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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Keys to Decoding the Korean Wave, Hallyu! #13 EAT, DRINK, SING & DANCE

한류를 이해하는 33가지 코드

#13 음주가무(飮酒歌舞)를 즐기는 민족 <1>먹고(음/飮/EAT)

 

#13 People who enjoy eating, drinking, singing and dancing <1> Eat <English version>

https://www.nyculturebeat.com/?document_srl=4099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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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길림성 소재 5세기 후반 고구려 '무용총(춤무덤)'의 벽화 '춤추는 사람들'

 

우리는 '한(恨)' 많은 민족이었기에 그 한을 '흥(興)'으로 신명나게 풀어야 했을까? 

사실 한민족은 고대국가 때부터 먹고, 마시고, 노래 부르고, 춤추는(Eat, Drink, Sing and Dance), 즉 음주가무(飮酒歌舞)를 즐겨온 민족이다. 우리는 음주가무의 DNA를 갖고 태어난듯 하다.

 

삼국지위서동이전(三國志魏書東夷傳, *중국 위-촉-오의 세 나라가 정립한 삼국시대(220-280) 때 서진 사람 진수(陳壽)가 편찬한 역사서 '삼국지' 중 '동이(東夷)'-한국에 관한 열전)의 부여 편에서는 "정월에 지내는 제천 행사는 국중대회로 날마다 먹고 마시고 노래하고 춤추는데 그 이름을 영고(迎鼓)라 하였다"고 나온다. 고구려 편에는 "백성들은 노래와 춤을 좋아하여, 나라 안의 촌락마다 밤이 되면 남녀가 떼지어 모여서 서로 노래하며 유희를 즐긴다"고 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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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도(1745-1806), 새참,  <단원풍속도화첩>, 보물 제527호,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마한 편에도 "해마다 5월이면 씨뿌리기를 마치고, 귀신에게 제사를 지낸다. 떼를 지어 모여서 노래와 춤을 즐기며 술 마시고 노는데 밤낮을 가리지 않는다. 그들의 춤은 수십 명이 모두 일어나서 뒤를 따라가며 땅을 밟고 구부렸다 치켜들었다 하면서 손과 발로 서로 장단을 맞춘다"고, 변한 편에는 "노래하고 춤추며 술마시기를 좋아한다"고 기록했다. 

 

 

<1>먹고(음/飮/EAT)

 

한국계 뮤지션 미셸 자우너가 H마트에서 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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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엄마가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었다. 엄마는 겉보기엔 지독한 잔소리꾼이었지만-자신의 억지스러운 기대에 부응하도록 나를 끊임없이 몰아붙였던 탓에-내 입맛에 꼭 맞춰 점심 도시락을 싸주거나 밥상을 차려줄 때만큼은 엄마가 나를 얼마나 끔찍이 여기는지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나는 한국말을 거의 할 줄 모르지만, H마트에만 가면 어쩐지 한국말을 유창하게 하는 사람이 된 기분이 든다." 

-H마트에서 울다(미셸 자우너 저/정혜윤 역, 문학동네, 2022)-

 

2021년 봄 뉴욕의 한국계 뮤지션 미셸 자우너(Michelle Zauner)가 회고록 'H마트에서 울다(Crying in H Mart)'를 출간해 화제가 됐다. "엄마가 돌아가신 뒤로 나는 H마트에만 가면 운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한인 엄마의 김치, 삼겹살, 미역국 등 한식을 먹고 자란 미셸 자우너가 엄마를 암으로 잃은 후 한국 식료품 마켓 H마트(한아름)에서 식재료를 사다 요리하면서 엄마와의 추억을 돌이키는 내용을 담았다.

 

계란장조림, 동치미, 삼겹살, 미역국, 신라면, 떡복이, 짜장면, 물냉면, 짱구과자, 조리퐁 등 한식은 백인 아버지와 한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자우너가 뿌리와 정체성을 찾는 여정이기도 하다. 절반의 코리안, 미셸 자우너는 한국어는 서툴어도 한식을 통해 엄마의 사랑과 한국문화에 대해 고찰할 수 있었다. 'H마트에서 울다'는 2021년 뉴욕타임스, NPR(국립공영방송) 등의 '올해의 책', 버락 오바마 전 미대통령의 추천도서에도 선정됐다. 

