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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병렬/은총의 교실
2023.02.18 14:02
(662) 허병렬: 한국어 지킴이
조회 수 89 댓글 1
은총의 교실 (85) 우리말 게임
한국어 지킴이
한국의 아파트 로고
게임을 시작한다. 여기서는 말 대신 글로 쓴다.
"이중에서 한국말이 몇마디 있는지 찾아내세요. 아침, 학교, 굿모닝, 친구, 니 하오마, 사요나라"
"세 마디"
"다음 문제에요. 화분에 워터를 주자. 밀크 주세요. 숙제를 다 했다. 셀프서비스 하자. 기브 미 첵, 정말 땡큐다"
"한 마디"
"그럼, 나머지는?"
"섞였으니까 한국말이 아니지요."
"그럼, 어느 나라 말일까?"
"..."
한국 내에서는 영어 사용량이 나날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문 국내판에는 제목 중 영어로 된 부분을 한국말로 주석을 단 것도 있다. 인명, 기업명, 상점명, 행사명도 영어가 흔하다. 관광객을 위한 것이라지만 그들이 한글을 읽을 수 없다. 영어 마을, 국제학교 등 영어로 수업을 하는 곳이 많기 때문에 젊은 세대들의 영어 능력이 전반적으로 향상되었음을 인정한다. 그러나, 한국말은 어디로 갔나? 또 이런 경향이 한국문화를 자랑한다는 정신과 일치할까.
그래서 상상력을 편다. 2050년 첫 날은 타임캡슐을 여는 날이다. 캡슐을 묻을 때보다 한국말의 존재가 점차 희미해졌음을 깨달은 한국인들이 깜짝 놀라서 긴급대책을 세웠다. 그것은 '한국말을 수입하자'는 것이다. 그러면 어디서 수입하느냐는 문제가 대두되었고, 드디어 해외에서 생활하고 있는 한인 이민자들한테서 수입하기로 결정되었다고 한다. 이런 현상이 한낱 여름날의 백일몽이길 바란다.
그것을 뒷받침하는 일이 교실에서 벌어진다.
"밀크의 한국말은 우유에요. 우유를 넣어서 말을 만들어 보세요."
"나는 우유가 좋다. 우유는 맛있다. 소가 우유를 준다. 밀크 주세요..."
"다시 고쳐서 말하세요, 우유 주세요라고 말해야지"
"우리 할머니도 밀크라고 말하세요"
"이중에서 한국말이 몇마디 있는지 찾아내세요. 아침, 학교, 굿모닝, 친구, 니 하오마, 사요나라"
"세 마디"
"다음 문제에요. 화분에 워터를 주자. 밀크 주세요. 숙제를 다 했다. 셀프서비스 하자. 기브 미 첵, 정말 땡큐다"
"한 마디"
"그럼, 나머지는?"
"섞였으니까 한국말이 아니지요."
"그럼, 어느 나라 말일까?"
"..."
한국 내에서는 영어 사용량이 나날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문 국내판에는 제목 중 영어로 된 부분을 한국말로 주석을 단 것도 있다. 인명, 기업명, 상점명, 행사명도 영어가 흔하다. 관광객을 위한 것이라지만 그들이 한글을 읽을 수 없다. 영어 마을, 국제학교 등 영어로 수업을 하는 곳이 많기 때문에 젊은 세대들의 영어 능력이 전반적으로 향상되었음을 인정한다. 그러나, 한국말은 어디로 갔나? 또 이런 경향이 한국문화를 자랑한다는 정신과 일치할까.
그래서 상상력을 편다. 2050년 첫 날은 타임캡슐을 여는 날이다. 캡슐을 묻을 때보다 한국말의 존재가 점차 희미해졌음을 깨달은 한국인들이 깜짝 놀라서 긴급대책을 세웠다. 그것은 '한국말을 수입하자'는 것이다. 그러면 어디서 수입하느냐는 문제가 대두되었고, 드디어 해외에서 생활하고 있는 한인 이민자들한테서 수입하기로 결정되었다고 한다. 이런 현상이 한낱 여름날의 백일몽이길 바란다.
그것을 뒷받침하는 일이 교실에서 벌어진다.
