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욕타임스 베스트 식당 #29 콜로만(Koloman)

오스트리아의 맛: 비엔나 슈니첼, 갈비 굴라쉬, 애플 스트루덜

 

001.jpg

Berkshire Pork Schnitzel potato salad, lemon, lingonberries at Koloman 

 

맨해튼 한인타운 32스트릿 남쪽을 언제부터인가 노매드(NoMad, North of Madison Square Park)라 부르고 있다. 소호(SoHo, South of Houston Street)이나 트라이베카(Tribeca, Triangle Below Canal), 브루클린  덤보(DUMBO, down under the Manhattan Bridge overpass)처럼 매력있는 이름이다. 6애브뉴에서 렉싱턴애브뉴까지, 31스트릿에서 25스트릿까지 아우르는 노매드엔 부티크 호텔도 많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호텔 안 레스토랑의 운명도 엇갈렸다. 노매드 호텔 안엔 미슐랭 3스타 셰프(일레븐 매디슨 파크) 다니엘 험(Daniel Humm)의 로스트 치킨으로 유명했던 노매드(NoMad), 29스트릿 에이스 호텔 안엔 스타 셰프 에이프릴 블룸필드(April Bloomfield)의 브레슬린(Breslin)도 문을 닫았다. 로비를 바(Bar)로 운영하는 에이스 호텔엔 여행객보다 뉴요커들이 대형 테이블에서 편하게 랩톱을 응시하고 있어서 마치 도서관같다. 이 호텔 브레슬린 자리엔 지난해 가을 오스트리아 전문 레스토랑 콜로만(Koloman)이 들어섰다. 

 

 

IMG_3975.jpg

Koloman, NYC

 

비엔나 커피, 비엔나 소시지, 비엔나 슈니첼... 오스트리아에 가보지 못했지만, 2018년 독일 모젤 지역을 여행하며 독일/오스트리아 음식을 맛보았다.  모차르트, 슈베르트, 하이든의 나라 오스트리아는 어쩐지 음식 문화도 발달한 나라일 것 같다. 뉴욕에서 오스트리아의 맛을 본 적은 있다. yelp.com에 뉴욕 오스트리아 식당을 검색하면 독일, 폴란드 식당과 맥주집까지 20여곳 정도 뜬다. 한국 식당은 100곳이 넘는다. 그러고 보면, 뉴욕에 한국 식당은 부지기수는 얼마나 다행인가.      

 

카네기홀 인근의 미슐랭 1스타 레스토랑 시즈널(Seasonal)은 에스터 로더 가문의 아트 콜렉터로 메트뮤지엄에 입체파 작품 78점을 기부한 로날드 라우더도 식사하는 것을 목격했던 곳인데, 문을 닫아버렸다. 오스트리아 대사였던 로날드 라우더가 설립한 독일-오스트리아 전문 미술관 노이에 갤러리(Neue Galerie)의 카페 사바르스키(Café Sabarsky)가 오스트리아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3월의 어느날 친구와 콜로만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다. 저녁 메뉴보다 선택의 폭이 좁지만, 우리가 좋아하는 비엔나 슈니첼과 굴라쉬를 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언제나 런치는 디너보다 저렴하다. 봄꽃 내음이 향긋한 꽃집 거리 28스트릿를 지나 에이스 호텔로 향했다.

 

콜로만은 오스트리아 아르누보 미술가 콜로만 모저(Koloman Moser, 1868-1918)의 이름을 땄다. 구스타프 클림트, 요제프 호프만과 함께 전통예술에 반발한 비엔나 분리파(Wiener Secession)에서 활동한 모저는 아르누보와 벽지 디자인으로도 유명했는데, 육중한 칼럼이 많은 콜로만 인테리어의 벽이 그에게 오마쥬를 표하는듯 하다. 바의 시계 모티프 인테리어가 매력적이다. 