 

미셸 자우너는 아이러니하게도 '재패니즈 브렉퍼스트(Japanese Breakfast)'라는 인디 팝밴드의 보컬이자 기타리스트로 활동해왔다. 앨범 '주빌리(Jubilee)'로 2022 그래미상(Grammy Awards) 신인아티스트(Best New Artist)와 얼터너티브 뮤직 앨범(Alternative Music Album)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BTS는 3년 연속 그래미상 베스트 팝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에 올랐으며, 바이올리니스트 제니퍼 고(Jennifer Koh)는 'Alone Together'로 최우수 클래식기악솔로(Best Classical Instrumental Solo)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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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솥에 지은 쌀밥. Photo: Wikipedia

 

"民惟邦本, 食爲民天.(백성은 나라의 근본이요, 밥은 백성의 하늘이다.)" 

- 세종대왕, '세종실록'(1444)-

 

우리는 밥심으로 산다. "밥 먹었니"가 인사였다. 걱정할 때는 "밥은 먹고 사니?", 고마울 때는 "밥 한끼 살께", 데이트 신청할 땐 "밥 한번 드실래요"라고 돌려 말한다. '찬밥'은 푸대접받는 신세, '눈치밥'은 마음이 편치못한 상태, '식은 죽 먹기'는 하기 쉬운 일을 가리킨다. 그리고, '한솥밥'은 가족이나 직장, 조직 등을 의미한다. 또한, 우리는 '나이를 먹고', '마음을 먹고', '겁을 먹고', '애를 먹고', '돈 떼먹고', '욕도 먹는다'고 표현한다. 

 

쌀로 지은 밥이 주식이었기에 쌀과 밥, 그리고 떡에 관한 속담도 많다. "쌀독에서 인심 난다" "염불에는 맘이 없고, 젯밥에만 맘이 있다" "남의 밥에 든 콩이 더 굵어 보인다" "거지도 부지런하면, 더운 밥을 얻어 먹는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 "떡 줄 사람 생각도 않는데, 김치국부터 마신다" 등 해학이 넘친다.  

 

그뿐인가? 밥 이외에 음식을 상징화한 속담은 부지기수다. "목구멍이 포도청" '꿩 먹고, 알 먹고" "꿩 구워 먹은 소식" "꿀도 약이라면 쓰다" "생선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 "작은 고추가 더 맵다" "못 먹는 감 찔러나 본다" "감나무 밑에서 홍시 떨어지기 기다린다" "닭 잡아먹고, 오리발 내놓기" "뒤로 호박씨 깐다" "미친년 달래 캐듯 한다" "뚝배기보다 장맛" "물에 물 탄듯, 술에 술 탄듯" "번갯불에 콩 볶아 먹는다" "부뚜막의 소금도 집어 넣어야 짜다" "사후 청심환" 그리고, 우리는 "금강산도 식후경"인 민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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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한인타운 미스코리아 BBQ 레스토랑의 콩나물국밥 Photo: MissKorea BBQ Restaurant, NYC

 

밥에는 국이 따라온다. 한국인처럼 국물을 좋아하는 민족도 있을까? 조리법에 따라 국, 탕, 찌개, 전골까지 다양하며, 요리도 미역국, 떡국, 무국, 된장국, 북어국, 김치국, 콩나물국, 해장국, 오이냉국, 콩국... 갈비탕, 육개장, 삼계탕, 매운탕, 대구탕, 해물탕, 감자탕, 추어탕, 보신탕... 김치찌개, 된장찌개, 순두부찌개, 비지찌개, 청국장찌개, 부대찌개, 고추장찌개... 그리고 나누어 먹는 해물전골, 낙지전골, 만두전골, 두부전골, 버섯전골, 곱창전골, 그리고 물회까지 부지기수다. 

