' 포스터.
미영화예술과학 아카데미(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and Sciences, AMPAS)가 외국어 영화상에 시상하기 시작한 것은 1947년. 1955년까지 미국 내 개봉된 외국영화를 대상으로 시상했으며, 상 이름도 '특별/명예상(Special/Honorary Award)'이었다. 1956년부터는 공식으로 외국어 영화상 부문이 신설됐다.
올 4월 아카데미는 기존의 최우수 외국어 영화(Best Foreign Language Film)상의 명칭을 최우수 국제극영화(Best International Feature Film)상으로 바꾸었다. 영화인이 아니라 국가에 수여하는 이 상은 1947년 신설 이래 이탈리아가 14회로 최다 수상국이며, 그 뒤로 프랑스(12), 스페인, 일본(4), 스웨덴, 덴마크, 러시아, 네덜란드(3)가 받았다. 이제까지 오스카 작품상 후보에 올랐던 외국어 영화는 단 10편이다.
1937년 프랑스 장 르누아르 감독의 '위대한 환상(The Grand Illusion)'이 처음 작품상 후보에 지명됐으며, 1969년 알제리아에서 출품한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의 'Z', 1971년 스웨덴 얀 트로엘(Jan Troel) 감독의 '이민자들(The Emigrants)은 5개 부문 후보, 스웨엔 잉그마르 베르히만 감독의 '외침과 속삭임(Cries and Whispers)'은 5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그리고 22년간 공백기를 거쳐 1994년 인도 태생 영국 감독 마이클 래드포드 감독의 이탈리아에서 찍은 '일 포스티노(Il Postino)'가 작품상 등 5개 부문 후보, 1997년엔 이탈리아 로베르토 베니니 감독이 '인생은 아름다워(Life is Beautiful)'로 7개 부문에 올랐다.
2000년엔 대만 출신으로 뉴욕대에서 영화를 전공한 이안(Ang Lee) 감독이 '와호장룡(Crouching Tiger, Hidden Dragon)'으로 무려 10개 부문 후보에 선정되는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리고, 외국어영화상, 촬영상, 미술상, 오리지널 작곡상 4개의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주윤발, 장지이, 양자경이 출연한 '와호장룡'은 미국 내 개봉된 외국어영화사상 최고 흥행 기록인 1억2800만 달러를 세웠으며, 세계에서 2억1350만 달러의 흥행 수입을 올렸다.
2006년 배우 출신 클린트 이스트우드이 메거폰을 잡은 미일 합작 일본어 영화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Letters from Iwo Jima)'는 4개 부문 후보, 2012년 오스트리아 마이클 하네케 감독이 프랑스 배우들과 만든 오불 합작 '아무르(Amour)'는 5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그리고, 지난해 멕시코 영화 '로마(Roma)'의 10개 부문 후보 지명에 외국어영화상, 감독상, 촬영상 수상 기록이 있다.
배너티 페어/ Vanity Fair
록스타 감독 봉준호 외국어영화상, 감독상 유력
NEON, Vanity Fair
배너티 페어(Vanity Fair) 잡지가 아카데미상 특집호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Parasite)'에 대해 대서특필했다. 이와 함께 봉준호 감독과 주연배우 최우식씨의 화보, 그리고 이들의 '기생충'에서 사난한 김씨 가족의 반지하 집의 세트와 수석을 들고 방문한 기우의 친구 민혁의 과외 교사 제안에 대해 해설하는 비디오를 온라인에 소개했다.
'한국영화 '기생충'이 2020 오스카상에서 역사를 기록할까(Will the South Korean Film Parasite Make History at Oscars 2020?)'라는 제목에서 배너티 페어는 '기생충'의 현재 추세로 볼 때 봉준호 감독 자신의 유명세가 최우수 국제장편영화상(구 외국어영화상)의 가장 큰 보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잡지는 봉준호 감독이 이전의 영어로 제작된 영화 '설국열차(Snowpiercer)'와 '옥사(Okja)' 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흥행작 '괴물(The Host)'와 '마더(Mother)'로 록스타같은 지위에 있음을 강조했다.
