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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타보 두다멜은 어떻게 위대한 지휘자가 되었나?

 '비바 마에스트로(¡VIVA MAESTRO!) ★★★★☆

 

4월 8일 필름포럼(Film Forum, NY)/ 랜드마크(Landmark, LA)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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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VA MAESTRO! directed by Theodore Braun

 

*'비바 마에스트로(¡VIVA MAESTRO!)' 예고편

https://youtu.be/VCEo1bgC9Bg

 

"타 타 타 타안~~~! 음악사에서 가장 파워풀한 4개의 음표다. 이 심포니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베토벤이 우리에게 준 것은 느낌(feeling)이다.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이다." 

 

베네수엘라 출신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Gustavo Dudamel, 41)는 모국 베네수엘라의 청소년관현악단 시몬볼리바르심포니오케스트라(Simón Bolívar Symphony Orchestra)와 베토벤 교향곡 제 5번을 리허설하며 열정적으로 말한다. 

 

4월 8일 필름포럼(Film Forum)에서 개봉되는 테오도어 브라운(Theodore Braun) 감독의 '비바 마에스트로(¡VIVA MAESTRO!)'는 우리시대 록 스타, 할리우드 스타같은 인기를 누리며 '두다 매니아(Dudamania)'를 탄생시킨 천재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의 음악인생을 그린 다큐멘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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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VA MAESTRO! directed by Theodore Braun

 

'비바 마에스트로'는 어떻게 베네수엘라같은 나라에서 두다멜같은 천재가 키워졌는지, 두다멜은 왜 우리시대 특별한 지휘자인지를 보여준다. 

 

먼저 구스타보를 키운 것은 무료 음악프로그램 '엘 시스테마(El Sistema/ The System)'였으며, 이 제도는 1975년 음악가이자 경제학자였던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José Antonio Abreu, 1939-2018)가 설립했다. 클래식음악 교육이 상류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산동네, 뒷골목의 어린이들까지 음악교육을 통해 범죄로부터 벗어나고, 청년 음악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 트롬본 연주자 아버지와 성우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구스타보는 엘시스테마의 후원으로 바이올린을 시작했고, 17살 때 시몬볼리바르심포니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으로 발탁됐다. 

 

아브레우는 이 지휘신동의 음악적 아버지였다. 두다멜은 그를 '천사'라고 부른다. 아브레우로부터 "손은 새처럼, 몸은 날개처럼, 공중에서 사운드를 느껴라"는 조언을 들은 후 두다멜은 자신만의 제스쳐를 만들 수 있었다. 엘 시스테마의 성공신화는 멕시코, 아르헨티나, 브라질, 쿠바, 자메이카 등 중남미와 카리브해 국가들을 비롯 미국과 한국까지 퍼져나가게 된다. 

 

두다멜은 턱시도를 입고 LA필, 베를린필, 비엔나필 등 세계 일류급의 오케스트라의 지휘봉을 잡으면서도 늘 고향이자 가족이라 생각하는 시몬볼리바르심포니오케스트라로 돌아가 청바지, 라코스테 폴로셔츠와 스니커 차림으로 청소년들을 가르친다. "편안한 것은 좋지 않아. 긴장이 좋아." "조금 더! 조금 더! 계속 그렇게!" "스파클링, 보다 샴페인처럼, 덜 달빛처럼..." 그러자 청소년 오케스트라의 사운드는 베를린필을 방불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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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D: Incredible high school musicians from Venezuela! | Gustavo Dudamel & El Sistema, 2009

https://youtu.be/amSqQ5XNaGE

 

2017년 두다멜은 시몬볼리바르심포니를 이끌고 독일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아시아를 투어할 예정이었다. 베네수엘라는 정치권과 지도층의 부정부패로 인한 경제파탄과 정치적 혼란 속에서 연일 시위가 끊이지 않았다. 바이올리니스트를 비롯 90여명이 베네수엘라 진압군에 의해 살해됐다.

 

구스타보 두다멜은 현정부의 폭력과 억압에 더 이상 침묵할 수 없었다. 그해 7월 뉴욕타임스에 칼럼 "베네수엘라를 위한 더 나은 길(A Better Way for Venezuela)"을 기고해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에 민주적 질서의 기초를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이 칼럼이 나간 후 베네수엘라 정부는 두다멜과 시몬볼리바르심포니의 아시아와 미국 순회 콘서트를 금지지켰다.  그리고, 서서히 오케스트라는 공중분해되기 시작한다. 