 

고기가 남아도는 미국은 스테이크의 나라다. 하지만, 빈곤했던 한국에선 고기 한점이라도 식구와 나누어 먹어야 했으니 국을 끓이는 것이 최소 비용으로 최대만족을 시켜주는 조리법일 것이다. 또한, 추운 겨울에 몸을 따스하게 해주는 음식은 국이며, 찬밥도 따끈한 국에 말면 그만이다. 국은 헛헛한 마음까지 위로해주는 음식이다. 그래서 "국물도 없다"는 말은 무시무시한 협박어다. 이근삼(1926-2003)의 희곡 '국물 있사옵니다'(1966)는 출세를 꿈꾸는 신입사원이 '국물의 맛'을 보며 부패해가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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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 K-타운 미스코리아 BBQ 레스토랑의 BBQ 식사 Photo: MissKorea BBQ Restaurant, NYC

 

밥과 국, 반찬이 올려지는 한식 밥상은 건식과 습식, 음과 양, 동물성과 식물성의 하모니이기도 하다. 우리 조상의 지혜와 철학이 담긴 밥상이다. 서양의 코스 요리에 비해 반찬이 펼쳐지는 한상 차림은 먹는 이에게 선택의 자유를 준다. 한국의 주부들은 가족이 반찬투정하지 않도록 매끼에 신경을 써야 하며, 3첩-5첩 반상의 집밥을 뚝딱 만들어내는 수퍼우먼들이다.

 

꽤 오래 전부터 뉴욕의 고급 한식당들이 서양식의 코스에 맞추어 메뉴를 정비했다. 하지만, 스페인의 타파스(Tapas)처럼 '작은 요리'인 반찬이 무료로 제공되는 한식의 푸짐한 상차림에는 우리 민족의 정(情)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우리는 밥을 배 터지게 먹고, 손님을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대접해야 직성이 풀리는 민족이다.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 백남준은 일찌기 한식 밥상을 예찬했다. 

 

"각 소재의 특징을 살려 하나하나를 음미하는 일본 음식문화에 비해 우리 요리상은 모든 반찬이 한꺼번에 나오는 반대의 방식이다. 먹는 사람의 기호 입맛에 따라 자유로이 선택할 수 있다. 마치 금세기말의 컴퓨터 전문화를 예견한 무작위접근(Random Access) 방식이다. 미래의 전자회로시대·글로벌한 국제화시대에 적응하기 알맞은 수법과 철학이 담겨져있는 우리 음식법의 개성적 존재가치에 대해 저절로 찬양이 나온다."  

-백남준, 비빔밥의 정신과 대전엑스포93- 

 

"금강산(金剛山)도 식후경(食後景)"이기에 한인 여행자들의 해프닝은 종종 뉴스감이 된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Camino de Santiago)을 걷는 한인들이 알베르게(숙소)에서 삼겹살을 굽고, 소주에 김치를 먹으며 냄새를 피우는 것이 종종 목격되기도 했다.

 

이처럼 한국인들에겐 먹는 것이 중요하고, 음식은 예술의 중요한 소재였다. 한류(Korean Wave)를 일으킨 드라마, 영화, 뮤지컬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영화와 드라마까지 제작된 만화가 음식 이야기인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닐 것이다.  

 

 

#1 '대장금(大長今)' 신드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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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아프리카까지 수출된 드라마 '대장금'(왼쪽)과 영문으로 출간된 '대장금' 요리책 'Jewels of the Palace'.  

 

2003년 MBC-TV의 역사극 '대장금(大長今/Jewel in the Palace)'은 조선시대 수라상을 차렸던 궁녀 서장금이 각종 음모와 싸우며 의녀로 성공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대장금'은 한국 내에 궁중요리 붐을 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세계로 수출되며 한류를 가속화 시켰다. 북한, 일본, 중국, 태국, 스리랑카 등 아시아를 넘어서 이란, 터키, 루마니아, 짐바브웨까지 방영되었으며, 배우 이영애를 글로벌 스타덤에 올려놓았다. 이전의 장희빈류 요부와는 달리 궁녀의 성공 스토리는 단지 한국 드라마(K-Drama)뿐만 아니라 궁중음식이라는 고급 한식문화(K-Food)까지 홍보한 콘텐츠였다. 

