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유리천장을 깬 카말라 해리스(Kamala Harris): 미 최초의 흑인, 아시안, 여성 부통령
백악관 유리천장(여성/흑인/아시안)을 깨다
미 제 46대 부통령 당선자 카말라 해리스(Kamala Harris)
카말라 해리스, 아버지 도날드 J. 해리스 교수, 조카 미나 해리스.
미국의 제 46대 대통령 선거는 역사를 새로 썼다. 카말라 해리스(Kamala Harris) 부통령은 미국 역사상 최초로 여성, 최초의 유색인종(흑인/아시아계)이자, 최초의 혼혈 부통령으로 당선됐다. 그는 흑인(자메이카계 아버지), 아시아(인도계 엄마), 중미(카리브해 자메이카)의 피를 물려받은 여성으로 역사상 최고령의 조 바이든(Joe Biden, 77) 대통령 당선자와 백악관에 입성할 예정이다. 이제 조 바이든(Joe Biden) 대통령은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과 낸시 펠로시(Nancy Pelosi) 하원의장(승계서열 2위), 두 여성 쌍두마차의 보좌로 제 46대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된다.
카말라 해리스 Kamala Harris
White House Glass Ceiling Shattered
11월 7일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열린 제 46대 미 대통령 선거 승리 연설 중인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자.
"제가 백악관에서 첫번째 여성일지언정, 제가 마지막은 아닐 것입니다. 오늘 모든 어린 소녀들은 우리 나라가 성과 무관하게 가능성의 나라라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는 명백한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야망을 갖고 꿈을 꾸세요, 확신을 갖고 이끄세요, 그리고 단순히 그들이 이전에 보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에서라도 타인들이 보지 못할 수도 있는 방법으로 자신을 보세요. 하지만, 우리는 당신의 모든 걸음에 박수를 보낼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카말라 해리스 미 제 46대 부통령 당선자(2020. 11. 7)-
샤말라 고팔란 박사와 도날드 J. 해리스 박사/ 엄마와 아기 카말라.
#인도 박사 엄마, 자메이카 박사 아버지: 카말라 데비 해리스(Kamala Devi Harris)는 1964년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2녀 중 장녀로 태어났다. 인도의 타밀 나두 브라만 계급 출신 엄마 샤말라 고팔란(Shyamala Gopalan, 1938-2009)은 유방암 전문 의학자로 1958년 19살 때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원으로 유학, 1964년 영양 및 내분비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영국 식민지였던 자메이카에서 태어난 아버지 도날드 J. 해리스(Donald J. Harris, 1938- )는 런던대 졸업 후 1966년 UC 버클리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논문: 인플레이션, 자본 축적 및 경제 성자이 이론 및 수치 분석)를 받았다. 이후 일리노이대, 노스웨스턴대, 위스콘신-매디슨대를 거쳐 스탠포드대 최초의 흑인 종신 교수가 됐다. 1998년 은퇴했으며, 현재 스탠포드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다.
*Prof. Donald J. Harris: What's Stopping Business in Jamaica? <YouTube>
#부모의 만남: 1962년 가을 버클리대의 흑인학생 클럽에서 콴자(Kwanzaa)를 휴일로 제안하며 흑인 정당 Black Panther Party 창단을 지지하는 모임을 열었다.(*콴자는 1966년부터 공식적으로 기념하게 된다, 12/26-1/1) 그때 도날드 J. 해리스가 연사로 나왔다. 샤말라 고팔란은 사리와 샌달 차림으로 참석했다. 24세, 동갑의 두 외국인 유학생은 그날 처음 만나 토론을 하다가 민권운동 시위에 함께 참가했으며, 1963년 결혼에 이른다.
1960년대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의 민권운동 시위에서 샤말라 고팔란
해리스 부부와 친구였던 인도 출신 경제학자 아마르티아 센(Amartya Sen)은 1998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아버지는 개신교(침례교)도로 알려졌다. 카말라는 어릴 적 엄마의 고향인 인도 남동부의 체나이를 방문해 민주주의와 여성권리를 강조했던 공무원 외할아버지의 영향을 받았으며, 아버지 고향 자메이카도 방문했다.
엄마는 2009년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카말라는 엄마의 유해를 고향 체나이로 가져가 인도양에 뿌렸다.
카말라와 마야 해리스, 시스터 액트. 어떤 이는 해리스 자매를 JFK와 로버트 케네디 형제에 비유했다.