 

 

A Lunch at Koloman,The Ace Hotel 

 

IMG_3987.jpg

#식전 빵 호박씨 포카치아 Warm Pumpkin Seed Focaccia 

이웃에 있던 노매드(Nomad)는 트러플(송로버섯), 푸아그라(거위간)가 들어간 로스트 치킨 못지 않게 대나무재, 로즈마리, 세이지를 넣고 구워낸 검은 빵 뱀부애쉬 포카치아(bamboo ash focaccia)가 일품이었다. 콜로만에선 호박씨가 들어간 포카치아를 호박씨가 깔린 나무 상자에 내왔다. 뱀부애쉬 포카치아 만큼의 특별한 맛은 아니었다. 

 

 

IMG_3996.jpg

#비엔나 슈니첼(Wiener schnitzel) Berkshire Pork Schnitzel 

오스트리아의 국가 대표 음식. 비엔나 슈니첼은 송아지 고기에 빵가루를 입혀 튀긴 커틀렛이다. 그러나 독일과 원조에 대한 분쟁이 있다. 이탈리아의 밀라노는 송아지 어깨살을 사용한 코톨레타(Cotoletta alla Milanese)가 유명하다. 1831년 독일 요리책에 처음 등장하는데, 합스부르크 왕가의 요제프 폰 라데츠가 1857년 이탈리아에서 레시피를 입수해 비엔나로 가져갔다는 설이 있다. 두 나라에서 슈니첼은 반드시 송아지 고기를 써야 하며, 기타 고기로 만들 땐 "Schnitzel Viennese style"이나 고기명을 별도로 표기한다. 

 

오스트리아와 독일 뿐 아니라 유럽과 남미, 일본과 한국 등 여러나라에서 고기 커틀렛을 먹고 있다. 일본에선 19세기 메이지 시대 도쿄 긴자의 연와정(煉瓦亭, 렌가테이)에서 돈까스(豚カツ)를 만들어 제공하기 시작했다.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총리와 식사한 곳이 돈까스 원조 렌가테이였다. 슈니첼은 송아지 고기를 4mm의 두께로 썰어 망치로 두드려 얇게 편 후 소금에 절여 밀가루, 달걀, 빵가루에 굴려 튀겨낸다. 레몬 한 조각이 얹어 나오며, 감자 샐러드와 제공된다. 

 

안타깝게도 콜로만에선 디너 메뉴에만 공식 슈니첼(Schnitzel “Viennoise”)을 내놓고, 런치엔 버크셔 돼지고기 슈니첼(Berkshire Pork Schnitzel), 즉 돈까스를 제공했다. 버크셔산 흑돼지는 일반 돼지보다 고소하고, 부드럽고, 육집이 풍부하다고 한다. 바삭하고, 고소하고, 감칠맛이 좋았다. 스칸디나비아인들이 즐기는 링고베리 소스가 함께 나왔다.   

 

 

IMG_3999.jpg

#갈비 굴라쉬 (Short Rib Goulash) 

소고기에 양배추, 감자, 양파, 당근, 콩, 토마토 등 야채와 파프리카를 넣고 조린 매콤한 굴라쉬(Gulyás)는 원래 헝가리 음식으로 알고 있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1867-1918) 시대가 있었으니 만큼 서로 음식문화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추측한다. 오래 전 맨해튼 어퍼이스트사이드 2애브뉴의 헝가리 식당 메코(Mocca)에서 처음 맛보았는데 얼큰한 육개장같았고, 매운 맛을 좋아하는 것에 친근감이 느껴졌다. 헝가리인들이 중앙아시아의 기마민족 훈족(Huns)의 후손이라고 한다. 모카는 폐업했다. 2017년 헝가리 대사관에서 열린 와인 토카이(Tokai)와 퍼민트(Furmint) 시음회가 참가한 적이 있다. 

 

굴라쉬는 헝가리어로 목동이라 뜻이라고 한다. 시골에서 양치던 사람들이 해먹던 음식으로 햇볕에 건조시킨 소고기, 송아지, 돼지, 양고기 등을 두루 사용했다. 오스트리아, 체코, 폴란드, 우크라이나와 오스만 체국 시절 헝가리를 지배했던 터키에서도 즐겨 먹는 음식이다. 매콤한 맛을 순화하기 위해 사워크림 테이푈(tejföl)이나 미니 파스타을 넣기도 한다. 헝가리에서 넣는 파스타는 미니 달걀누들 치페트케(csipetke, 손톱 크기 조각을 꼬집어 만든 수제비)이다. 콜로만에선 갈비로 조리했고, 독일식 미니 수제비로 버터를 발라 마카로니보다 부드러운 스패츨(spätzle)이 나왔다. 그래서 육개장보다 매운 갈비찜같지만 단맛은 없었다.  