 

'대장금'에 등장하는 타락죽, 연근응이, 강란, 홍시죽순채, 맥적, 열구자탕, 삼색단자, 화양적, 석류만두국, 구절판 등 궁중음식에 대한 관심이 촉발됐으며, 조리법 70가지와 조선시대의 철학을 모은 요리책 '대장금의 궁중상차림(Jewels of the Palace: Royal Recipes from Old Korea, 2017)'이 영문으로도 출간됐다. 

 

 

#2 식객(食客): 만화에서 영화에서 드라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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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의 신문만화 '식객'(왼쪽부터), 전윤수 감독의 영화 '식객', SBS-TV 드라마 '식객', 김영사 만화 전집(27권) '식객'.

 

베스트셀러 만화가 허영만의 만화 '식객'은 2002년부터 동아일보 연재로 시작되어 영화, 드라마로 제작되고, 만화 전집 출판까지 된 명작이다. 한민족이 얼마나 음식에 열정과 긍지가 담겨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예다. 

 

만화 '식객'은 한식의 맛과 멋, 맛깔스러운 스토리로 135개 에피소드가 이어졌다. 소재만 해도 쌀부터 밥, 김치, 비빔밥, 소금, 된장, 소갈비, 고추장 굴비, 설렁탕, 삼계탕, 육개장, 부대찌개, 아롱사태, 청국장, 매생이, 콩국수, 족발, 주꾸미, 과메기, 갓김치, 홍어, 광어, 고등어, 민어, 아귀, 은어, 갯장어, 정어리, 대구, 물회, 피라미, 부침개, 두부, 어리굴젓, 우거지국밥, 깁밥, 수제비, 건빵, 타락죽, 메밀묵, 황포묵, 떡복이, 식혜, 닭강정, 뼈다귀해장국, 곤드레밥, 진달래화전, 가자미 식해, 잔치국수, 열무김치국수, 막국수, 팥칼국수, 짜장면, 올챙이국수, 바지락칼국수, 평양냉면, 함흥냉면, 진주냉면,  강된장, 오이소박이, 도다리 쑥꾹, 올갱이국, 보리밥, 돼지껍데기, 김치찜, 동래파전, 한과, 오미자, 송편, 떡국, 호떡, 이바지 음식, 탁주, 청주, 소주 등 풍부한 우리의 먹거리 이야기를 담았다. 

 

2007년 전윤수 감독이 '식객'을 영화화했으며, 이듬해엔 SBS-TV에서 24부작의 동명 타이틀 드라마(최종수 PD)로 제작되며 열풍을 이어갔다. 2019년 김영사에서는 '식객' 27권짜리 전집이 출간됐다. 그리고, 뉴욕에도 식객이라는 이름의 빈티지 식당이 오픈했다. 허영만씨는 2015년엔 중앙일보에 '커피 한잔 할까요?'를 연재한 바 있다. 

 

 

#3 비언어 뮤지컬 '난타(COOK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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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장기 공연된 비언어 뮤지컬 '난타(Cookin')'은 주방이 무대다.

 

2003년 타임스퀘어 뉴빅토리 시어터(New Victory Theater, 499석)에서 뉴욕 초연된 비언어 뮤지컬 'Cookin(난타/亂打)'의 무대는 주방이다. 지배인이 조카를 데려와 요리사들에게 저녁 6시까지 결혼 피로연 음식을 준비하라고 지시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렸다.

 

'난타'를 기획한 송승환씨는 1980년대 후반 뉴욕 체류중 오프브로드웨이의  비언어 공연 '블루맨 그룹(Blue Man Group)과 '스톰프(STOMP)'에서 영감을 받았다. 여기에 사물놀이, 마당놀이, 마술, 곡예, 코미디, 판토마임, 관객 참여까지 혼합했다. 주방 요리사들이 만두 빚기 대회, 불고기 만들기, 쿵후 화이팅 등 에피소드에서 식칼, 프라이팬, 냄비, 접시, 주걱 등으로 리드미컬한 소리를 낸다.