#카말라와 마야: 카말라는 산스크리트어로 '연꽃(lotus)'와 '창백한 붉은색(pale red)'를 의미하며, 마야(Maya)는 '마술'(magic), '환영(illusion)'이라는 뜻이다. 가족은 버클리의 흑인 동네에서 자랐다. 엄마는 힌두교 사원에 데려가 해리스 자매는 사원에서 종종 노래했으며, 이웃의 할머니 레지나 셸턴(Regina Shelton)의 소개로 오클랜드의 흑인 침례교회에 다니며 어린이 합창단에서 노래했다. 셸턴 여사는 카말라의 멘토가 됐으며, 캘리포니아 검찰총장 위임식에서 셸턴의 성경책에 손을 얹고 선서를 했다.
1965년 아버지 돈 해리스와 카말라./ 1966년 뉴욕의 할렘에서 카말라.
친할머니 아이리스 피네간과 카말라/ 엄마와 카말라
#변호사의 꿈: 어릴 적 카말라의 꿈은 변호사였다. 민권운동이 한창이던 1960년대 롤 모델은 정의를 실현할 수 있는 변호사들이었다. 결국 하워드대를 거쳐 UC(캘리포니아대) 로스쿨로 진학하게 된다.
#부모의 이혼: 1971년 카말라가 7살 때 부모는 이혼했다. 카말라와 마야는 주말에 아버지가 사는 팔로알토를 방문했지만, 흑인이기 때문에 그 동네 아이들과는 놀 수 없었다. 절반은 흑인, 절반은 아시안이었지만 흑인 피 한방울이 섞여도 이 나라에서는 흑인이다. 12살이 되었을 때 엄마가 캐나다 맥길대의 연구원 겸 교수로 임용되면서 몬트리올로 이주했다. 카말라는 불어를 쓰는 초등학교 졸업 후 퀘벡의 웨스트마운트고교를 다녔다.
1970년대 버클리에서 카말라, 마야, 엄마/ 1972년 카말라, 엄마 샤말라, 동생 마야. 외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DC 하워드대 입학: 고교 졸업 후 카말라는 워싱턴 DC 흑인 대학교인 하워드대(Howard University)로 가 정치학과 경제학을 전공했다. 노벨상 수상작가 토니 모리슨(Toni Morrison), 미 최초의 흑인 연방대법관 서굿 마샬(Thurgood Marshall), 화가 알마 토마스(Alma Thomas), 오페라 가수 제씨 노만(Jessye Norman), 배우 채드윅 보즈맨(Chadwick Boseman) 등이 동문이다.
#UC 로스쿨: 1989년 캘리포니아대(UC) 로스쿨 졸업 후 이듬해 변호사가 됐다. 재학 중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 앨런 크랜스톤(Alan Cranston)의 우편물 담당 인턴으로 일했다. 졸업 후 검사로 활동했으며, 1990년 앨러미다 카운티 검찰청의 차장검사로 일했다.
#윌리 브라운 시장: 1994년 알라메다카운티의 부검사 시절 30세 연상의 캘리포니아 주의회 의장 윌리 브라운(Willie Brown, 1934- )과 사귀었지만, 1995년 브라운이 샌프란시스코 첫 흑인 시장으로 선출되면서 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1982년 DC 하워드대 재학중 친구와 반아파테이드 데모에 참가한 카말라 해리스(오른쪽).
#샌프란시스코 지방검사: 2003년 샌프란시스코 최초의 여성 검사장에 당선됐다. 카말라는 재선에 성공해 8년간 재직했다. 지방검사로 환경범죄단체를 설립했으며, 사형제도에 반대했다. 2008년 검사직을 수행하면서 쓴 넌픽션'Smart on Crime: A Career Prosecutor's Plan to Make Us Safer'을 출간했다.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 2010년 캘리포니아 검찰총장에 출마, 스티브 쿨리 후보를 이기며 유색 여성 첫 검찰총장으로 기록됐다. 이어 재선으로 8년간 재직하게 된다. 검찰총장 시절 국제 인신매매단, 종기밀수, 마약밀매단 등의 범죄를 처단했으며, 애플,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를 대상으로 프라이버시 보호법을 강화했다. 그리고, 오바마케어 폐지에 대항했다.
백악관의 카말라 해리스와 버락 오바마. 흑인 혼혈이라는 공통점을 가졌다.