 

 

IMG_4007.jpg

#애플 스트루덜 Viennese Apple Strudel 

애플 스트루덜(Apfelstrudel)은 오스트리아, 독일, 체코, 북부 이탈리아, 슬로베니아 등지에서 인기 있는 사과 파이다. 독일어로 스트루델(strudel)은 소용돌이를 뜻하며, 사과 설탕 조림을 얇은 반죽에 김밥 말듯 돌려 구워낸다. 

 

기원은 터키 오스만 제국(Ottoman Empire)이 유럽으로 확장하면서 살구, 아몬드와 함께 바클라바(baklava, 견과류와 꿀을 넣은 페이스트리)가 헝가리를 통해 오스트리아로 전해져 사과를 넣은 페이스트리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곁들여 제공된다. 이제까지 먹어본 애플 스트루덜 중에는 브루클린 피터 루거 스테이크하우스(Peter Luger Steakhouse)의 애플 스트루덜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IMG_3982.jpg

 

콜로만의 셰프는 오스트리아 출신 마커스 글로커(Markus Glocker)이며, 와인 디렉터는 르 베르나르댕 출신 카챠 샤르나글(Katja Scharnagl)이 맡고 있다. 샤르나글씨는 굴라슈에 화이트 와인도 어울린다고 추천했다. 와인은 화이트, 레드 모두 버건디(부르고뉴) Bourgogne, "Bedeau" Frederic Cossard, 2020와 Bourgongne, Armand Heitz, France, 2020 $22를 곁들였다. 

 

에이스 호텔 로비로 통하는 두툼한 커튼이 설치되어 로비 화장실을 이용하게끔 되어 있다. 때문에 우리가 앉은 테이블에선 커튼 사이로 우풍이 들어오고 소음이 약간 거슬렸다. 

 

 

IMG_4010.jpg

Koloman, The Ace Hotel

16 West 29th St.

212 790 8970

https://kolomanrestaurant.com/menu

 

*리슬링 명산지 모젤강변의 고요한 마을 트리텐하임(Trittenheim)

https://www.nyculturebeat.com/?mid=Travel2&document_srl=4042242

 

*카네기홀-시티센터 인근 먹거리 가이드 <2> 우아한 맛집: 밀로스, 피트로시안, 시즈널, 베누아

https://www.nyculturebeat.com/?mid=FoodDrink2&document_srl=3510986

 

*노매드 로스트 치킨의 맛, 2012

https://www.nyculturebeat.com/?mid=FoodDrink2&document_srl=1296811

 

*디저트 와인 토카이에 이은 히트작, 퍼민트 헝가리 와인 테이스팅, 2017

https://www.nyculturebeat.com/?mid=FoodDrink2&document_srl=3564592

 

profile
© NYCultureBeat.com | Big Apple, Small Bites: Across the City

All rights reserved. Any stories of this site may be used for your personal, non-commercial use. You agree not to modify, reproduce, retransmit, distribute, disseminate, sell, publish, broadcast or circulate any material without the written permission of NYCultureBeat.com.

?
  • sukie 2023.04.08 17:44
    오스트리아에 갔을때 가이드가 음식 설명은 전혀 안하고 모차르트만 설명을 했습니다. 수제 초콜렛과 모차르트의 얼굴이 그려진 초콜렛을 사서 맛보라고 해서 사서 먹었습니다. 덜 달고 미국 생산 초콜렛보다 맛이 미밋해서 별것 아니네 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오스트리아 음식도 대단하네요. 고기와 야채를 잘 배합해서, 건강에 좋은 음식을 만드네요. 식기도 고급스럽고 접시에 음식도 예쁘게 담아서 예술을 감상하면서 먹는 기분을 냅니다. 비엔나 소시지는 캔에 든걸 따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비엔나 커피도 초콜렛 가루맛 비슷해서 숟가락으로 퍼먹었습니다. 오스트리아 음식도 한번 맛을 보고싶어요.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