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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Barbara Kruger

Thinking of You. I Mean Me. I Mean You.

 
July 16, 2022 – January 02, 2023
The Museum of Modern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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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bara Kruger, Untitled (Your body is a battleground), 1989, Photographic silkscreen on vinyl, The Broad Art Foundation/ Barbara Kruger, Untitled (You Invest in the Divinity of the Masterpiece), 1982, MoMA 
 
 
이미지는 글(텍스트)보다 강하다. 하지만, 글(펜)은 칼(총)보다 강하다. 미술에서 글은 이미지를 강화한다. 가부장적인 미술계에서 텍스트는 특히 여성작가에게 확성기라고 할 수 있다.
 
도발적이며, 전투적인 페미니스트 바바라 크루거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20년은 미 여성들에게 투표권(참정권)이 주어진지 100주년이 되는 해였으며, 2017년 뉴욕타임스가 할리우드 프로듀서 하비 와인스틴의 성폭력을 폭로하면서 #MeToo 운동이 촉발되어 권력을 남용했던 거물들이 줄줄이 추락했다.
 
주간 타임(TIME)은 바바라 크루거를 2021년 배우 윤여정, 스티븐 연, 시인 캐시 박 홍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인물 100인에 선정했다. 그리고, 뉴욕현대미술관(MoMA)는 바바라 크루거 특별전 '바바라 크루거: 당신을 생각해요. 나 말이예요. 당신 말이예요.(Barbara Kruger: Thinking of You. I Mean Me. I Mean You., 7/16-1/2)'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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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bara Kruger, Thinking of You. I Mean Me. I Mean You., MoMA  Photo: Sukie Park/NYCultureBeat
 
바바라 크루거는 1945년 뉴저지주 뉴왁에서 태어나 시라큐스대 중퇴 후 뉴욕의 파슨스디자인스쿨에서 사진작가 다이앤 아버스(Diane Arbus,  )와 그의 남편 그래픽디자이너 마빈 이스라엘(Marvin Israel)에게서 배웠다. 1966년 콘데나스트 계열의 여성지 '마드모아젤(Mademoiselle)'에 취직, 10년간 그래픽, 책 표지, 사진 편집일을 했다. 
 
크루거는 작가로서 초기에는 공예 범주의 작품을 제작했다. 1969년 실, 구슬, 반짝이, 깃털, 리본 등을 소재로 한 대형 벽걸이가 대표적이다. 1973년엔 휘트니 비엔날레에 참가했다. 이후 작품에 사회적, 정치적 주제에서 먼 작품에 불만을 품고, 1976년 작가로서의 삶을 포기하고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가르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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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baa Kruger Photo: Timothy Greenfield-Sanders/ Barbara Kruger, Untitled (You are a very special person), 1995, The Broad Art Foundation
 
이 시절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과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의 이론에 영향을 받은 후 카메라를 들고, 사람들과 건축을 담은 사진과 텍스트의 작품집 'Picture/Readings'(1979)을 출간한다. 이후 사진 대신 20세기 중반 미 출판물에서 차용한 이미지에 단어를 콜라쥬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그래픽 디자이너 출신 답게 이미지와 텍스트의 콜라쥬는 아티스트의 정치적, 사회적, 종교적 주제와 섹슈얼리티, 소비주의와 권력, 인종 및 페미니즘에 대한 자기주장을 펼치게 된다. 
 
1989년은 1973 (임신 6개월까지)낙태권 보장 판결(로 대 웨이드, Roe v. Wade)로 미국 내 시위가 한창일 때 바바라 크루거는 출산 자유를 지지하는 워싱턴 여성들의 행진(Women’s March)을 위해 포스터 '무제: 당신의 몸은 전쟁터(Untitled/ Your body is a battleground)'를 제작했다. 한 여성의 얼굴 절반으로 양화(positive)과 음화(negative) 노출로 나뉘어져 있는 파워풀한 이미지다. 그리고, 2022년 6월 연방대법원은 6:3으로 49년전 판결을 뒤집으며, 낙태권이 여성의 결정권이 아니라는 판결을 내리며 후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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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bara Kruger, Untitled (If you're so successful, why do you feel like a fake?), 1987, The Broad Art Foundation 

