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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익중/詩 아닌 詩
2020.09.21 23:18

(531) 강익중: 무엇이 나를 만드는가

조회 수 491 댓글 1

詩 아닌 詩 <39> 무엇이 나를 만드는가


Untitled1 (from Happy World), 2000, 3 x 6in., Mixed Media on Wood.jpg

Ik-Joong Kang, Untitled1 (from Happy World), 2000, 3 x 6in., Mixed Media on Wood



무엇이 나를 만드는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자

쉬운 것부터 하나씩 풀자

새벽을 늘 무릎으로 맞자

어깨를 펴고 걸어 다니자

전체를 보는 눈을 기르자

이름을 남기려 하지 말자

지나간 일로 고민치 말자

직감을 신의 선물로 알자

화초에 물을 때맞춰 주자



Untitled4 (from Happy World), 2000, 3 x 6in., Mixed Media on Wood.jpg

Ik-Joong Kang, Untitled2 (from Happy World), 2000, 3 x 6in., Mixed Media on Wood


차이

                          

바람에 연을 날렸더니

날아간 연줄이 나를 잡고 있구나.


잊으려고 생각을 놓아버렸더니

놓았던 생각이 메아리로 오는구나.


행운의 네 잎 클로버를 가지려고

행복의 세 잎 클로버를 내가 밟고 서 있구나.



Untitled3 (from Happy World), 2000, 3 x 6in., Mixed Media on Wood.jpg

Ik-Joong Kang, Untitled3 (from Happy World), 2000, 3 x 6in., Mixed Media on Wood


그분                        


그분은 

그곳에 계시지 않고

부는 바람에

흰 눈을 뚫고 나오는 파란 새싹에 

아이들의 눈동자에

시냇물을 가르는 작은 물고기에

떠오르는 아침 해에

돌보지 않아도 피는 이름 모를 들꽃에 

모든 별과 달과 숲에

이 나라 삼천리에

작은 먼지에

내 안에 

그리고

그곳에 계신다



*강익중 인터뷰: 세계로, 미래로 뛴다 

*강익중씨 런던 템즈강에 '꿈의 섬(Floating Dreams)' 설치

*An Interview with Ik-Joong Kang, Inside Korea(The New York Times) 

*강익중 순천국제정원박람회 설치작 '꿈의 다리' 

*NYCB 갤러리(17): 강익중 신작@스튜디오 

*화가 강익중의 차이나타운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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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kie 2020.09.25 21:57
    강익중 작가의 시는 간결하고 마음에 쉽게 들어와서 참 좋아요. 너무 난해한 시는 읽고나면 마음에 남는게 없고 화만나요. 강 작가의 작품과 시를 자주 올려주셔서 잘 읽고 있습니다. "무엇이 나를 만드는가" 란 쉬운 것 같은 명제인데도 나를 생각하게 해서 좋아요. (어깨를 펴고 다니자. 전체를 보는 눈을 기르자) 평범하면서도 이 멋진 강 작가님의 시귀절을 내 마음 속에 안착시켰습니다.

    강익중 작가의 작품은 색상이 현실이 아닌 꿈나라에서 봐야만 볼 수있는 느낌입니다. 꿈나무들의 그림을 모아 예술작품을 만들어서 승화하는 힘이 어디에 있나 생각해봅니다. 시를 쓰는 마음의 여유가 있어서 색채를 꿈 속에까지 끌어 들이나 봅니다. 강 작가님이 오방색으로 쓴 "번개와 천둥은 쌍둥이인데 번개가 형이다"란 헝겊 가방을 제가 자랑스럽게 들고 다니고 있습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