 

미국산 '블루맨 그룹'은 추상표현주의 화가 잭슨 폴락(Jackson Pollock)의 액션 페인팅이 모티프이며, 영국산 '스톰프'에는 빗자루, 쓰레기통, 지포 라이터, 비닐봉지, 모래 등 일상용품이 등장한다. 반면, 한국산 '난타'는 음식과 주방, 그리고 결혼피로연이 컨셉이었다는 점이 대조적이다. 

 

1997년 초연된 '난타'는 2003년 3월 오프브로드웨이 뉴빅토리아시어터(*한국에 보도된 것과는 달리 이 극장은 499석으로 오프-브로드웨이로 분류된다)에 진출한 후 이듬해 3월부터 2005년 8월까지 그리니치빌리지의 미네타레인시어터(Minetta Lane Theatre, 391석,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롱런했다. 2021년 관람객수 1천5백만명을 돌파한 '난타'는 지금도 서울과 제주에서 공연되고 있다.    

 

 

#4 영화 '기생충' 속의 음식 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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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Parasite)'에는 먹거리가 계층을 상징하며, 캐릭터와 스토리를 강화하는 코드가 된다.

 

"아, 이거 되게 상징적이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Parasite)'에서 기우는 친구가 선물로 준 수석을 들고 이렇게 말한다. '기생충'은 먹거리 상징도 풍부한 영화다. 

 

반지하방에 사는 김씨네는 음식사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치킨집과 대만 카스테라 체인 사업을 하다 실패한 후 온가족이 배달 피자리아의 박스 접는 부업을 한다. 김씨(송강호 분)는 곰팡이 핀 식빵을 뜯어먹는다. 하지만, 기우와 기정이 박사장네 취업한 후에는 기사식당 뷔페에서 부모에게 한턱을 낸다. 

 

가정부 문광은 매실청을 접대하는 척하며 기정의 수업을 지켜보고, 기정은 문광의 복숭아 알레르기를 이용한다. 박사장은 김씨네가 깔려 있는 소파 위에서 부인 연교에게 김씨에게서 '무말랭이 말리는' 냄새가 난다고 투덜거린다. 김씨의 분노가 쌓이게 되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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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

 

연교는 폭우 속에 캠핑을 취소하고 돌아오면서 가정부 충숙에게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에 한우 채끝살을 넣으라고 요청한다. 라면은 부르주아 계급에서 한우 고명이 올라가는 고급요리로 변신한다. 짜파구리는 영어로 라멘과 우동을 합친 "ramdong(ramen+udong)"으로 번역됐다. 또한, 지하 방공호의 근세는 처음 등장에서 부인 문광이 주는 젖병에 담긴 미음과 바나나를 먹는다. 두 음식은 식욕과 성욕을 상징하며 근세는 구순기(口脣期)에 고착된 어른의 모습같다. 후에 근세는 김씨네와 몸싸움을 벌이고 나와서는 피와 땀으로 범벅된 채 매실청을 병째 들이킨다. 

 

프롤레타리아 계급 김씨네는 가난하지만, 가족끼리 유대감이 강하다. 봉 감독은 가족이 함께 밥 먹고, 술 마시는 장면을 통해 한 김씨네가 결속된 한 식구(食口)임을 보여준다. 반면, 박사장네 가족이 모두 모여 밥 먹는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박사장네는 큰 저택에 뿔뿔이 흩어져있는 원자화한 가족이다. '봉테일'로 불리우는 봉준호 감독의 음식 디테일과 은유는 '기생충'의 스토리를 깊이있게 전개시키는 기능을 한다. 

