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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01 23:19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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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전망대
Empire State Building Observatory
에펠탑 위, 몽마르트사원, 관람차 런던아이(London Eye), 남산타워…
누구라도 도시를 관광할 때는 그 도시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에 오르고 싶어한다.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ESB, Empire State Building)은 그래서 관광객의 필수코스다.
ESB는 전망만 멋진 것이 아니다. 아르데코(Art Deco) 양식으로 지어진 이 건축예술의 걸작은 할리우드 영화의 인기 촬영지였으며, 심지어는 킹콩조차도 연인을 그리워하며 가슴을 치던 곳이다.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86층의 전망대. 연인들이 키스를 나누고 싶어하는 곳이기도 하다.
멕 라이언과 톰 행크스가 주연한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Sleepless in Seattle)’(1993)의 마지막 장면은 바로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전망대다.
밸런타인스 데이 밤, 애니(멕 라이언)는 문 닫은 전망대에 오르기 위해 경비원에게 “누군가 기다리고 있을지 몰라요”라고 애처로워한다. 영화 대사를 기억한 경비원은 “케리 그란트 말이예요? 아내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죠”하며 들여보낸다. 샘(톰 행크스)는 아들 조나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고, 샐리는 전망대에 오른다.
시애틀에 사는 부자와 발티모어에 사는 여인이 ESB 전망대에서 만난다.
아무도 없는 전망대 망원경 옆엔 테디베어와 백팩이 놓여있다. 부자는 가방을 찾아 전망대로 다시 올라오고, 시애틀의 샘과 볼티모어의 애니는 토크쇼를 통해 알게된 후 영화 끝에서야 상봉한다.
“당신인가요?”
”당신이군요.”
이들은 손을 잡고 아르데코 문양에 빛나는 엘리베이터를 탄다. 상투적인 할리우드 엔딩의 키스 대신 손을 잡는 것이 더 로맨틱하고, 현실적이다.
케리 그란트와 데보라 커도 엠파이어 커플이었다. 영화 ‘정사(An Affair to Remember, 1957)’에서도 전망대가 배경으로 등장한다.
사랑에 빠진 남녀는 6개월 후 서로의 관계를 정리하게되면, ESB 102층 전망대에서 만나자고 제안한다. 그러나, 교통사고가 렁데부를 방해한다. ‘정사’는 1994년 실제 부부인 워렌 비티와 아네트 베닝 주연으로 리메이크되기도 했다.
록펠러센터 전망대 '톱 오브 더 록'에서는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의 전망이 보너스다.
2010년 전망대에 오른 이가 400여만명, 수입은 약 6000만달러. 한인타운 인근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ESB). 뉴욕의 상징이자, 자존심이다.
이름은 뉴욕주의 별명인 ‘엠파이어 스테이트’에서 따왔다. 뉴요커들이 자동차 여행에서 돌아오면서 저 멀리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을 보면, ‘이제 집에 왔구나’하는 평안감이 몰려온다고.
독립기념일 불꽃놀이에 근사한 병풍을 제공하는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Photo: Macy's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의 건축 양식
ESB는 아르데코 건축 양식의 백미다. 1931년부터 40년간 세계 최고의 빌딩의 위치에 있었던 ESB가 뉴욕 아르데코의 왕이라면, 반짝반짝 빛나는 왕관을 쓴듯한 크라이슬러 빌딩은 왕비라고 부르고 싶다.
아르데코는 고대 이집트 미술, 독일의 표현주의, 피카소의 큐비즘, 페르낭 레제의 기계미학 등에서 영향을 받아 동심원과 지그재그 등 기하학적 문양이 어우러진 디자인이 특징이다. 전망대까지 오르지 않아도 로비의 엘리베이터와 빌딩 모형, 로고에서 아르데코의 전형을 볼 수 있다.
1931년 건립과 함께 당시 뉴욕에서 가장 높았던 크라이슬러 빌딩으로부터 뉴욕 최고(1454피트) 빌딩의 자리를 뺐아왔다. 엠파이어의 독주는 71년 월드트레이드센터(WTC)가 세워질 때까지 40여년간 지속됐다. 9•11 테러 이후 WTC의 트윈타워가 사라지면서 ESB은 시카고의 시어즈타워(1733피트)와 함께 미국의 상징으로 자리잡고 있다.
