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는 지금 (4) 레오나르도 다 빈치 스승 베로키오 특별전@내셔널 갤러리(DC, 9/15-1/12, 2020)
"좋은 재능을 갖고 있는 화가들은 누구라도 베로키오의 샘물을 마셨다."
-우골리노 베리노(Ugolino Verino, 1438-1516, 시인)-
Verrocchio: Sculptor and Painter of Renaissance Florence
September 15, 2019, through January 12, 2020
National Gallery of Art, Washington DC
Andrea del Verrocchio, David with the Head of Goliath, c. 1465, Museo Nazionale del Bargello, Florence
그는 르네상스 천재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스승이었다. 뿐만 아니라 라파엘로의 스승이었던 피에트로 페루지노, 미켈란젤로의 스승이었던 도메니코 길렌다이오를 가르쳤다. 그리고 산드로 보티첼리와 로렌조 디 크레디도 그의 문하생이었다.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미술가들 대부분이 그의 작업실을 거쳤다.
그 이름은 안드레아 델 베로키오(Andrea del Verrocchio, 1435-1488). 지금 워싱턴 D.C.의 내셔널 갤러리(National Gallery of Art)에선 베로키오의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전시 '베로키오: 르네상스 피렌체의 조각가이자 화가(Verrocchio: Sculptor and Painter of Renaissance Florence)'가 열리고 있다. 미국에서 베로키오 단독 전시가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Andrea del Verrocchio and assistants (Leonardo da Vinci and Pietro Perugino), Madonna and Child with Two Angels, c. 1470/1474, The National Gallery, London
Andrea del Verrocchio, Putto Poised on a Globe, c. 1480, National Gallery of Art, Washington
안드레아 델 베로키오는 화가이자 조각가이자 금세공사이기도 했다. 먼저 조각가로서 베로키오는 도나텔로(Donatello)와 미켈란젤로(Michelangelo)를 잇는 중요한 인물이며, 화가로서 베로키오는 스승 프라 필리포 리피(Fra Filippo Lippi)와 자신의 제자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가교였다.
Andrea del Verrocchio, Lady with Flowers, c. 1475/1480, Museo Nazionale del Bargello, Florence
드래프트맨으로서 베로키오는 레오나르도, 라파엘로 등에게 심오한 영향을 준 스승이었다. 르네상스 황금기의 트로이카 레오나르도가 그의 제자였고, 미켈란젤로, 라파엘로의 스승(길란다이오, 페루지오)이 그의 제자들였다는 사실은 르네상스 미술의 뿌리가 베로키오라는 것을 입증한다.
Andrea del Verrocchio, Leonardo da Vinci, and assistants, Tobias and the Angel, c. 1470, The National Gallery, London
베로키오는 조각으로 명성을 날렸으며, 회화는 부차적이었다. 또한, 회화는 워크숍의 제자들과 공동 작업을 하는 것이 일상적이었다. 조르지오 바사리에 따르면, 특히 '예수의 세례'(Baptism of Christ, c. 1472–1474, 피렌체 우피찌미술관 소장)에서 제자였던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그린 천사(왼쪽 끝)를 본 후 베로키오는 다시 붓을 들지 않았다. 자신의 그림보다 더 출중한 레오나르도에 손을 들어버린 것이다. 청출어람
Andrea del Verrocchio, Head of a Woman with Braided Hair, 1475, British Museum, London
베로키오는 펜과 잉크 드로잉은 생생하며, 자유로워 레오나르도와 라파엘로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또한, 검정 분필 드로잉을 시도한 첫 미술가로 알려졌다. 또한, 빛과 형태를 섬세하게 묘사하는 스푸마토(sfumato, 연기) 테크닉으로 명암, 입체감과 원근감을 살렸다. 이 스푸마토 기법은 훗날 레오나르도의 회화와 드로잉에서 근본적인 요소가 된다.
Andrea del Verrocchio and assistant, Angel, c. 1480, Musée du Louvre, Paris
Andrea del Verrocchio, Sleeping Youth, c. 1470/1480, Staatliche Museen zu Berlin
베로키오는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문하생들을 키웠다. 레오나르도는 14세부터 26세까지 베로키오의 스튜디오에서 먹고, 자며 일했다. 다비드상은 미소년이었던 제자 레오나르도가 모델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사실상 이 전시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 1452-1519)의 사망 500주기를 맞아 기획됐다. 피렌체의 바르겔로 뮤지엄(Museo Nazionale del Bargello, 3/9-7/14)에서 시작되어 워싱턴 DC으로 이전해 선보이는 특별전이다. 바르겔로 뮤지엄에선 120여점이 전시되었으며, 내셔널갤러리에선 50여점이 소개되고 있다.
