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 뷔페 브런치 <2> 헤이-아담스 호텔(워싱턴 D.C.)

무제한 태탕제 샴페인 곁들인 뷔페 

백악관이 내려다보이는 헤이아담스 호텔의 루프톱. https://www.hayadams.com

워싱턴 DC에서 이보다 더 명당에 자리한 호텔이 있을까? 백악관(주인만 바뀐다면 좋으련만...)과 이집트 오벨리스크같은 워싱턴 메모리얼이 보이고, 건너편은 대통령들의 교회, 그리고 라파옛 스퀘어 공원의 전망이 시원한 호텔 헤이 아담스(The Hay-Adams)다. 오래 전 친구와 머물렀을 때 스위트로 약간의 웃돈으로 스위트에 업그레이드해주었다. 

몇년 전에는 예약에 차질이 생겼다며 2블럭 옆의 호텔 소피텔에 방을 잡아주었고, 선데이 뷔페 브런치까지 무료로 제공했다. 갑자기 VIP가 왔는지, 누구의 실수였는지, 오버부킹이었는지는 모르지만, 하여간에 편의를 제공해준 친절한 독일계 직원이 너무도 고마워서 와인 두병을 보낸 적이 있다. 그랬더니 그가 답례로 지하의 바 '오프더레코드(Off the Record)'에 있는 코스터(coaster) 세트를 보내주었다. 링컨, 클린턴, 오바마에서 트럼프, 김정은까지 카리커처를 담은 귀한 컵받침이다. 친절은 기분좋은 바이러스임에 틀림없다. 헤이-아담스에 다시 가야했다. 하지만, 그 직원은 독일로 돌아간 후였다. 

헤이-아담스 호텔은 카네기홀과 같은 이탈리안 르네상스 양식으로 설계됐다. 미 역대 대통령이 다녀온 세인트 존 교회. 

지난 가을 내셔널갤러리에 베로키오 전시를 보러 갔을 때는 코너의 아주 자그마한 방을 주었다. 호텔 방은 블라인드 데이트나 렌탈 카처럼 가봐야 안다. 그래도 다음날 선데이 뷔페 브런치를 먹을 생각에 들떠 있었다. 저녁 때는 호텔 앞에서 반 트럼프 시위대가 커리커쳐와 확성기를 들고 목청을 높였는데, 자동차들이 경적을 울리면서 동의하고, 격려하는 모습들이 흐뭇했다. 

호텔의 역사를 알고 보면 흥미롭다. 헤이-아담스는 두 정치인의 이름이다. 존 헤이(John Hay)와 헨리 아담스(Henry Adams)의 이름을 딴 호텔이다. 이들이 동성애자일 것이라 생각하면 오해다. 존 헤이는 링컨의 개인비서로 일하다가 영국 대사를 지낸 후 윌리엄 맥킨리(25대), 데오도어 루즈벨트(26대) 대통령 행정부에서 국무장문을 지냈다. 헨리 아담스는 존 아담스(2대), 존 퀸시 아담스(6대)의 후손으로 하버드 역사학과 교수였다. 

호텔로 개발되기 전 1890년의 헤이와 아담스 집.  Photo: Library of Congress

1884년 건축가 헨리 홉슨 리처드슨이 지금 헤이 아담스 호텔 자리인 16스트릿과 H 스트릿에 존과 클라라 헤이 부부와 헨리와 마리안 아담스 부부의 집 두채를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설계했다. 이 부부와 지질학자 클라렌스 킹의 친밀한 우정을 나누며 'Five of Heart'라는 이름의 레터헤드에 찻잔 등까지 만들었다. 이들의 집이 아지트가 되어 데오도어 루즈벨트, 소설가 마크 트웨인, 헨리 제임스, 조각가 오거스트 생-고댕 등 명사들이 모여들면서 문학, 예술, 과학, 정치를 논하는 살롱이 됐다.

헤이와 클라라가 사망하자 상원의원 제임스 워즈워스와 결혼한 딸 앨리스가 집을 물려받았고, 아담스 사망 후엔 워즈워스가 그의 집을 매입해 브라질 대사관에 대여했다. 그러다가 1927년 워싱턴 DC의 개발업자 해리 워드맨이 두채를 매입해 철거한 후 이탈리안 르네상스 양식의 호텔로 건축한 후 '헤이-아담스'로 이름지었다. 건축가 미어한 메스로비안은 도리아, 이오니아, 코린트 양식을 모두 조합한 기둥에 호두나무 벽, 엘리자베스와 튜더 모티프의 정교한 천장으로 고급스럽게 설계했다. 1928년 헤이-아담스는 객실 138개로 공식 오픈했다.

