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보다 심오한 뮤지컬 '타이타닉(Titanic, the Musical)' (11/4, 8) 미 700개 극장 상영 ★★★★
"Titanic, The Musical" Movie ★★★★
1997년 할리우드 영화 '타이타닉'에 앞서 세계 초연
11월 4일, 8일 미 700여개 영화관서 특별 상영회
*"Titanic the Musical" Movie Trailer
https://youtu.be/BuErhaDpRDI
1997년 12월 19일, 할리우드의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영화 '타이타닉(Titanic)'이 미 전역에 개봉됐다. '타이타닉'은 1912년 4월 15일 북대서양에서 침몰해 1500여명의 사망자를 냈던 여객선 타이타닉호의 재난을 허구의 로맨스로 포장해 흥행에서 당시 역사상 최고의 수익을 거둔 영화가 됐다. 레오나르도 디 카프리오는 스타로 탄생했다. 뿐만 아니라 제 70회 아카데미상 14개 부문 후보에 올라 11개 부문상을 휩쓸었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오스카 시상식 무대에 올라 "나는 세상의 왕이다(I'm the King of the world!)"라고 외쳤다.
한편, 이보다 8개월 앞선 1997년 4월 23일, 뉴욕 브로드웨이 룬트-폰테인 시어터에선 뮤지컬 '타이타닉'이 초연됐다. 모리 예스톤(Maury Yeston)이 작사, 작곡, 피터 스톤이 대본, 리처드 존스가 연출한 이 뮤지컬엔 허구의 로맨스를 거세했다. 대신 다양한 계층의 승객들과 선원, 그리고 선장의 이야기를 그리며, 계급사회, 인간애와 죽음에 대해 탐구한 작품이다. 뮤지컬 '타이타닉'은 토니상 최우수 뮤지컬, 작곡, 대본, 무대디자인 및 오케스트레이션 등 5개 부문상을 수상했으며, 804회 공연 후 막을 내렸다. 이후 한국(2017년)을 비롯, 일본,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 체코,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에서도 공연됐다.
"Titanic the Musical" Movie
영화는 복제 예술로 동시에 세계의 영화관과 요즘엔 스트림으로 상영할 수 있는 복제예술이며, 연극/뮤지컬은 매 공연마다 호흡이 달라질 수 있는 라이브 예술이다. 하지만, 뮤지컬이나 콘서트를 담은 영화는 복제가 가능하다. 뮤지컬 '타이타닉'이 11월 4일과 8일 미국 내 700개 영화관에서 상영된다. Fathom Events가 브로드웨이 초연 26주년, 런던 웨스트엔드 초연 10주년을 맞아 기획한 이 상영회는 할리우드의 솜사탕같은 러브 스토리 '타이타닉' 대신 인간애와 실존 문제를 탐구한 진지한 뮤지컬 '타이타닉'을 감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Titanic the Musical" Movie
뮤지컬 '타이타닉'은 가난한 화가 잭과 약혼자가 있는 1등실 승객 로즈의 러브 스토리 대신 실제 탑승했던 승객들의 한명한명의 열망과 꿈에 포커스를 맞추었다. 초호화판 여객선 타이타닉호는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Snowpiercer, 2013)'처럼 계급이 나누어진 사회의 축소판이다.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배에 오른 3등실 승객, 상류층을 모방하며 여유롭게 살기를 꿈꾸는 2등실 승객, 그리고 특권을 지속하고 싶은 1등실 승객들이 어우러져 있다가 뜻밖의 빙산을 만나게 된다. 승객, 선원, 선장, 그리고 타이타닉 설계자는 죽음을 앞두고 불안에 휩싸인다. 음악은 브로드웨이 뮤지컬 특유의 명랑한 톤 대신 체임버 앙상블이 연주하는 암울한 음조가 위기감을 배가 시킨다.
"Titanic the Musical" Movie
막대한 제작비에 특수효과를 쓰는 할리우드와 달리 브로드웨이 뮤지컬에서는 제작비는 물론, 특수효과도 장면전환도 자유롭지 못하다. 뮤지컬 '타이타닉'엔 거대한 대서양의 물결과 스펙터클한 침몰 장면도, 스타급 주연도, 셀린 디옹의 주제가 "My Heart Will Go On"도 없다. 무대엔 2층칸으로 나뉘어진 여객선 세트 단 하나뿐이다. 이곳에서 다양한 인간군상이 어우러져 있다가 무대 밖의 무시무시한 공포-빙산과 침몰 앞에서 무력해진다.
"Titanic the Musical" Movie
영화로 보는 뮤지컬 '타이타닉'에선 카메라가 크레인을 타고 자유자재로 유영하면서 각 배우들의 연기, 그 디테일을 포착한다. 덕분에 인간애가 넘치는 캐릭터들이 보다 더 친밀하게 다가온다. 마지막 장면에 사망자 명단 앞에 선 희생자들의 이미지는 파워풀하다. 할리우드식 엔딩이 아님이 얼마나 다행인가?
10월 30일 AMC 엠파이어25에서 열린 언론 시사회에서 저지시티 출신 뮤지컬 작곡가 모리 예스톤(가운데)이 작품 의도를 설명했다.
뮤지컬 '타이타닉'에서 계급사회에 묶여있던 사람들을 실은 거대한 여객선 빙산에 부딪혀 침몰되고 만다. 여객선은 디스토피아이며, 빙산은 낭만주의에 빠졌던 인간사회에 보낸 경고의 메시지였을까? 뮤지컬 '타이타닉'은 단순한 재난 이야기가 아니라 사회의 부조리와 실존 문제를 탐구한 진지한 뮤지컬이다. 4일과 8일 맨해튼 타임스퀘어 AMC25를 비롯, 미 700여개 영화관에서 상영된다. 2시간 15분(인터미션 10분).
https://www.fathomevents.com/events/Titanic-the-Musical
"Titanic the Musical" Mov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