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요커지 '아메리칸 학원' 집필 중인 소설가 이민진씨 심층 인터뷰
글 쓰기 전 성경 한 챕터 읽는 소설가
뉴요커지 이민진(Min Jin Lee)과의 대화
'파친코' 3월 35일 애플 TV+ 8부작 드라마로 방영
주간 뉴요커지(The New Yorker)가 2월 17일자에서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Free Food for Millionaires)'과 '파친코(Pachinko)'의 베스트셀러 작가 이민진(Min Jin Lee)씨와의 심층 인터뷰 '이민진이 우리가 보기를 원하는 것(What Min Jin Lee Wants Us to See)'를 대서특필했다. 이민진씨는 한국인들의 교육열을 담은 세번째 소설 '아메리칸 학원(American Hagwon)'을 집필 중이다. 이 소설은 한국인 3부작의 완결편이 된다. 뉴요커지 편집자 마이클 루오(Michael Luo)와의 긴 인터뷰에서 주목할만한 부분을 소개한다.
-이민진씨는 일본계 미국인 남편(*크리스토퍼 더피)과 2021년 구입한 할렘의 4층 타운하우스에서 산다.
-'아메리칸 학원'을 쓰기 위해 저널리즘적 접근 방식으로 한국계 대학생 75명과 인터뷰를 했다.
-서울에서 태어나 7살 때 미국으로 이민, 퀸즈의 엘름허스트에 정착했으며, 부모는 맨해튼 코리아타운에서 보석 도매상을 운영했다. 브롱스 과학교 졸업 후 예일대에서 역사학을 전공한 후 조지타운 로스쿨을 졸업했다. 2년간 기업 변호사로 일하다가 1995년 사직하고,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녀 나이 25세였다.
-데뷔 소설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은 2001년부터 쓰기 시작했다. 맨해튼 금융가에서 삶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한인 여성에 관한 이야기로 6년만에 출간됐고, 베스트셀러가 됐다.
-두번째 소설 '파친코'는 재일교포 4세대의 이야기가 담긴 소설로 애플 TV의 8부작 TV 드라마로 제작되어 3월 25일 첫 방영될 예정이다.
-1976년 미국에 처음 왔을 때 7살이었던 이민진은 사람들이 무도회 드레스를 입는 '신데렐라'와 같고, 역마차가 있을 것이라고 상상했기에 무척 실망했다. 한국인들이 아니라는 점을 빼고는 서울과 비슷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엄마는 피아노 교사, 아버지는 화장품회사의 중역이었지만, 뉴욕에서 추악한 아파트에서 살면서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했다. 여동생과 침대를 함께 쓰면서 늘상 쥐와 바퀴벌레를 봤다. 가족이 부끄러워하겠지만, 공짜 점심 프로그램으로 끼니를 때우기도 했다.
-아버지는 처음 1년간 현재 한인타운에서 신문 가판대를 운영했다. 어린 시절 이민진은 사탕 덕분에 꽤 화려하다고 생각했다. 엄마는 윈덱스 14병으로 깔끔하게 청소했다. 이후엔 작은 보석도매상을 운영했다. 부모가 돈을 모아서 1985년 뉴저지의 '약속의 땅' 버겐카운티로 이사할 수 있었다.
-1995년 변호사로 계속 일하기 힘들다 생각했다. 만성 B형 간염 보균자였고, 대학시절 의사는 20-30대에 간암에 걸릴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기에 늘 죽음이 자신을 쫓고 있다고 생각했다. 결혼도 일찍 했다.
-소설을 쓰게된 것도 오래 살지 못할 것 같아서 중요한 일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소설 쓰는 동안은 정말 우울했고, 사람들이 몇년 후 몇십년 후에도 읽을 수 있는 위대한 소설을 쓰고 싶었다.
-이민진씨는 92스트릿 Y와 고담라이터스워크숍(Gotham Writers Workshop)에서 소설작법을 배우기도 했다. 아시안아메리칸 작가 워크숍의 강사는 줌파 라히리(Jhumpa Lahiri, 퓰리처상, 펜/헤밍웨이상 수상 작가), 캐시 박 홍(Cathy Park Hong), 리사 고(Lisa Ko), 에드 린(Ed Lin) 등이 함께 배웠다.
-이민진씨는 매일 글을 쓰기 전 성경 한 챕터씩을 읽는 습관이 있다. 1995년 변호사를 그만 두고 나서는 파이낸셜 타임스, 뉴욕타임스, 월스트릿저널을 읽었는데, 다른 의식이 필요했다. 줄기 차게 메모를 하고, 일기도 쓴다. 그것은 이민진씨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것과 같고, 책을 듣는 것과도 같다고. 기도를 하면서 영감을 찾기도 한다.