호두나무 벽장식의 헤이-아담스 호텔 로비에서 라파옛 레스토랑으로 가는 계단. https://www.hayadams.com

백악관과 역대 대통령들이 다니던 교회 세인트 존 처치, 라파엣 스퀘어 공원에 둘러싸인 명당으로 헤이-아담스엔 배우 에델 배리무어, 여성 비행사 아멜리아 에어하트, 찰스 린드버그, 노벨상 수상작가 싱클레어 루이스 등이 즐겨 찾았다. 

헤이-아담스는 2001년 2천만 달러 보수 공사 후 객실은 145개로 늘렸으며, 옥상에 파노라마 전망을 갖춘 홀 'Top of The Hay'를 마련했다. 우리가 머무른 날 루프톱에서는 게이 웨딩이 화려하게 진행 중이었으며, 나흘 후엔 도날드 트럼프 주니어의 책 'Triggered: How the Left Thrives on Hate and Wants to Silence Us'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Sunday Buffet Brunch at Lafayette, The Hay-Adams, Washington D.C.

헤이-아담스 라파옛의 일요일 뷔페 브런치엔 무제한 태탕제(Taittinger) 샴페인이 제공된다. 2018년 가을 샴페인/샹파뉴 여행 중 태탕제 하우스에 들러서 지하동굴 와인셀러를 구경한 후 시음을 했다. 볼랭제(Bollinger) 이전에 007 공식 샴페인은 태탕제였다. 이와 함께 칵테일 블러디 메리, 혹은 미모사를 주문할 수도 있다. 

뷔페 브런치이지만, 메인 코스도 제공된다. 양고기 오쏘 부코, 랍스터 오믈렛, 가르가넬리 파스타, 크랩 케이크 베네딕트, 팬시어드 록피시, 블랙앵거스 스테이크 오 푸아브르, 브리오셰 프렌치 토스트, 리코타 팬케이크 중 선택할 수 있었다. 그리고, 디저트 테이블도 환상적이다. 맨해튼 베누아의 일요일 브런치 스페셜이었던 페이스트리 뷔페보다 다양한 메뉴다. 

피아니스트가 영화 '카사블랑카'의 명곡 "As Time Goes By" 등 편안한 빈티지 음악을 들려주며 분위기를 돋운다. 샴페인 뷔페 브런치는 일요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제공되며, 1인당 $95, 어린이(12세 이하) $45.

Sunday Buffet Brunch at Lafayette, The Hay-Adams, Washington D.C.

-애피타이저: 뷔페, 스타터, 샐러드

-태탕제(Taittinger) 브뤼 샴페인/ 블러디 메리(Bloody Mary, 토마토 쥬스+보드카+핫소스 칵테일)/ 미모사(샴페인+오렌지 쥬스 칵테일)

-메인 코스: 양고기 오쏘 부코, 랍스터 오믈렛, 가르가넬리 파스타, 크랩 케이크 베네딕트, 팬시어드 록피시(복어류), 블랙앵거스 스테이크 오 푸아브르, 브리오셰 프렌치 토스트, 리코타 팬케이크

-디저트 & 커피

Sunday Buffet Brunch at Lafayette, The Hay-Adams, Washington D.C.

*태탕제(Taittinger) 샴페인 카브 투어 & 시음회

Sunday Buffet Brunch at Lafayette, The Hay-Adams, Washington D.C.

Sunday Buffet Brunch at Lafayette, The Hay-Adams, Washington D.C.

Sunday Buffet Brunch at Lafayette, The Hay-Adams, Washington D.C.

Sunday Buffet Brunch at Lafayette, The Hay-Adams, Washington D.C.

Sunday Buffet Brunch at Lafayette, The Hay-Adams, Washington D.C.

Sunday Buffet Brunch at Lafayette, The Hay-Adams, Washington D.C.

*Main dish: Crab Cake Benedict: Poached Happy Hen Yard Egg, Spinach, Tarragon Hollandaise(left)/ Pan Seared Rockfish: English Peas, Asparagus, Baby Heirloom Tomato, Tomato Yuzu Broth

Sunday Buffet Brunch at Lafayette, The Hay-Adams, Washington D.C.

Sunday Buffet Brunch at Lafayette, The Hay-Adams, Washington D.C.

The Hay-Adams

800 16th Street NW

Washington, DC 20006

https://www.hayadam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