"밀크의 한국말은 우유에요. 우유를 넣어서 말을 만들어 보세요."
"나는 우유가 좋다. 우유는 맛있다. 소가 우유를 준다. 밀크 주세요..."
"다시 고쳐서 말하세요, 우유 주세요라고 말해야지"
"우리 할머니도 밀크라고 말하세요"
그래서 우유와 밀크의 싸움이 벌어졌다. 밀크가 이미 한국말이 되었는데 왜 구태여 우유라고 말해야 하는가. 말하자면 밀크는 이미 한국말이 된 영어가 아닌가. 맞다. 문제는 그런 종류의 말이 너무 많아서 완전한 한국어가 드물어가는 현실을 말한다. 또 이민사회 한국학교에서는 어느 말을 가르치는 것이 타당한가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
또 한국말의 토씨(조사) 달기 힘들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영어의 전치사처럼 기억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영어 단어 사이에 한국어토씨만 넣으면 한국어가 되는 것인가.
"먼데이 스쿨에서 아트쇼가 있어요, 엄마, 아빠 플리즈 컴."
"불고기가 베리 딜리셔스야."
"나 레이디스룸에 가."
이런 현황에서 벗어나 한마디라도 한국어로 바르게 표현할 수 있는 습관을 기르고자 한다.
'한국말 지키기'는 국내외가 따로 없다. 한국 내에서 외국어 사용이 범람하고, 해외 이민자들이 거주국 언어만 사용한다면 한국말은 자멸할 것이다. 언어를 잃은 민족은 혼과 마음을 잃는 것이다. 그래서 일본의 한국 식민지 정책은 한국말을 빼앗는 것으로부터 출발하였다. 또한 언어는 문화가 담긴 그릇이다. '사랑방'을 'love+room'으로 해석할 수 없다. 한국 가옥의 특징을 알아야 사랑방의 뜻을 이해할 수 있다.
새 학년이 시작되면 새로운 학부모와 학생을 맞이하게 된다. 이분들에게 두 가지 속담을 선물로 드린다. 첫째, '우물에서 숭늉 찾겠다'이다. 한 학기가 끝나면 별 효과 없다고 학교를 떠난다면 아까운 기회를 놓친다. 둘째 '우물을 파도 한 우물을 파라'이다. 무슨 일이든지 한 가지 일을 끝까지 꾸준히 해야 결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한국말 찾기 게임'은 어린이와 성인 겸용임을 밝힌다.
*"성(城)이랑 궁전이 니 집이야?"…듣기 민망한 아파트 영어 작명 -조선일보-
아크로리버파크(강변정상공원), 아크로힐스(정상언덕), 파크 리젠시(공원·섭정), 하이페리온(빛의 신), 리센츠(강, 중심, 최고·Ricenz)...리슈빌, 휴먼빌, 쉐르빌, 상떼빌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4/10/08/2014100802891.html
허병렬 (Grace B. Huh, 許昞烈)/뉴욕한국학교 이사장
1926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성여자사범학교 본과 졸업 후 동국대학교 국문학과 졸업. 1960년 조지 피바디 티처스칼리지(테네시주)에서 학사, 1969년 뱅크스트릿 에듀케이션칼리지에서 석사학위를 받음. 서울사대부속초등학교, 이화여대 부속 초등학교 교사를 거쳐 1967년부터 뉴욕한인교회 한글학교 교사, 컬럼비아대 한국어과 강사, 퀸즈칼리지(CUNY) 한국어과 강사, 1973년부터 2009년까지 뉴욕한국학교 교장직을 맡았다. '한인교육연구' (재미한인학교협의회 발행) 편집인, 어린이 뮤지컬 '흥부와 놀부'(1981) '심청 뉴욕에 오다'(1998) '나무꾼과 선녀'(2005) 제작, 극본, 연출로 공연했다.
선생님께서 편찮으시다는 소식은 접했지만 문안 한번 못가고 있습니다. 한국어 지킴이의 한사람으로 계속 정진하겠다고 아뢰옵니다.
흥부 놀부, 선녀와 나무꾼을 떠올리면서 선생님의 건강을 위해 기도드립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