-진정한 단절은 이민 1세대와 2세대 혹은 3세대 간에 있다. 자신의 세대는 생존에 더 이상 관심이 없고, 의미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Min Jin Lee | What Are Koreans Like? || Radcliffe Institute <YouTube>
https://youtu.be/F-w9KDHCjg0
-데뷔 소설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2007)의 첫 문장 "능력있는 것은 저주가 될 수도 있다(Competence can be a curse.)"는 고도로 유능하다고 평가되는 모범 아시안 아메리칸에 대한 신화를 진술한 것이다. 한인 교회도 이 소설의 주요 배경이다. 이민진씨는 교회에서 태어나 교회에서 자란 셈이다. 1976년 퀸즈 엘름허스트에는 한인들이 거의 없었고, 장로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다. 부모는 아이들이 영어를 배우기를 원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민진씨의 할아버지는 장로교 목사였고, 평양과 일본에서 신학교를 다녔으며,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폭 이후 한국 고아학교의 교장이었다. 이 소설을 쓰기 위해 리서치하면서는 하버드경영대 출신들을 인터뷰했다.
-두번째 소설 '파친코'(2017)는 "역사가 우리를 망쳐 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History has failed us, but no matter.)"로 시작한다. 일제 강점기부터 차별받는 재일교포까지 4대에 걸친 한인 가족사를 그린 소설이다.
-세번째 소설 '아메리칸 학원(American Hagwon)'은 한국인 3부작의 완결편으로 '현대 한국인(Modern Korean)이 중시하는 교육을 주제로 한 작품이다.
'위대한 개츠비' 오리지널 (1925)/ 이민진씨 서문이 들어간 신판 '위대한 개츠비'(2021)
-이민진씨는 지난해 펭귄 클래식(출판사)의 '위대한 개츠비(The Great Gatsby)'의 신판 서문을 썼다.
"거장의...불완전하면서도 숭고한...나는 오랫동안 개츠비를 읽고 사랑했다. 피츠제럴드가 불평등을 이해했다는 것을 보져주었기 때문에 항상 좋아했던 책이다.... 나는 1920년대 잃어버린 환상, 계급, 미국의 백인들과 동화하는 것의 위험과 허영에 관한 이보다 더 설득력 있고, 가독성 있는 책을 상상할 수 없다...나 자신의 아메리칸 드림을 수정할 수 있는 냉정한 지혜를 주기 때문에 나는 개츠비를 찾고, 쥐고 있다."
-'파친고'가 8부작 드라마로 제작되어 애플 TV+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넷플릭스는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민진씨는 할리우드에 대해 출판과 영화는 전적으로 다른 매체이며, 스토리텔링 방식도 다르다. 좋은 스토리를 창작하는 것은 무척이나 어렵고, 정말 드문 일이다. 자신은 프로 시나리오 작가이며, 작가 협회(Writers Guild) 회원이다. 그에게 할리우드는 아름다운 환상과 같다. 피츠제럴드는 결국 할리우드에 가서 술에 취해 사망했다.
-최근 몇년간 이민진씨는 아시안아메리칸의 대변인이 됐다. 아틀랜타 스파 총격사건, 미셸 고 지하철 플랫폼 추락 사망 사건, 크리스티나 유나 리 살해 사건 등에 대해 소셜미디어로 목청을 높였다. 역사를 전공한 이민진씨는 이 나라에서 아시안아메리칸의 가시성이 얼마나 중요하며, 문제인간처럼 보이는 인기없는 어떤 직책을 맡은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잘 안다. 자신은 아시안과 아시안아메리칸에 대한 끔찍하고, 부당한 스테레오타입을 부서질 수 있도록 시도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민진씨는 자신이 '엑스트라 아시안'이 되는 것도 거리끼지 않는다. 53세의 아줌마로서 아시안이며, 좋지도 싫지도 않고, 그저그럴뿐이다. 이것은 모두 탈인종화, 탈민족화, 동화(assimilation)의 문제로 돌아가며, 자신은 그것에 기댈 것이라고 밝혔다.
What Min Jin Lee Wants Us to See | The New Yorker
The author of “Pachinko” and “Free Food for Millionaires” discusses her research process, her memories of arriving in America, and why she reads the Bible before writing.
https://www.newyorker.com/culture/the-new-yorker-interview/what-min-jin-lee-wants-us-to-see
*소설가 이창래 교수, 소설의 멋, 와인의 맛
http://www.nyculturebeat.com/index.php?document_srl=3507220&mid=People2
껍질을 깨는 아픔을 지금이라도 시도해 볼까하다가도 너는 너무 늙었어라고 스스로 타이릅니다. 그리고 중얼거립니다. 파친코를 몇년이 걸리드라도 꼭 읽어보자~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