미국의 경제가 대공황에 휘청거릴 무렵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의 건설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을 건설하겠다는 야심과 자부심이 뭉쳐져 건설됐다. 공황의 밑바닥에서 하늘로 치솟으려는 욕망은 미국의 흐트러진 경제를 복구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었다.
1920년대 뉴욕은 고층 건물을 경쟁적으로 건설하는데 박차를 가했다. H. 크레이드 세버런스 맨해튼 컴퍼니 빌딩에 이어 크라이슬러 빌딩의 첨탑이 치솟았다. 장식이 가미된 건축양식인 아르데코 빌딩이 전성기를 누릴 이즈음 엠파이어는 13개월만에 기적적으로 탄생하게 된다.
37스트릿 스트랜드호텔 루프탑에서 본 ESB. SP
사실상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건축은 공황기 두 자동차회사 회장의 경쟁심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월터 크라이슬러의 크라이슬러 빌딩과 GM 창립자 존 제이콥 라스콥은 '누가 더 높은 빌딩의 주인이 되느냐'에 촉각을 곤두세우기 시작한다.
아르데코의 백미 엠파이어스테이트와 크라이슬러.
미국이 대공황에 신음할 즈음 존 제이콥 라스콥 피에르 듀 퐁트 외 재계 인사들은 크라이슬러를 능가할 빌딩 건립을 구상했다. 이들은 34스트릿과 5애브뉴가 미드타운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1928년 월도프아스토리아 호텔을 200만 달러에 매입한다. 이후 엠파이어스테이트 주식회사를 설립, 전 뉴욕주지사이자 대통령 후보인 알프레드 스미스를 '얼굴마담용' 회장으로 모셔왔다.
1932년 ESB 인부들.
1930년 1월22일 엠파이어 공사를 위한 굴착공사가 시작됐다. 슈레브 램 앤 하몬 건축회사 소속 윌리엄 램의 지휘로 인부들이 빌딩공사에 착수했다. 공황기에 튼튼한 육체의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뉴욕으로 몰려왔다.
서부에서 캐나다에서 3000여명의 인부가 이 기적의 공사에 가담하게 된다. 이들은 1주일에 4층씩 쌓아 올라갔다. 최고층 빌딩을 건설하는 중 인명 피해도 많았다. 엠파이어 공사 중 사고로 사망한 인부가 40~60여명이라는 소문이 나돌았지만 빌딩 측은 단 6명이 생명을 잃었다고 공식화했다.
32스트릿 한인타운에 인접한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의 위용.
1931년 5월1일, 드디어 후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스위치를 누르면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조명은 커지고 빌딩이 문을 연다. 아르데코의 우아함과 고전적인 균형미를 갖춘 ESB은 뉴요커는 물론 공황으로 울적했던 미국인들의 자존심을 회복시켰다.
크라이슬러의 화려한 여성미에 비할 때 엠파이어는 위용있는 남성미를 한껏 과시했다. 엠파이어는 세계 최초의 100층 이상 건물이 되었고 41년간 세계 최고의 건물 챔피온으로 위용을 떨쳐오다가 1971년 세계무역센터 빌딩에 의해 왕좌를 빼앗겼다. 9.11 이후 다시 뉴욕 최고의 건물 시카고 시어즈 타워에 이어 미국에서 두번째 높은 빌딩으로 복귀했다.
SP
ESB 계단 뛰어 오르기 대회
계단오르기 대회. Photo: NYRR
전망대가 있는 86층까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는 데는 45초 걸린다.
매년 2월 로비에서 전망대까지 총 1576개의 계단 오르기 대회 ‘The Empire State Building Run Up’이 열린다. 2013년 대회일은 2월 5일이다. 지난해엔 독일 출신 토마스 돌드(Thomas Dold)가 10분 28초의 기록을 세우면서 7년 연속 우승했다. 대회 신기록은 호주 출신 폴 크레이크(Paul Crake)가 세운 9분 33초. 크레이크는 2006년 자전거 사고 이후 출전하지 않는다. 또, 밸런타인스 데이엔 특별히 선정된 14쌍이 EBS에서 웨딩마치를 올리고 있다.
