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즈 심포니 콘서트: 일류 연주자들 $8.33에 보세요
People's Symphony Concert
음악이 고픈 이들을 위한 클래식의 전당
12월 15일 맨해튼 타운홀에서 열린 Kalichstein-Laredo-Robinson Trio 콘서트에서.
몇년 전부터 유니온스퀘어 인근 어빙플라자의 한 고등학교에서 열리는 콘서트에 이따금 갈 기회가 있었다.
2016년에는 워싱턴 어빙 고등학교(Washington Irving High School)의 강당에서 한인 바이올리니스트 제니퍼 고(Jennifer Koh)가 메트로폴리탄오페라에 데뷔한 핀란드 여성 작곡가 카이야 사리아호(Kaija Saariaho)의 곡을 연주했었다. 고색창연한 인테리어의 강당을 가득 메운 청중 대부분이 연장자분들이었다. 그리고, 티켓은 샌드위치 하나 정도의 저렴한 가격이었다.
2016년 제니퍼 고는 워싱턴어빙 고교 강당에서 연주하고, 작곡가 카이야 사리아호와 랑데부했다.
이름하여 '피플즈 심포니 콘서트(People's Symphony Concerts)', 가난한 자들을 위한 콘서트다. 메트오페라, 카네기홀, 뉴욕필하모닉 등 메이저 공연기관의 비싼 티켓 대신, 고교 강당에서 수준급의 뮤지션들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곳이다. 베토벤의 생일을 며칠 앞둔 15일 일요일 낮 타운홀(Town Hall)에서 칼릭슈타인-라레도-로빈슨 트리오(Kalichstein-Laredo-Robinson Trio)의 베토벤 콘서트를 열었다.
제니퍼 고의 멘토이기도 한 바이올리니스트 제이미 라레도(Jamie Laredo), 피아니스트 조셉 칼릭슈타인(Joseph Kalichstein), 그리고 첼리스트 샤론 로빈슨(Sharon Robinson)으로 구성된 이 베테랑 트리오는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코 앞에 두고 베토벤 프로그램을 연주했다. "Trio in B-flat Major, Op. 11" "Piano Trio in C minor, Op. 1 No. 3" "Variations in E-flat major, Op.44" "Piano Trio in D Major, Op. 70 No. 1 'Ghost'"을 선사했다.
Kalichstein-Laredo-Robinson Trio가 12월 15일 타운홀에서 베토벤 트리오 연주후 인사하고 있다.
이 트리오는 1977년 1월 백악관에서 열린 지미 카터(Jimmy Carter) 대통령의 취임식에서 데뷔한 후 42년간 함께 활동해왔다. 라레도와 로빈슨은 부부 사이로 클리블랜드 음대에 재직중이다. 트리오는 내년 3월 21일 워싱턴어빙 고교 강당에서 베토벤의 "Allegretto for Piano Trio, WoO 39" "Piano Trio in E-flat major, Op. 1 No. 1" "Piano Trio in B-flat major, Op. 97 'Archduke'"을 연주할 예정이다. http://www.kalichstein-laredo-robinson-trio.com
피플즈 심포니 콘서트는 1900년 설립되어 아이작 스턴(Isaac Stern), 이즈학 펄만(Itzhak Perlman), 핀차스 주커만(Pinchas Zukerman), 라두 루푸(Radu Lupu), 안드라스 쉬프(Andras Schiff), 에마누엘 액스(Emanuel Ax), 조슈아 벨(Joshua Bell), 예힘 브론프만(Yefim Bronfman), 에머슨 스트링 쿼텟(Emerson String Quartet), 레오니다스 카바코스(Leonidas Kavakos), 요요마(Yo-Yo Ma), 기돈 크레머(Gidon Kremer), 개릭 올슨( Garrick Ohlsson), 엘렌 그리모(Hélène Grimaud), 랑 랑(Lang Lang) 등 등 톱 클래스 뮤지션들이 무대에 올랐다. 한인으로는 정경화(Kyung-Wha Chung), 정명화(Myung-Wha Chung),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Young Uck Kim), 소프라노 유현아(Hyunah Yu), 제니퍼 고(Jennifer Koh)가 연주했다.
