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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7) 강익중: 봄의 발라드
詩 아닌 詩 (68) 봄의 발라드 Ballards of Spring
Ik-Joong Kang, Untitled 4-4-2, 2023, 6 x 6 in, Digitally Printed Image on Paper
봄
얼었던 땅들이 녹기 시작한다는 것만으로도
숨통이 트인다
움츠렸던 나무들이 기지개를 편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놓인다
떠났던 봄이 다시 돌아온다는 것만으로도
산다는 게 살만하다
Ik-Joong Kang, Untitled 4-4-3, 2023, 6 x 6 in, Digitally Printed Image on Paper
봄비
이 비가
느닷없이
전쟁처럼 내리면
천둥과 번개는 덤
산과 들은 입술을 꽉 깨물고
가만히 온몸으로 받는다
이 비가
그러다가
평화처럼 멈추면
햇살과 바람은 덤
산과 들은 다시 서로를 보듬고
봄꽃을 활짝 피우고 만다
Ik-Joong Kang, Untitled 4-4-1, 2023, 6 x 6 in, Digitally Printed Image on Paper
봄이 되면 졸린 이유
햇살에 눈을 찡그려서다
봄의 유혹에 빠지지 말고 눈 감으라는 거다
부질없는 세상 뉴스 멀리하라는 얘기다
아지랑이가 흔들리며 최면을 걸어서다
바람이 같이 자자고 꼬시는 거다
커피 석 잔에 잠을 설쳐 그런 거다
겨우내 봄나물을 눈 빠지게 기다려서다
나이 들면 다 그런 거다
*강익중씨 런던 템즈강에 '꿈의 섬(Floating Dreams)' 설치
*An Interview with Ik-Joong Kang, Inside Korea(The New York Times)
산과들은 다시 서로를 보듬고~ ---보듬고 넘 좋아요.
봄을 만끽하러 뉴왁에 위치한 브런치 브룩 파크에 놀러갔습니다. 벛꽃이 활짝 만개해서 나를 반겼습니다. 분수가 치솟는 호수가를 걷고 또 걸었습니다. 강 작가님의 산과 들은 다시 서로를 보듬고란 귀절이 생각나서 높은 하늘과 넓게 펼쳐진 잔디를 보면서 이둘도 서로를 보듬는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