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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걸이를 단 남자, 연상의 부인 앤 해서웨이, 센트럴파크 찌르레기, 문맹 가족, 묘비명... 

윌리엄 셰익스피어에 관한 사실 10가지

 

세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가로 꼽히는 윌리엄 셰익스피어. 희곡 37편, 소네트 154편을 통해 사랑, 배신, 죽음, 야망, 전쟁, 권력, 운명, 자유 의지 등 인간의 본능을 탐구한 셰익스피어는 21세기에도 여전히 인기 작가다. 그의 미스테리에 싸인 삶에서 흥미로운 사실 10가지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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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초상화 왼쪽부터 'The Cobbe portrait'(1610), 'The Chandos portrait' (1600년대 초), 'Droeshout portrait'(1622).

 
1. 아버지 존, 맥주 마시는게 직업

셰익스피어의 아버지 존 셰익스피어는 다양한 직업을 전전했다. 그중 하나는 맥주를 마실 때마다 돈을 버는 일이었다. 소작농의 아들이었던 존은 1556년  자치구(Stratford-upon-Avon)의 공식 *에일 시음가(ale taster)로 임명되어 빵과 맥아주(malt liquors)를 검사하는 일을 맡았다. 이듬해에엔 귀족 농부의 딸 메이 아덴과 결혼하며 신분상승을 할 수 있었다. 그후엔 대금업자를 거쳐 스트랫포드의 시장 직위까지 올랐다. 하지만, 1570년대엔 빚더미 위에 앉아 법적인 문제에 부딪혔다고 한다. (*맥주를 양조할 때 효모가 위에 뜨는 상면 발효 맥주)

 

2. 연상의 여인과 결혼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1582년 11월 농부의 딸 앤 해서웨이(Ann Hathaway)와 결혼했다. 셰익스피어는 18살, 해서웨이는 8살 연상, 26살이었으며, 임신 3개월째였다. 첫딸이 수잔나이며, 쌍둥이 햄넷과 주디스가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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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네스 브래너 감독, 주연 'All is True'(2018)에서 셰익스피어와 부인 앤 헤서웨이(주디 덴치), 딸 수잔나.  

 

3. 가족은 문맹

셰익스피어의 부모 존과 메리는 엘리자베스 시대 대부분 사람들처럼 읽고 쓸줄 몰랐던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셰익스피어는 스트랫포드 문법학교에 다니며 일기, 쓰기, 라틴어를 배웠다. 부인 앤 해서웨이도 무학이었으며, 자식들도 문맹이었지만, 수잔나는 최소한 자신의 서명은 할 수 있었다. 

 

4. 잃어버린 7년, 미스테리 공백기

셰익스피어에겐 미스테리 공백기가 7년이나 된다. 전기 작가들은 셰익스피어가 1585년부터 1592년 사이에 무엇을 했는지 파악하지 못했다. 역사학자들은 셰익스피어가 7년간 교사로 일했다, 법률 공부를 했다, 유럽 여행을 했다, 순회 공연단에서 연기를 했다, 지역 정치인의 사유지에서 사슴을 훔쳐 달아났다 는 등 여러가지로 추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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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kespeare in Love"(1998) directed by John Madden

 

5. 언어의 마술사

셰익스피어는 현대인들이 즐겨 사용하는 영어 단어와 관용구 1천700여개를 만들어냈다. 

Olympian(신처럼 위엄스러운), puppy dog(강아지), shooting star(별똥별), money's worth(돈가치가 있는), mimic(흉내내다), fair play(정정당당한 시합), vulnerable(연약한) 등에서 break the ice(어색한 분위기를 깨다), for goodness' sake(제발 좀), forever and a day(영원히), Love is blind(사랑에 눈이 먼) 등 무수한 단어와 관용어를 창조했다. 또한, 이름 올리비아, 미란다, 제시카, 코델리아 등의 이름을 처음 사용한 이도 윌리엄 셰익스피어였다.   

 

6. 셰익스피어도 자기 이름 철자 '실수연발'? 

'Shakespeare'라는 성의 철자는 어렵다. 셰익스피어 자신도 서명할 때 종종 Shappere, Shaxberd, Willm Shakp, Willm Shakspere 등 80여가지를 사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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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금 귀걸이를 한 작가

지금은 농구황제 마이클 조단부터 축구스타 데이빗 베컴, 영화배우 조니 뎁, 가수 고 조지 마이클(사진 위)까지 많은 남자들이 귀걸이를 즐긴다. 17세기 존 테일러(Joh Taylor)가 그린 것으로 추정되며, 찬도스(Chandos) 공작이 소장했던 셰익스피어 초상화를 보자. 벗겨지는 머리, 수염, 왼쪽 귀에는 귀걸이를 달고 있다.