 

정부가 억압해도 음악은 사라지지 않는다. 청소년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은 멕시코에 모였다. 지하철 운행이 중단되어 2시간을 걸어 연주자들이 도착했다. 이들은 두다멜의 지휘로 멕시코 작곡가 아르투로 마르케즈(Arturo Márquez)의 곡을 공연했다. 두다멜은 말한다. "그들이 꽃을 꺾을지언정 그들은 결코 봄을 막을 수는 없다. 여러분들은 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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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estro José Antonio Abreu and Gustavo Dudamel   Photo: Claudia Prieler via Facebook 

 

우리는 '구스타보 두다멜'이라는 뿌리가 열매 맺도록 키워준 그의 스승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를 기억해야할 것이다. 두다멜은 2018년 3월 아브레우가 별세했을 때 페이스북에 이렇게 남겼다

 

"음악과 예술은 가장 빛나는 인물중 한명을 잃었습니다. 마에스트로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는 우리에게 예술이 영감과 아름다움이 어린이의 영혼을 되돌릴 수 없이 변형시켜 보다 더 낫고, 더 건강하며, 더 행복한 인간으로 만들고, 더 나은 시민으로 만드는 보편적인 권리라고 가르쳤습니다. 저에게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는 영감이며, 아티스트이자, 친구이며, 아버지이자 선생님이었습니다....우리는 마에스트로 아브레우가 꿈꾸는 세상과 그가 우리에게 남긴 미래의 유산을 위해 계속 음악을 연주하고, 노래하고, 투쟁할 것입니다."  

-Gustavo Dudam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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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ector Theodore Braun of ¡VIVA MAESTRO! 

 

두다멜은 2009년 약관 28세에 LA 필하모닉의 음악감독으로 임명된 후 2011년, 2015년, 그리고 2020년 세번째 계약연장으로 2026년까지 묶여있다. 뉴욕필하모닉은 얍 판 츠베덴(Jaap van Zweden)이 2024년 사임을 발표한 후 차기 음악감독을 찾고 있지만, 두다멜은 '그림의 떡'일 수 밖에 없다. 데보라 보다(Deborah Borda) 뉴욕필 회장/CEO도 이 영화에서 두다멜이 "믹 재거(영국 록그룹 롤링스톤즈의 리더)같다"고 말한다. 뉴요커들이 원하는 것은 바로 두다멜이 아닐까?  

 

테오도어 브라운 감독은 두다멜의 여정을 통해 '시궁창 속에 뜬 달'처럼 아무리 척박한 상황 속에서 꿈과 열정으로 세계 정상에 오른 지휘자와 그 꿈을 먹고 자라는 차세대 클래식 연주자들이 현주소를 보여준다. 그 달은 두다멜이라는 롤 모델이자 음악이라는 소통의 커뮤니케이션이다.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길고 굽이진 터널을 지나면서 다시 음악의 힘, 소통의 힘을 되새겨보게 해주는 다큐멘터리다. 상영시간 99분. 4월 8일 필름포럼 개봉. 5월 24일 아마존, 애플 TV 방영.

 

¡VIVA MAESTRO!(4월 8일 개봉)

FILM FORUM, NY

12:20  2:30  4:40  6:50  9:15

209 West Houston St. west of 6th Ave. NY

https://filmforum.org/film/viva-maestro

 
THE LANDMARK, LA
12PM 2:20 PM 4:45 PM 9:55 PM
10850 West Pico, at Westwood Boulevard, LA
https://www.landmarktheatres.com/los-angeles/the-landmark/film-info/viva-maes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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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kie 2022.04.11 08:44
    타타타타~~~! 그가 지휘하는 베토벤의 5번 운명 교향곡이 전신을 때립니다. 지휘자 두다멜이 말합니다. 베토벤이 우리에게 준것은 feeling과 삶의 의미라고.
    주말에 날씨가 춥고 바람이 쎄서 거의 칩거하다시피 했습니다. 천재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을 읽을 좋은 기회였습니다. 열심히 읽었습니다. 감동도 많이 받았고 감탄도 많이 자아냈습니다.
    베네수엘라의 빈민층 아이들을 위한 무상 음악 교육프로그램인 El Sistema의 위대한 힘에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두다멜이 엘 시스테마에서 바이올린을 배우고 혜택을 입었다는 것 말고도 그의 내면에 잠재해 있던 음악의 천재성을 찾아준 그런 요새 곧 엘시스테마가 내마음에 울림을 더해줍니다. 17살에 시몬볼리바르 심포니의 음악감독이 됐고 세계적인 지휘자가 됐는데도 시몬볼리바르 오케스트라를 고향처럼 찾아가서 지휘봉을 잡고 열정적으로 연주를 펼치는 모습이 순수함과 희망을 안겨주어서 또 감동을 먹습니다.
    가난과 마약과 절망에 빠졌던 뒤안길의 청소년들을 위해 엘 시스테마를 1975년에 만들어서 삶의 희망을 준 음악가이자 경제학자인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 박사의 헌신 또한 감동입니다. 두다멜의 스승 안토니오 아브레이 박사와 지휘자 두다멜에게서 삶의 의미를 깊이 생각했습니다.
    컬빗이 강추하시는 비바 마에스트로를 봐야지~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