배너티 페어는 외국어영화상은 국가에 시상하는 상으로 상패에는 나라와 감독 이름이 새겨진다고 전하면서 봉준호 감독이 자신만의 오스카를 원한다면, 다른 부문에 도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봉준호는 지난해 멕시코 영화 '로마(Roma)'의 알폰소 쿠아론 감독처럼 여러개의 오스카에 이름이새겨질 가능성이 보인다. 최근 20년간 감독상 부문에는 페드로 알모도바르(스페인), 페르난도메이렐레스(브라질), 마이클 하네케(오스트리아), 파웰 폴리코프스키(폴란드), 그리고 알폰소 쿠아론 등 상당수의 외국인 감독이 후보에 올랐었다. 그리고, 봉준호 감독도 점점 이 대열에 합류할 것이 확실해진다고 전망했다.
봉준호 감독의 말대로 아카데미상은 로컬 영화제다. 오스카상은 미국 영화인들의, 할리우드의 축제이므로 외국어 영화에 작품상을 시상한다면 이변이 될 것이다. 하지만, '기생충'이 최우수 외국어영화상(국제 장편영화상)을 수상하지 못한다면 그 또한 이변이 될 것이다. 어쨋거나 세계 최고 권위의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으므로 수상에 연연해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기생충'이 외국어영화상을 받는 것도, 오스카 본상(작품, 감독, 각본) 후보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봉준호와 '기생충'은 칸영화제에 이어 한국영화 역사상 최고의 성취가 될 터이다. 오스카 카운트다운은 시작됐다.
미영화예술과학 아카데미(AMPAS, 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and Sciences)
아카데미 회원은 17개(배우, 캐스팅디렉터, 촬영기사, 의상디자이너, 세트 디자이너, 감독, 다큐멘터리, 영화계 간부, 편집, 분장/미용, 음악, 제작자, 홍보, 단편/장편 만화영화, 음향, 시각효과, 작가) 부문으로 나누어지며 거버너스 이사회(Board of Governors)의 초청에 의해서만 가입이 가능하다.
2012년 LA 타임스가 당시 5천765명의 회원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백인이 94%, 남성이 77%, 50세 이상이 86%로 평균 연령이 62세였다. 이후 아카데미는 다양성을 위해 회원을 늘렸으며, 올해는 세계 59개국에서 842명의 새 회원을 초대했다. 이중 50%가 여성, 29%가 유색인종이다. 할리우드 리포터지에 따르면, 2019년 현재 투표 자격 회원수는 8천469명, 이중 여성은 32%, 유색인종은 16%로 알려졌다.
한국 영화인으로는 2015년 임권택, 봉준호 감독, 배우 최민식, 송강호, 김상진(애니메이션 캐릭터 전문가)씨가 처음 아카데미 회원으로 위촉된 후 박찬욱, 이창동, 김소영 감독, 이병헌(2016), 김기덕 감독, 정정훈 촬영감독(2017), 배우 하정우, 조진웅, 김민희, 배두나(2018)씨가 가입했다. 올해인 임순례 감독, 홍경표 촬영감독, 홍현숙 다큐멘터리 감독, 정유미 단편영화 감독 그리고 편집기사 김현, 김재범, 김상범씨 등이 위촉됐다. 아카데미 회원은 오스카상 투표권과 함께 오스카상 시상식, 시사회 등 아카데미 주관 행사에 참가할 자격을 갖는다.
*'기생충' 아카데미상 작품상, 감독상 등 6개 부문 후보
*'기생충' 한국 영화 최초 골든글로브 외국어 영화상 수상
*'기생충(Parasite)' 한국영화 최초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뉴욕 영화제 2019 (8) 우리의 마음 속엔 기생충이 산다 '기생충(Parasite)' ★★★★☆
*사람들 사이엔 선이 있다: 흑백으로 다시 본 '기생충(Parasite)' ★★★★★
*'기생충' 2019 미 외국어 영화상 휩쓴다, 뉴욕비평가협회, 미비평가협회, AFI 특별상
*'기생충' 미비평가협회 작품상, 각본상(봉준호, 한진원) 수상
- 봉준호,
- 기생충,
- 아카데미상,
- Parasite,
- BongJoon-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