 

 

워싱턴 포스트: 한식의 철학 찬사

 

2021년 6월 코로나 팬데믹 중 워싱턴포스트는 "한식의 철학이 우리를 다시 연결하는데 어떻게 도움이 되나(How Korean food philosophy can help us reconnect)'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주류로 부상한 한식의 대담하고도 만족스러운 요리 뒤의 가치가 그 어느때보다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요즘 트렌디한 레스토랑에 가면 메뉴에 고추장, 비빔밥이 종종 등장하며,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에서 재생 목록에 K-Pop 노래가 제공될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포스트는 로이 최와 데이빗 장 등 인기 한인 셰프는 미 식도락가들의 사전에 'bulgogi'와 'bossam'을 소개하는데 도움을 주었다고 지목했다. 

 

포스트는 오늘날 미국인들이 K-푸드를 정기적으로 먹지만, 한식문화는 단순히 맛 이상으로 그 이면에 있는 경험과 의미있는 관습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한식의 주요 철학 중 하나는 모든 식재료를 준비하는데 들이는 애정어린 주의와 식탁에 모여든 사람들과 소통하는 관행에 반영되는 철학이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한국 요리의 3가지 원칙을 소개했다. 

 

첫째는 자연과 시간이 핵심이다. 김치와 장류 등 발효식품처럼 1년 내내 즐길 수 있도록 재료를 보존하는 방식으로 필수영양소를 제공하며, 소화기 건강에 유익하다고 전했다. 둘째는 "음식이 약이다(藥食同源)"라는 철학이다. 김치는 건강한 섬유질과 프로바이오틱스를 함유할뿐만 아니라 장내 생물군계와 면역체계 활성화를 돕는다. 또한, 심장에 좋은 해산물과 인삼 등 균형있고, 영양가 있는 야채와 허브가 식단에 기여한다. 세째는 균형의 개념이 녹아 있다. 비빔밥같은 대표요리는 탄수화물, 섬유질, 단백질의 균형을 한번에 만족시킨다.   

 

그러면서 이 한식의 철학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만두를 들었다. 조선시대 미만두(규아상, 해삼 모양으로 빚은 궁중식 만두)를 언급하면서 만두는 한국 요리의 가장 심오한 원칙인 식탁에 둘러앉아 재회하는 시간을 갖는 것을 전형적으로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설날에 꼭 먹어야 하는 만두는 주머니 모양으로 건강,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만두를 만드는 것도 사교적인 활동이며, 많은 한인 가족들에게 그들만의 만두 레시피가 있다. 한인 가족들은 모여 앉아 만두를 만든다. 포스트지는 지금 우리에게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것은 이 대담하고, 만족스러운 한국 요리 뒤에 숨은 가치라고 결론지었다.  

 

 

뉴욕타임스, 한인교회의 크리스마스 점심식사 문화 소개

 

한인 이민자들은 교회를 중심으로 한 식사를 통해서 친목을 도모해왔다. 

뉴욕타임스는 2023년 12월 15일 한인 칼럼니스트 에릭 김(Eric Kim)의 칼럼 "코리안아메리칸 교회의 점심식사만한 좋은 크리스마스 점심은 없다(There’s No Christmas Lunch Like a Korean American Church Lunch)"를 실었다. 이 칼럼은 수십년간 한인 교회의 점심식사가 이민자들이 미국에 정착하는데 중추적인 공간이었으며, 이민 1세대 한인들에게는 공동체 결속의 중심부로 번창해왔고, 단순한 식사를 넘어서 대화, 가십, 그리고 친목을 도모하는 자리였다고 전했다. 

 

에릭 김은 그러나, 미국에서 태어난 한인 2, 3세들은 직장과 가정을 넘어 교회가 아닌 제 3의 공간을 찾고 있다. K팝, K음식, K영화, K문화와 공동체가 실제로 모든 곳에서 찾을 수 있는 세상이 되어 예배 후의 교회 점심식사는 젊은 이들에겐 덜 중요한 경험이 되었다고 썼다. 그런데, 한가지 예외가 크리스마스 점심식사라는 것. 자식들이 부모 집에 가서 교회로 끌려가면, 비록 하루라도 세대차가 무너지며, 크리스마스 점심 시간엔 세대가 어우러져 영어와 한국어가 섞인다고 전했다. 