 
로버트 라우셴버그(Robert Rauschenberg, 1925-2008)는 헝겊, 거울, 박제물, 폐기물 등 오브제를 콜라쥬하는 '콤바인(Combine)' 기법을 썼으며, 리처드 프린스(Richard Prince, 1949- )는 텍스트(Joke 시리즈), 말보로 광고(Cowboy)나 소설 표지, 인스태그램(New Portraits) 사진으로 작업(Re-photography, 재촬영)했고, 강익중(Ik-Joong Kang) 작가는 달항아리와 함께 한글 텍스트가 모자이크 설치작의 주요 모티프다. CB 호요(CB Hoyo), 데이빗 슈리글리(David Shrigley, 후안 유리베(Juan Uribe), 웨인 화이트(Wayne White)도 텍스트 위주로 작업하는 작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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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an-Luc Godard,  '그녀에 대해 알고 있는 두 세가지 것들(Two or Three Things I Know About Her/ 2 ou 3 choses que je sais d'elle, 1967)'

 
 크루거는 프랑스 영화감독 장 뤽 고다르(Jean-Luc Godard, 1930 -2022)의 영향을 받았을까? 고다르는 '그녀에 대해 알고 있는 두 세가지 것들(Two or Three Things I Know About Her/2 ou 3 choses que je sais d'elle, 1967)'에서 텍스트와 빌보드 광고, 그림(로이 리히텐스타인) 등을 삽입하는 영화 콜라쥬와 카메라(관객)을 향한 대사 등 사용한 바 있다. 이 영화는 파리의 가정주부 쥘리엣이 매춘하는 이야기를 통해 돈, 권력, 매춘, 소비문화, 노동, 탈선을 자본주의 사회를 비판한다. 
 
바바라 크루거의 작품은 투명의 확성기를 단 이미지로 다가온다. 차용한 이미징에 강열한 레드, 화이트, 블랙의 활자로 마치 잡지 표지, 포스터, 대형 광고판처럼 레이아웃한다. 크루거는 대중문화에 대한 예리한 비판의식으로 가부장제, 돈, 권력, 신앙, 도덕성, 소비주의 등에 도전해왔다. 그에게 텍스트는 이미지와 작가의 메시지를 강화하는 소통의 도구다. 크루거는 성냥갑 껍질부터 대형 광고판까지, 포토 몽타쥬, 이머시브 스크린과 오디오 설치작으로 목청을 외쳐온 페미니스트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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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bara Kruger, Thinking of You. I Mean Me. I Mean You., MoMA  Photo: Sukie Park/NYCultureBeat

 

MoMA Museum of Modern Art

11 West 53 St.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폐관. 10:30 AM-5:30 PM

티켓: $25(성인), 노인(65세 이상, $18), 학생(풀타임, $14), 16세 이하, 회원(무료)

https://www.moma.org

 

 

*현대미술의 시작과 끝: MoMA 하이라이트

*MoMA 재개관 <1> 더 크게, 더 많이 The Bigger, The More

*MoMA 재개관 <2> 소장품 디스플레이: Themes & Variations 

*MoMA 재개관 <3> 특별전: 여성, 흑인, 남미작가 오마쥬

*MoMA 개개관 <4> 여성작가들의 재발견 Feminists/ Humanists

*MoMA 재개관 <5> 흑인작가 전성시대 #BlackArtistsMatters

*양혜규: 핸들(Haegue Yang: Handles)@MoMA

*쿠바 작가 카르멘 헤레라(Carmen Herrera) 첫 뮤지엄 회고전@휘트니, 2016

*서사적 추상화 여성작가 열전 <5> 카르멘 헤레라(Carmen Herrera), 메트뮤지엄

*엘리오 오이티시카(Hélio Oiticica)@휘트니 뮤지엄, 2017

*메트뮤지엄 루프 가든 아드리안 빌라 로하스(Adrián Villar Rojas), 2017

*브라질 구체미술의 기수 리지아 파페(Lygia Pape) 회고전@메트 브로이어, 2017

*프리다 칼로의 옷장@브루클린 뮤지엄, 2019

*MoMA, Making Space: Women Artists and Postwar Abstraction, 2017

*MoMA Modern 바룸 일요일 BYOB 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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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kie 2022.10.27 10:02
    바바라 크루거를 잘 읽었습니다. 페미니스트를 크루거를 통해 몰랐던 부분을 알게됐습니더. 남녀평등을 주장하는 페미니스트들의 과격한 행동이 때로는 눈쌀이 찌푸려지기도 했는데 크루거를 보니 작가로서도 춤분한 삶과 작품을 통해 페미니즘을 실천한 예술인임을 알았습니다. 크루거의 사진을 보니 긴 곱슬머리에 이목구비가 또렸한 모습이 매력적이네요. 얼굴을 음과양으로 반쪽씩 나누어서 찍은 Your body is battleground를 보고있노라면 이말이 수긍이가서 고개가 끄덕여 집니다. 바바라 크루거은 남녀평등주의자보다는 예술인이라고 하고싶습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