피플즈 심포니 콘서트는 올해로 120회 시즌을 맞았다. https://www.pscny.org
오랫동안 '구두쇠' 뉴요커들의 비밀이 되어오던 피플스 심포니 콘서트는 지난 10월 뉴욕타임스에 "$8.33짜리 콘서트를 보라"는 제목으로 대서특필되면서 시리즈 콘서트가 단숨에 매진되어 버렸다. 뉴욕타임스는 메트오페라의 최고가 $495, 카네기홀은 $295, 뉴욕필하모닉은 $165이지만, 피플스 심포니는 뉴욕시에서 최고의 딜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 어빙 고교 강당에서 열리는 토요일 저녁 콘서트 6개 시리즈 티켓이 $48로 콘서트당 $8꼴, 타임스퀘어 인근 타운홀에서 열리는 일요일 오후 콘서트는 $50로 콘서트당 $8.33꼴이다.
유니온스퀘어 인근 워싱턴 어빙 고교 강당에서 토요일 저녁 콘서트가 열린다.
티켓이 싼 이유는 뮤지션들이 출연료를 상당히 저렴하게 받기 때문이다. 강당은 화려하지 않고, 낡았어도 음향은 훌륭한 편이다. 음악의 배가 고픈 청중은 딱딱한 나무의자에 앉아서 감상하면서도 열광적으로 반응한다. 다수가 60-70대이지만, 젊은 음악도도 간간이 눈에 띈다. 강당의 피플스 심포니 콘서트는 전좌석의 가격이 같다는 점도 민주적이다. 타운홀은 지정석이 있으나, 고교 강당은 자유석이다.
피플스 심포니 콘서트를 50여년간 이끌어온 매니저 프랭크 살로몬(Frank Salomon)씨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뮤지션들이 세계에서 가장 좋아하는 청중 중의 하나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인터미션
맨해튼에 치솟고 있는 럭셔리 콘도 개발 붐에도 사회주의적인 클래식 음악 티켓가를 유지해온 고지식한 기구 피플스 심포니 콘서트는 어떻게 시작되었나? 1900년 농부의 아들이었던 지휘자 프란츠 X. 아렌스(Franz X. Arens)가 창설했다. 아렌스는 학생과 직장인들에게 최저의 가격으로 수준높은 콘서트를 여는데 목표를 두고, 쿠퍼 유니온 대학교의 구식 홀에 7천여명을 동원했다. 당시 5콘서트 시리즈 구독 티켓가는 25센트에서 1달러 25센트로 콘서트당 10센트에 불과했다.
워싱턴 어빙(Washington Irving, 1783-1859)는 '립 반 윙클(Rip Van Winkle)과 '슬리피 하로우의 전설(The Legend of Sleeepy Hollow)'의 작가로 맨해튼에서 태어났다. 1913년 개교한 워싱턴 어빙 고교는 할리우드 배우 클로데트 콜베르와 우피 골드버그가 이 학교 출신이다. 건물 안엔 미술품이 상당수이며, 입구에 1센트짜리 동전의 얼굴로 빅터 D. 브레너(Victor D. Brenner)가 제작한 에이브라함 링컨 청동 부조가 걸려 있다.
링컨 부조
뉴욕 주요 공연장에서는 노인, 학생, 40세 미만 대상 할인티켓, 당일 러시 티켓 및 스탠딩석을 저렴하게 제공한다. 메트오페라는 평균 티켓가가 $141이지만, 러시티켓($25)과 스탠딩룸($25부터) 티켓을 판매한다. 뉴욕필하모닉의 평균 티켓가는 $70지만, 학생과 노인 러시티켓을 $18에 살 수 있으며, 금요일 밤 콘서트는 13-26세 청중에게 무료다. 그리고, 내년 4월에는 $5 티켓(Phil the Hall)을 판매할 예정이다.
한편, 카네기홀은 지난 시즌 평균 티켓가가 $78, 러시티켓($10), 40세 미만 청중이 노터블(Notables) 프로그램에 가입하면 $20, 학생할인($10)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편, 링컨센터의모스틀리 모차르트 페스티벌(Mostly Mozart Festival)의 경우 올 여름 평균 티켓가는 $70였으며, 무료 이벤트를 열었다. https://www.pscny.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