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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이미 사라졌다(The Wind Done Gone)

흑인 시각으로 다시 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by 앨리스 랜달(Alice Rand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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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ne with the Wind(1939) directed by Victor Fleming/ Writer Alice Randall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Gone With The Wind, 1939)'가 미국에 개봉됐을 때 비평가들은 거의 만장일치로 찬사를 보냈고, 블록버스터 흥행작이 됐다. 


개봉 당시 몇몇 단체는 제작자 데이빗 O. 셀즈닉(David O. Selznick)에게 편지를 보내 인종차별적인 욕설과 KKK(Ku Klux Klan)을 '비극적 필요성'으로 묘사한 마가렛 미첼의 원작 소설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흑인 신문 LA 센티널(Los Angeles Sentinel)은 셀즈닉의 영화에 대하 보이코트를 요구했다. 이에 셀즈닉과 시나리오 작가 시드니 하워드는 지적된 점 중 일부를 완화했으며, NAACP(흑인지위향상협회)의 제안에 따라 흑인들 처우를 감시할 기술 자문 두명을 고용했다. 이들은 아이러니하게도 백인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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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ne with the Wind(1939) directed by Victor Fleming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재클린 스튜어트(Jacqueline Stewart) 시카고대 교수 등 여러 비평가들이 지적한대로 남북전쟁 이전 남부에 대해 낭만화하면서도 노예제도의 공포에 대해서는 묻어두었다는 점이다. 남부는 고요한 삶의 유토피아인 반면, 북군은 그러한 삶의 방식을 파괴하는 침입자로 설정했다. 영화 속 하인들은 고분고분하며 만족한, 그리고 그들의 동료들인 노예들의 투쟁보다 백인 주인에게 헌신하며, 전쟁 후 농장을 떠나는 것조차에도 무관심한 인물들이다. 


하지만, 워싱턴 DC를 비롯, 시카고와 브루클린의 흑인 커뮤니티에서는 시위가 벌어졌으며, 이후 수십년간 인권운동가 말콤 X(Malcom X)에서 스파이크 리(Spike Lee) 감독까지 영화의 주제, 캐릭터 및 이미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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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ne with the Wind(1939) directed by Victor Fleming


그러면, 백인 남부의 노예를 소유한 농장주 스칼렛 오하라가 아니라 흑인의 시각으로 다시 쓴다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어떤 이야기가 될까? 


2001년 출간된 앨리스 랜달(Alice Randall)의 데뷔 소설 '바람은 이미 사라졌다(The Wind Done Gone)'는 마가렛 미첼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936)에 태클을 걸고, 흑인의 시각으로 다시 쓴 패러디 소설이다. 랜달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캐릭터와 장소를 기피하고, 이름을 바꾸었다. 스칼렛 오하라는 아더(Other), 레트 버틀러는 R, 오하라의 저택인 타라 면화농장 등으로 패러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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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936) by 마가렛 미첼/ 바람은 이미 사라졌다(2001) by 앨리스 랜달


'바람은 이미 사라졌다'의 이야기는 아더의 아버지와 하녀 매미의 관계로 태어난 노예 시나라(Cynara)의 시각으로 소설을 재구성했다. 주인공 시나라는 이복 언니 아더와 평생 라이벌이다. 엄마 매미는 항상 백인 아기에게 더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시나라는 언니 아더의 남편 R(레트 버틀러)의 애인이 된다. 


아더의 막내 딸이 사고로 죽자 남편 R은 집을 나가고, 아더는 매미와 면화공장으로 돌아간다. 오하라 가문에서 노예로 팔린 시나라는 아틀란타로 돌아가 백인 사업가의 애인이 된다. 이후 시나라는 사업가를 차버리고, 야심만만한 흑인 정치가를 만나 워싱턴 DC로 간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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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ne with the Wind(1939) directed by Victor Fleming


2001년 마가렛 미첼 에스테이트는 '바람은 이미 사라졌다'의 작가 앨리스 랜달과 출판사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미 연방순회법원은 원심에서의 출판금지 명령을 깨고 출판을 허용했다. 법원은 "앨리스 랜달의 소설은 미 수정헌법의 보호대상이 되는 패러디 작품"임을 인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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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ne with the Wind(1939) directed by Victor Fleming


앨리스 랜달은 1959년 디트로이트에서 태어나 워싱턴 DC에서 성장했다. 하버드대에서 영어와 미국문학을 전공했으며, 1983년 내쉬빌에 정착해 컨트리송 작곡가로 변신했다. 밴더빌트대의 거주작가를 지냈다. 그의 증조 할아버지는 남부연합 장군 에드먼드 페터스로 흑인 노예와 혼혈계다. 


변호사 데이빗 유잉과 사이에 딸 캐롤라인 랜달 윌리엄스(Caroline Randall Williams)는 시인으로 #BlackLivesMatter 운동에 즈음해 뉴욕타임스에 'My Body Is a Confederate Monument'를 기고했다. 앨리스 랜달과 캐롤라인 랜달 윌리엄스 모녀는 공동으로 집필한 요리책 'Soul Food Love'(2015)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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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육체가 남부연합 기념물" -캐롤라인 랜달 윌리엄스,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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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MA 재개관 <5> 흑인작가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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