 

엘리자베스 시대 남자들의 귀걸이는 보헤미안 라이프 스타일의 특징이었다고 한다. 기원은 선원들이 바다에서 사망할 경우 장례비용에 쓰기 위해 금 귀걸이를 착용하면서 유행이 됐다. 

 

8. 자작 묘비명 

셰익스피어는 1616년 4월 23일 52세로 사망했다. 당대 평균 수명이 30-40세였으므로 비교적 오래 산 편이다. 그 시대에는 수많은 강도들이 묘지를 약탈했다. 셰익스피어는 스트랫포드 교회 안에 자리할 자신의 무덤을 파헤칠 강도들을 막기 위해 다음과 같은 묘비명을 썼다. 

 

"Good friend, for Jesus’ sake forbeare, / To dig the dust enclosed here. Blessed be the man that spares these stones, / And cursed be he that moves my bones.(친구여, 부디 여기에 덮인 흙을 파헤치지 마시오. 이 돌들을 건드리지 않는 이에게는 축복이/ 그리고 내 뼈를 옮기는 자에게는 저주가 있을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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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Quincy Adams Ward, William Shakespeare, 1872, Literary Mall, Cenntral Park, NYC  

https://www.nycgovparks.org

 

9. 찌르레기 수호자

셰익스피어는 화초와 곤충, 동물을 사랑했다. 그의 작품엔 백조에서 비둘기, 참새, 칠면조까지 새에 대해 600여회 묘사했다. 1890년 셰익스피어의 광팬이었던 미국인 유진 쉬펠린(Eugene Schiffelin)은 셰익스피어 작품에 나오지만, 미국엔 없는 새들을 수입하기로 결심했다. 이에 따라 '헨리 4세'에 등장하는 찌르레기(starling) 60마리가 뉴욕의 센트럴파크에 방출됐다.

 

오늘날 적응력이 뛰어난 찌르레기는 토착 새들을 내쫓을 만큼 센트럴파크의 하늘을 점령하고 있다. 센트럴파크에는 셰익스피어 동상과 그의 작품에 나오는 꽃과 허브들은 심은 '셰익스피어 가든'도 있다. 인근 델라코트 시어터(Delacorte Theater)에선 매년 여름 야외 공연 'Shakespeare in the Park'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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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is True" directed by Kenneth Branagh

 

10. 셰익스피어 사기극?

어떤 이들은 셰익스피어의 존재 자체가 사기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대학에 간 적도 없고, 스트랫포드 밖에서 모험을 한 적도 없는 평민이 역사상 최고의 유창하고, 세속적이며, 다작의 작가가 되었을까?

 

이 때문에 여러 학자들이 윌리엄 셰익스피어 가면을 쓴 진짜 작가가 따로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 후보자는 옥스포드 백작 에드워드 드 비어(Edward De Vere), 프란시스 베이컨(Francis Bacon), 크리스토퍼 말로(Christopher Marlowe), 메리 시드니 허버트(Mary Sidney Herbert), 윌리엄 스탠리(William Stanley), 엘리자베스 1세, 제임스 1세 등이 거론된다. 

 

 

"인도 제국은 언젠가 사라질 것이다. 하지만, 이 셰익스피어는 사라지지 않고, 우리와 함께 영원히 지속된다." 

-토마스 카알라일, 영국 비평가-

 

*셰익스피어 전기영화 '모두가 진실(All is Tr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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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h77 2021.03.05 18:56
    Shakespeare에 대한 재미있는 사실을 많이 알게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이름 spelling을 틀리지 않으려고 "샤케스페아"로 외웠던 기억이 나네요.^^ 봄이 오면 Central Park와 Brooklyn 식물원에 있는 Shakespeare 정원을 거닐어 봐도 좋을 것 같네요.
  • sukie 2021.03.06 13:12

    감사합니다. 지금도 Shakespeare 철자를 쓰려면 스트레스가 온답니다:)

    봄이 오면 식물원에서 꽃, 나무, 허브...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보고 싶네요.

  • sukie 2021.03.08 17:29
    셰익스피어란 이름을 교육을 약간이라도 받았다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겁니다. 그에 대한 흥미로운 얘기를 많이 올려주셔서 잘 읽었습니다. 모르고 있던 사실을 알게되서 감사합니다. 친구들과 셰익스피어 얘기룰 나눌 기회가 있으면 컬빗을 꺼내서 유용하게 쓰겠습니다.
    셰익스피어하면 "Hamlet"이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대학 3학년때 원서로 배웠습니다.(pitt press판으로) 강의하시는 교수님과 우리가 혼연일체가 되곤 했습니다. 주인공인 햄릿의 독백 하나하나가 명언이었습니다. 그 희곡에 나오는 햄릿의 유명한 독백인"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은 수백년이 지났는데도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으니까요.
    지금도 Shakespeare를 강의해 주셨던 나영균 선생님의 모습이 생생합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