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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21 23:09

95세 현역 화가 알렉스 카츠 구겐하임뮤지엄 회고전 '모임' (Alex Katz: Gathering @Guggenheim Museum)

su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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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ex Katz : Gathering

미술 사조에서 소외된 인물화의 거장 알렉스 카츠

October 21, 2022–February 20, 2023

Solomon R. Guggenheim Museum

Alex Katz: Gathering @Guggenheim Museum

95세의 현역화가, 토박이 뉴요커 알렉스 카츠(Alex Katz, 1927- )의 회고전 'Alex Katz: Gathering'이 10월 21일부터 내년 2월 20일까지 구겐하임뮤지엄에서 열린다.

이 회고전은 알렉스 카츠가 1940년대 뉴욕 지하철에서 그린 스케치부터 2022년 신작까지 80여년 작가 생활을 아우르는 전시다. 1986년 휘트니뮤지엄에서 열린 회고전 'Alex Katz: Retrospective' 이후 최대 규모 회고전이다. 알렉스 카츠는 올해 구겐하임 외에도 마드리드의 티센 보르네미사 미술관(Thyssen-Bornemisza Museo Nacional, 6/11-9/11)과 메인주 워터빌의 콜비미술관(Colby Museum of Art, 8/16-2/19)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Alex Katz: Gathering @Guggenheim Museum

알렉스 카츠는 대형 광고판을 연상시키는 광택의 매끈한 클로즈업 인물화가 트레이드 마크다. 그는 동시대 작가들 재스퍼 존스(Jasper Johns, 1930- ), 로버트 라우셴버그(Robert Rauschenberg, 1925-2008)나 싸이 트웜블리(Cy Twombly, 1928-2011)처럼 경매에서 수천만 달러를 호가하는 아티스트는 아니다.

1973년 뉴욕타임스의 파워비평가 힐튼 크레이머(Hilton Kramer)는 카츠의 작품에 대해 "정서적으로 공허한(emotional vacancy)" "무심한 사교적 분위기(air of untroubled sociability)" "우리는 상냥하고, 매력적인 표면 너머로 관통하도록 초대받지 않는다(We are not invited to penetrate beyond an amiable and appealing surface)"라고 혹평했다.

2019년 알렉스 카츠와 평생 뮤즈 에이다 카츠가 맨해튼 57스트릿 F라인 지하철에 전시된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Photo: Sukie Park/ NYCultureBeat

앙리 마티스와 밀턴 에버리의 영향을 받은듯한 카츠는 1940-50년대 뉴욕을 풍미한 추상표현주의(Abstract Expressionism)나 1960년대 앤디 워홀의 팝 아트(Pop Art)에 거리를 두면서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와 데이빗 호크니(David Hockeny)처럼 독자적인 스타일을 구축했다. 그는 유행의 미술사조에서 벗어나 자신의 신념을 따라 붓질했다.

알렉스 카츠는 "나는 전통적인 현대미술, 전통적인 사실주의 회화, 그리고 아방가르드로부터 완전히 나를 소외시켰다"고 밝혔다.

Alex Katz: Gathering @Guggenheim Museum

알렉스 카츠는 1927년 브루클린에서 장남으로 태어나 퀸즈 교외 세인트 알반스에서 자랐다. 커피 도매업을 하던 그의 아버지는 알렉스가 16살 때 트럭과 충돌하는 사고로 사망했다. 배우였던 엄마와 두형제는 보험금 1만 달러를 받아 생계를 유지하게 된다. 카츠는 10대에 퀸즈 자메이카베이의 롱아일랜드레일로드 야간 경비원으로 아르바이트하면서 새벽녘 물 위에 반사되는 빛에 매료됐다. 18살 때 해군에서 잠시 복무한 후 맨해튼 쿠퍼 유니온에 입학했다.

1949년 메인주 스코웨건회화조각학교의 거주작가로 지내며 풍경을 담았으며, 뉴욕으로 돌아온 후엔 미술 커뮤니티에서 화가, 시인(프랭크 오하라), 무용수(폴 테일러)들과 교제했다. 쿠퍼유니온 출신 추상화가 진 코헨(Jean Cohen)과 결혼했으나 이혼했다.

Alex Katz: Gathering @Guggenheim Museum

카츠는 일주일에 3일씩 액자가게에서 일하면서 그림을 그렸다. 뉴욕 지하철, 거리, 메인주의 풍경, 초상화를 그리다가 1950년대 후반부터는 인물화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즈음 1천여점의 그림을 찢어 벽난로에 던져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Alex Katz: Gathering @Guggenheim Museum

1957년 자신의 전시회(2인전)에서 부인이자 평생의 뮤즈가 이탈리아계 에이다 델 모로(Ada Del Moro)를 만나 이듬해 재혼했다. 카츠는 한 인터뷰에서 둘의 공통점에 대해 말했다.

"우리는 배에서 나온 유태인이고 그들은 배에서 나온 이탈리아인이다. 일요일 오후에 두 가족은 라디오에서 오페라를 듣는다. 아무도 공화당에 투표하지 않았다. 에이다는 사회적 실수를 하지 않지만, 나는 항상 실수를 한다.”

Alex Katz: Gathering @Guggenheim Museum

카츠는 모델로서 에이다에 대해 찬사를 보냈다.

에이다는 완벽한 제스쳐를 갖고 있다. 그녀는 도톰한 입술, 짧은 코, 큰 눈을 지닌 클래식한 미국 미인이다. 또한, 유럽 미인이기도 하다. 처음에 에이다를 그리시 시작했을 때 나는 피카소의 도라 마르(Dora Maar)에 영향을 받았다. 도라 마르가 에이다보다 눈이 더 예쁘지만, 에이다는 목과 어깨와 몸매가 더 낫다"고 말했다.

Alex Katz: Gathering @Guggenheim Museum

1986년 휘트니 회고전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한다. 컬렉터들이 카츠의 작품에 열광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카츠는 회고전 후 인물에서 풍경으로 진로를 바꾸게 된다. 그리고, 황혼에 접어들면서 추상화로 이전하고며 빛과 어둠을 조율하고있다.

카츠는 몇년 전까지도 매일 팔 굽혀 펴기 300개, 윗몸 일으키기 300개, 턱걸이 100개, 수영과 스트레칭까지 하고 작업실로 향하는 스태미나 화가다. 95세 알렉스 카츠의 외길 인생이 담긴 이 회고전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구겐하임에서 나선형으로 오르내리며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