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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조회 수 2017 댓글 1

Vasily Kandinsky 

바실리 칸딘스키: 그림과 음악의 정신적인 것에 관하여 

 

"색채는 건반, 눈은 망치, 영혼은 현이 있는 피아노다."

(Color is the keyboard, the eyes are the hammers, the soul is the piano with many strings.) 

-바실리 칸딘스키(Vasily Kandin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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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ider (Lyrical), 1911, Museum Boijmans Van Beuningen, Rotterdam, Netherlands/ Vasily Kandinsky, 1905

 

피타고라스 학파(Pthagoreans)는 "눈은 천문학을 위해 만들어졌으며, 귀는 하모니를 위한 것이다. 이 둘은 자매 과학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눈과 귀, 미술과 음악은 서로 영감을 준다.

 

화가 바실리 칸딘스키(Vasily Kandinsky/ Wassily Wassilyevich Kandinsky, 1866-1944)에게 음악은 추상예술 중 가장 숭고한 것이었다. 이론가이기도 했던 칸딘스키는 저서 "미술에서 정신적인 것에 관하여(Über das Geistige in der Kunst/ The Art of Spiritual Harmony, 1912)'에서 "우리의 색채에 대한 청각은 매우 정확하다. 색채는 영혼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수단이다. 색채는 건반이며, 눈은 망치다. 영혼은 많은 현을 가진 피아노다. 화가는 건반을 만짐으로써 영혼을 자동으로 진동시키는 손이다. 색채의 조화는 의도적으로 인간의 영혼을 터치하는 원리에 기초할 수 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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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pression III (Concert), 1911, Lenbachhaus, Munich, Germany

 

칸딘스키는 어떻게 미술과 음악을 융합했을까? 그는 1911년 뮌헨에서 열린 오스트리아 작곡가 아놀드 쇤베르크(Arnold Schoenberg, 1874-1951)의 콘서트에서 "String Quartet No. 2"(1908)와 피아노 곡(Three Piano Pieces, 1909)"를 듣고 감동했다. 2주 후 칸딘스키는 숀베르크에게 편지를 써서 "당신의 음악은 딱 내가 회화에서 찾으려는 것이었다"고 썼다.

 

이후로 두 사람의 우정은 시작된다. 칸딘스키는 쇤베르크 음악에서 영감을 받아 '인상 3: 부제 콘서트(Impression III: Concert, 1911)'를 그렸다. 오른쪽의 거대한 노란색 공간은 트럼펫, 블랙&화이트는 피아노 각 악기의 사운드는 컬러풀한 직선과 곡선으로 묘사했다.   

 

*What's the Sound of Colour? Kandinsky and Music <YouTube>

https://youtu.be/2xDnxkzQt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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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provisation 27 (Garden of Love II), 1912, Metropolitan Museum of Art, NY

 

쇤베르크는 아마추어 화가이기도 했다. 그는 칸딘스키가 결성한 청기사 그룹(Der Blaue Reiter/ The Blue Rider)에서 아우구스트 마케(August Macke), 프란츠 마르크(Franz Marc), 알베르트 블로흐(Albert Bloch), 그리고 칸딘스키의 애인이었던 가브리엘 뮨터(Gabriele Münter)와 함께 멤버로 활동했다. 쇤베르크는 청기사 그룹과 그룹전에 참가했으며, 초상화가로 커미션도 받았다. 그는 자화상, 인물화, 풍경화, 세트디자인, 커리커처 등을 그렸다. 1912년 칸딘스키는 네번째 그룹전에 초대했지만 쇤베르크는 거절하고, 작곡에 집중하게 된다. 

 

'현대음악의 창시자'로 불리우는 숀베르크는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 백남준에게도 영향을 주었다. 백남준은 1956년 도쿄대학교 미학과 졸업논문으로 '숀베르크 연구'를 썼다. 이론집 2권과 악보 1권으로 구성된 이 논문은 독일 슈투트가르트국립미술관 아카이브에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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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osition VII, 1913, Tretyakov Gallery, Moscow, Russia

 

공감각성(synaesthesia)을 가졌던 화가 칸딘스키와 아마추어 화가였던 쇤베르크는 예술 장르 사이의 장벽을 허무는데 관심이 많았다. 칸딘스키는 추상주의와 사실주의, 음악과 미술, 연극과 시, 예술과 종교, 파리와 모스크바, 유럽과 동아시아와 아프리카 예술 등을 서로 연결하고, 이들을 넘어서 일관된 원리를 내세웠다. 