#오바마 지지 연설: 카말라는 2013년 실리콘 밸리에서 열린 민주당 기금조성 행사에서 오바마 대통령 지지 연설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최고로 잘생긴 검찰총장( “the best-looking attorney general)"이라 발언한 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며 비판이 거세지자 카말라에게 전화로 사과했다.
'세컨드 젠틀맨'이 된 변호사 더글라스 엠호프와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자 부부의 가족.
#49세 첫 결혼: 2014년 8월 카말라 해리스는 캘리포니아주의 검찰총장, 싱글이었다. 50세를 앞둔 카말라는 오랜 독신 생활에 종지부를 찍으며 결혼했다. 신랑은 동갑내기로 LA의 변호사 더글러스 엠호프(Douglas Emhoff, 56), 식장은 산타 바바라의 법정이었다. 결혼식에서 조카 미나(Meena)가 마야 안젤루(Maya Angelou)의 시 "Touched ny an Angel"을 낭송했다. 이제 엠호프는 여성 부통령의 남편으로 "Second Gentleman"으로 불리운다.
브루클린 출신 유대계 엠호프는 캘리포니아주립대를 거쳐 USC 로스쿨을 졸업했다. 1992년 영화 제작자 커스틴 엠호프(Kerstin Emhoff)와 결혼, 두 딸 콜(Cole)과 엘라(Ella)를 두었으며, 2008년 이혼했다. 양딸들은 카말라를 "Momala"(Mom+Kamala)라고 부른다고.
카말라, 엄마, 마야 해리스
#여동생 마야: 세살 어린 동생 마야 락쉬미 해리스(Maya Lakshimi Harris)는 UC 버클리와 스탠포드 로스쿨을 졸업했다. 2016년 힐러리 클린턴 진영의 법률 자문으로 활동했다. 포드재단 '민주주의, 권리, 정의'의 부회장이며, MSNBC-TV의 정치 논평가로 활동 중이다. 1998년 스탠포드 법대 동문이자 오바마 행정부에서 법무부차관을 지낸 토니 웨스트(Tony West)와 결혼했다.
카말라와 마야/ 조카 미나 해리스가 쓴 동화책.
마야가 17세에 출산한 딸 미나 해리스(Meena Harris, 36)는 스탠포드대와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했다. '미나'는 산스크리트어로 물고기라는 뜻. 사회운동가로 활동하면서 2017년엔 의류 브랜드 'Phenomenal Woman'을 론칭했다. 2020년엔 엄마와 이모의 이야기를 담은 동화책 'Kamala and Maya's Big Idea'를 출간했다.
카말라 해리스가 집필한 넌픽션, 회고록, 동화책.
#연방 상원의원 당선: 2016년 캘리포니아주 바바라 복서(Barbara Boxer) 상원의원(민주당)이 재선을 포기했다. 공화당 후보가 나오지않아 연방 하원의원 5선의 베테랑 로레타 산체스(Loretta Sanchez)와 당내경선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워싱턴 정가에 입문한 후 카말라는 '전사'로 통했다. 2018년 브랫 캐버노 연방대법관 청문회에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며 '청문회 스타'로 부상했다. 2019년엔 자서전/회고록 'The Truths We Hold: An American Journey'을 출간했다.
#2020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2019년 미 대선에 출마 조 바이든 후보에게 과거 인종차별 버스운행 정책을 비판했다. 바이든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졌고, 자신은 12월 기권했다. 같은 해 카말라는 동화책 'Superheroes Are Everywhere'를 출간했다.
11월 3일 선거 후 마라톤 개표방송을 진행한 CNN의 울프 블리처 앵커가 11월 7일 오전 11시 30분 경 당선 소식을 전했다.
#조 바이든의 러닝 메이트: 2020년 대선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카말라 해리스를 부통령 후보로 선정했다. 올 9월 초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선거운동할 때 카말라는 블랙 스키니진과 컨버스 스니커 차림의 쿨한 정치인으로 주목을 끌었다. 뉴욕타임스는 그를 '실용적 온건주의자'로, 폭스뉴스는 '급진적'이라고 평한다.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 시대: 11월 7일 오전 11시 30분경 미 언론은 2020 대선에서 조 바이든-카말라 해리스 팀의 승리를 공식 발표했다. 그리고, 카말라 해리스는 미 최초의 여성, 유색 인종 부통령으로 기록되기에 이른다.
11월 7일 저녁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열린 대선 당선 기념 연설 후 카말라 해리스 부부와 조 바이든 부부.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