 

 

박숙희/ Sukie Park 

서울에서 태어나 이화여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후 한양대 대학원 연극영화과를 수료했다. <월간 영상>, <포토뮤직>, <비디오 플라자>, <시네마> 등 잡지에서 기자로 일했고, <주간 영화소식>(영화진흥위원회 발행)에 2년간 '세계의 영화감독’ 시리즈를 연재했으며, <월간 스크린>에 세 감독(우디 알렌, 로만 폴란스키, 데이빗 린치) 작가론을 기고했다. 대우비디오 카피라이터, KBS-2FM ‘영화음악실’(이규원, 채시라 진행)과 MBC-TV ‘출발! 비디오 여행’(홍은철, 정은임, 이일화 진행) 작가로 일했다. 영화인과 문인 33인의 수필집 <나를 움직인 이 한편의 영화> (1990, 정민사)를 편집했으며, 도쿄국제영화제 (1989, 1991), 홍콩국제영화제(1993) 취재, 제1회 삼성단편영화제 영시네마 부문 심사위원(1995)을 지냈다. 1996년 뉴욕으로 이주한 후 Korean Press Agency와 <뉴욕중앙일보> 문화 & 레저 담당 기자를 거쳤다. <비디오 플라자>, <시네 21>, <필름 2.0>의 뉴욕통신원으로 기고했으며, 이화여대 초대 총장 김활란 박사를 회고하는 미국 내 제자들의 수필을 모은 <선생님 그리기: 우리를 움직인 스승 김활란> (1997)을 편집했다. <뉴욕타임스>의 광고 섹션 ‘Inside Korea’(2013)에 한인 화가, 배우, 뮤지션, 큐레이터, 셰프, 패션디자이너 등의 인터뷰를 8회 기고했다. 2012년부터 뉴욕의 문화, 레스토랑, 와인, 쇼핑과 여행에 관한 웹사이트 뉴욕컬처비트(NYCultureBeat.com)를 운영하고 있다. 2023년 6월 <한류를 이해하는 33가지 코드: 방탄소년단(BTS), '기생충' 그리고 '오징어 게임'을 넘어서> (지성사)를 출간했다. 

 

 

 

한류를 이해하는 33가지 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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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서적 Koryo Books  $90-$100

맨해튼 212-564-1844/ 뉴저지 201-461-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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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Aladin  ₩4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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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안내] 한류를 이해하는 33가지 코드: 방탄소년단(BTS), 기생충과 오징어 게임을 넘어서

https://www.nyculturebeat.com/index.php?mid=Lounge2&document_srl=4097797

 

[NEW Book] '33Keys to Decoding the Korean Wave: Beyond BTS, Parasite and Squid Game'

https://www.nyculturebeat.com/index.php?mid=Zoom&document_srl=4097451 

 

[언론 보도] 한류를 이해하는 33가지 코드

한국 중앙일보(중앙Sunday), 뉴욕 중앙일보, LA 중앙일보, 밴쿠버 중앙일보, 뉴욕일보, LA한국일보, 라디오 코리아...

https://www.nyculturebeat.com/index.php?mid=CulBooks&document_srl=4097741

 

[Media Coverage] '33Keys to Decoding the Korean Wave: Beyond BTS, Parasite and Squid Game'

https://www.nyculturebeat.com/index.php?document_srl=4097755&mid=Lounge2

 

[서점 통신] 한류를 이해하는 33가지 코드: 출간 이후 

교보문고(반포 지점) 비치/ 알라딘 주간 베스트 인문-문화이론 부문 40위(6/13)/ 알라딘 첫 리뷰 

https://www.nyculturebeat.com/index.php?mid=Lounge2&document_srl=4098111 

 

*[들어가는 글] 뉴욕에서 한류를 목격하며...

https://www.nyculturebeat.com/index.php?mid=Focus&document_srl=4099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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