 

추상예술인 음악은 추상미술의 탄생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음악은 내면의 감정을 즉각적인 방식으로 표현한다. 청기사 그룹(1911-1914) 시절 칸딘스키는 추상예술인 음악에서 영감을 받은 회화 작업을 했다. 그는 작품 제목에 음악용어를 사용했다. 칸딘스키는 회화 제목에 '작곡/구성(Compositions)' '즉흥(Improvisations)', 그리고 '인상(Impresssions)'을 붙였으며, 1907년 시작된 'Composition I''으로 시작, 1939년 'Compostion X'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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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llow-Red-Blue, 1925, Musée National d'Art Moderne, Paris

 

칸딘스키는 1903년 모스크바 시절 목판화 122점을 출판하면서  제목을 "글이 없는 시들(Poems Without Words)"이라고 이름 지었다. 1913년엔 시와 목판화를 모은 시화집에 "Klänge(Sounds)'라는 타이틀로 출간했다. 또, 제 1차 세계대전 중엔 오페라 가사와 영화 대본을 집필하면서 "노랑색 소리(Yellow Sound)' '녹색 소리(Green Sound)'라고 제목을 붙였다. 칸딘스키의 회화 'Yellow-Red-Blue(1925)'에서 바이올린은 레드, 트럼펫은 옐로, 오르간은 블루로 연상됐다. 

 

그에게 Green은 가장 휴식을 주는 색채로 온화한 중간톤의 바이올린, White는 침묵의 조화, 쉼표, Black은 침묵, 심오한 정지, Red는 강렬한 트럼펫의 울림, Cool Red는 슬픈 중간톤의 첼로, Orange는 오래된 바이올린의 음색, Violet은 잉글리쉬 호른, 바쑨처럼 깊은 음색의 목관악기, Blue는 천상의 색으로 라이트 블루는 플룻, 다크 블루는 첼로, 더 진한 블루는 더블베이스, 그리고 가장 진한 블루는 오르간으로 해석했다. 

 

*Arnold Schönberg - Wassily Kandinsky: Music and Art Get One <YouTube>

https://youtu.be/daVaEoF5H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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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osition IX, 1936, Musée national d'Art Moderne, Paris

 

1866년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칸딘스키는 우크라이나의 항구도시 오데사에서 성장했다. 어릴 적부터 색채에 매혹당했다. 모스크바대학에서 법률과 경제학을 전공한 후 강사로 가르쳤다. 1896년 서른살이 되던 해 칸딘스키는 모스크바에서 열린 클로드 모네 전시회에서 '건초더미( Les Meules à Giverny/ Haystacks)'를 보고, 모스크바 극장에서 바그너 오페라 '로엔그린(Lohengrin)'을 본 후 화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로엔그린' 공연을 보면서 칸딘스키는 색채를 체험하며, 음악이 미술, 미술이 음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칸딘스키는 법대 교수 대신 화가의 길을 선택했다. 서른살에 뮌헨으로 간 후 유럽의 문화를 흡수했다. 뮌헨에서 숀베르크와 독일의 아르누보(Art Nouveau)인 유겐스틸(Jugendstil)을 발견했으며, 파리에서 피카소와 마티스의 영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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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sily Kandinsky: Around the Circle @Guggenheim Museum, 2022

 

칸딘스키는 어느날 밤 집으로 돌아와 작업실에서 이상한 그림을 발견했다. 색채와 반점으로 그려진 그 그림은 해독할 수 없었지만, 내면의 광채로 빛나는 아름다운 그림이었다. 그 그림은 바로 자신이 그렸던 그림을 뒤집어놓은 것이었다. 그 순간 칸딘스키는 사물을 정교하게 묘사하지 않아도 선과 색채로 표현할 수 있음을 깨닫는다. 이것이 추상미술의 시작이었다. 칸딘스키는 이로써 미술의 역사가 영원히 바뀌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칸딘스키에게 음악과 색채는 불가분의 관계였으며, 그림은 세상 모든 이들이 경험하는 삶의 순환과정과 감정의 기복을 담는 수단이었다. 칸딘스키는 입체파와 야수파를 넘어서 추상회화의 선구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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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sily Kandinsky: Around the Circle @Guggenheim Museum, 2022

 

Guggenheim Museum 

1071 Fifth Ave.(bet. 88 & 89th St.)

티켓: 일반($25), 학생/노인/장애인($18), 12세 이하(무료)/ 토요일 오후 6-8시 무료(Pay-What-You-Wish Admission)

https://www.guggenheim.org

 

 

*구겐하임뮤지엄의 칸딘스키, Around the Circle, 2022

http://www.nyculturebeat.com/?document_srl=4072841&mid=Art2

*아티스트와 뮤즈 <13> 바실리 칸딘스키와 가브리엘 뮌터: 사랑과 배신

*구겐하임: 건축과 미술의 결혼인가, 결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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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kie 2022.07.18 19:12
    화가와 음악-바실리 간딘스키와 아놀드 쇤베르크를 잘읽었습니다. 같은 예술분야는 아니지만 서로 통하는 공통점이 많음을 배웠습니다. 음악을 그림에 대입시킨 화가임을 알게됐습니다. 작곡 구성 인상 즉흥같은 음악용어를 그림에 담어서 그린 화가라 그의 그림이 많은 색채를 발하고 있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작곡가인 쇤베르크와 절친으로 서로 음악과 미술을 교류하면서 작품을 만든 것도 특이합니다. 추상화가의 선구자인 간딘스키를 세부적으로 설명해 주셔서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컬빗에 감사드립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