Andrea del Verrocchio and assistant, Bust of Christ, c. 1470/1483, Private collection
안드레아 델 베로키오 Andrea del Verrocchio (c. 1435–1488)
본명은 안드레아 디 미켈레 디 프란체스코 데 치오니(Andrea di Michele di Francesco de' Cioni). 원래 금세공사로 시작했다가 도나텔로로부터 조각을 배우고, 프라 필리포 리피로부터 회화를 배운 것으로 추정된다. 피렌체를 지배하던 금융가문 로렌조 데 메디치와 그의 아들 피에로 메디치의 위임을 받아 작가 생활을 하게 된다. 1473년 메디치 가문의 위임으로 제작한 청동조각 '다비드와 골리앗의 머리'로 명성을 얻었다. 스승 도나텔로의 모자 쓴 누드 청동 다비드상(1440?)와 함께 피렌체 바르젤로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1467년엔 메디치가의 위임으로 16년 걸려 피렌체의 오르산미켈레 성당 건물 벽감에 '예수와 의심하는 토마스'를 제작했다. 1483년 조각이 완성됐을 때 "가장 아름다운 예수"라고 찬사를 받았다. 이후 지오반니와 피에로 드 메디치의 무덤과 베니스의 산*조만니에 바울로 성당 광장에 바르톨로메오 콜레오니 장군 기마상(1479- 83)을 제작했다. 이 또한 그의 스승이었던 도나텔로의 청동조각 '파두아의 가타멜라타 기마상'(1453)에 대한 응답조였다.
Leonardo da Vinci, Ginevra de' Benci [obverse], c. 1474/1478, National Gallery of Art, Washington
레오나르도와 베로키오 스튜디오 Leonardo in Verrocchio Studio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14살 즈음 가족은 빈치에서 피렌체로 이주했다. 레오나르도는 이때부터 베로키오의 스튜디오에 들어갔으며, 17세엔 견습생이 됐다. 이때 견습생으로 질란다이오(미켈란젤로 스승), 페루지노(라파엘로 스승), 보티첼리, 로렌조 디 크레디 등도 견습생이었다. 레오나르도는 베로키오 워크숍에서 드로잉, 회화, 조각 및 모델뿐만 아니라 제도, 화학, 야금, 금속 작업, 석고 주조, 가죽 가공, 기계, 목재작업까지 배웠다. 베로키오의 스튜디오에서 회화는 주로 견습생들이 공동으로 그렸다.
미술사학자 조지오 바사리에 따르면, 베로키오가 '그리스도의 세례'에서 레오나르도가 그린 천사(왼쪽 끝)를 본 후 자신을 능가했다고 생각해 붓을 꺾었다고 한다. 미소년이었던 레오나르도는 베로키오의 청동조각 '다비드상'과 회화 '토비아스와 천사' 중 라파엘 천사의 모델이었으며, 이 그림 중 물고기와 개를 그린 것으로 전해진다.
레오나르도는 1472년 스무살 때 피렌체 의사와 화가 조합인 세인트루크길드의 마스터 자격을 갖게된다. 레오나르도는 아버지가 그의 스튜디오를 마련해주었지만, 계속 베로키오의 작업실에서 살면서 협업을 했다. 레오나르도의 초기 작품은 1473년 펜과 잉크 드로잉 '아르노 계곡'으로 이후 서양미술에서 최초의 순수 풍경화로 인용된다. 바사리는 레오나르도가 피렌체와 피사 사이 아르노강을 잇는 수로를 처음 제안한 인물이라고 쓰고 있다.
Andrea del Verrocchio, David with the Head of Goliath, c. 1465. Photo: Bic Banana
*피렌체 두오모성당 도나텔로 걸작 성경미술관(MOBIA) 나들이
*피렌체 박물관을 가다 <1> 우피치 미술관: 레오나르도, 보티첼리,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피렌체 박물관을 가다 <2> 바르젤로 뮤지엄: 2개의 다비드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