전망대 관람 가이드
숫자로 본 Empire State Building
▶높이: 1454피트 ▶공사 기간: 1년 45일 ▶공사 비용: 2471만8000달러(땅값 제외) ▶단층 면적: 7만9288평방피트(약 2에이커)
▶층수: 103 ▶계단: 1860개 ▶무게: 36만5000톤 ▶창문: 6500개 ▶엘리베이터: 73개(속도는 1분당 600∼1000ft)
▶세계 최고빌딩 유지 기간: 1931년(이전/크라이슬러)∼1973년(이후/월드트레이드센터) ▶쓰레기: 매월 100톤
▶빌딩관리 직원: 250명.
Empire State Building 조명의 수수께끼
SP
빨강, 파랑, 하양, 주황, 자주, 분홍… 밤이면 밤마다 타워의 변모하는 색색 조명은 엠파이어의 미스테리를 더한다.
미국의 생일인 7월4일 독립기념일엔 블루•레드•화이트의 성조기 색이 불꽃놀이와 함께 뉴욕의 밤 하늘을 수놓는다. 뉴욕 양키스가 우승하는 날이면 유니폼의 상징색인 블루와 화이트 조명으로 뉴요커들과 자축한다. 할러데이 시즌의 조명도 흥미롭다. 기독교의 명절인 크리스마스의 컬러는 레드와 그린이다. 유대인 명절 하누카의 상징색은 블루와 화이트다. 비슷한 시기에 겹치는 명절에 중용을 지키기 위해 ESB은 동서남북의 조명을 공평하게 나누어 쏘아댄다.
ESB의 변화무쌍한 색색의 불빛에는 이유가 있다. TV가 발명되기 전, 1932년 11월 프랭클린 D. 루즈벨트가 미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이 뉴스를 알리기 위해 바로 당시 세계 최고(最高) 빌딩인 ESB의 꼭대기에서 봉화와 같은 서치라이트를 사용, 50마일 바깥까지 전달됐다.
톱 오브 더 록에서 본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1956년 돌아가는 봉화 ‘자유의 불빛(Freedom Lights)’이 설치돼 입국을 환영함과 동시에 미국인들의 기회와 희망, 그리고 평화를 상징하는 불빛이 된다. 1964년 4월 꼭대기의 30층에 새로운 플러드 라이트을 사용해 ESB를 뉴욕 밤 하늘의 랜드마크로 만들면서 뉴욕 세계박람회의 시작을 환영했다.
1976년에 와서 컬러 조명이 등장한다. 미 건국 2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성조기 색깔인 레드, 블루, 화이트가 사용된다. 이후로 ESB의 조명은 세계적으로 유명해졌고, 국경일이나 뉴요커들에게 큰 의미가 있는 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색색의 조명이 도입되고 불을 밝히게 된다.
ESB 타워의 상•중•하 세가지 섹션의 불빛을 바꾸기 위해 4명의 전기기사가 올라가 작업하는데, 짓궂은 날씨에는 최고 6시간이 걸렸다.
해가 질 무렵 한 사무실에서 이들이 작업하는 걸 볼 기회가 있었다. 하이테크 시대에 뉴욕의 상징인 ESB가 수작업으로 하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상•중•하에 모두 켤 수 있는 조명은 레드•블루•옐로•그린•화이트의 5가지 색이다. 상•중에는 오렌지•핑크•퍼플색 조명이 가능하다. 해마다 ESB는 밸런타인스데이(레드•핑크•화이트), 세인트 패트릭스 데이(그린•그린•그린), 부활절(그린•핑크•옐로), 크리스마스(레드•그린•그린) 등 할러데이에 축하하는 불빛을 품어낸다.
컬럼버스데이에는 탐험가 크리스토퍼 컬럼버스의 출신국인 이탈리아의 국기 색깔인 그린•화이트•레드의 조명이, 10월31일 핼로윈데이에는 ‘잭 오 랜턴(호박등)’을 상징하는 오렌지•블랙•화이트의 ESB 조명 아래에서 핼로윈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LED 조명의 다양한 색채. 2012 대선 결과를 ESB가 조명으로 알렸다. Photo: CNN
마침내 2012년 11월 ESB도 디지털화했다. LED 조명 덕분에 1600만 가지에 달하는 다양한 컬러로 춤추듯이 조명이 바뀌고 있다. 매일 오후 5시부터 정각에 미니 조명쇼가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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