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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법자' 시리즈,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미션' '시네마 천국'의 거장

다큐멘터리 '엔니오(ENNIO, ★★★★)' 2/9 필름포럼 개봉

 

주세페 토르나토레 연출 '시네마 음악 천국(Cinema Music Paradi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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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니오 모리코네 다큐 '엔니오' 포스터/ '무법자' 시리즈/ '원스 어폰어 타임 인 아메리카'/ '미션'/ '시네마 천국' 포스터

 

영화에서 음악은 장면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인물의 감정을 전달하며, 관객의 눈물까지 자아낸다. 세계 영화사에서 가장 많은 명곡으로 사랑받아온 작곡가 중 한명은 단연 이탈리아의 엔니오 모리코네(Ennio Morricone, 1928-2020, 91세)일 것이다. 필자가 1990년대 초 KBS-2FM의 '영화음악실' 대본 작가(이규원, 채시라 진행)로 일하면서 종종 틀었던 음악이 모리코네의 곡들이었다. 

 

그는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1881-1973, 91세)처럼 장수하며 여러 장르를 실험했다. 영화음악만 400여곡을 비롯, 연극, 대중음악, 뮤지컬, TV, 국제적 이벤트, 그리고 비디오 게임까지 와이드 스펙트럼으로 500여곡을 남겼다. 

 

 

 

모리코네가 음악을 맡았던 '시네마 천국(Cinema Paradiso, 1988)'의 주세페 토르나토레(Giuseppe Tornatore) 감독이 연출한 다큐멘터리 '엔니오(Ennio, 2020)'가 2월 9일 뒤늦게 맨해튼 필름포럼(Film Forum, 209 West Houston St.)에서 개봉된다. 2월 23일엔 LA 레믈노호(Laemmle NoHo)에서 개봉된 후 대도시로 확대 상영될 예정이다. 

 

상영시간이 156분에 달하는 '엔니오'는 '시네마 음악 천국(Cinema Music Paradiso)'이라 불러도 좋을 것이다. 서부극 '황야의 무법자'에서 '미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시네마 천국'까지 모리코네의 삶과 음악성에서 야망과 좌절까지 삶과 예술이 모자이크로 펼쳐진다.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타비아니 형제, 올리버 스톤, 퀜틴 타란티노, 왕가위 감독에서 존 윌리엄스와 한스 짐머 등 영화음악가, 퀸시 존스, 브루스 스프링스틴, 팻 메스니, 존 바에즈 등까지 모리코네 예찬가들이 등장한다.  

 

 

Ennio Morricone - The Best of Ennio Morricone - Greatest Hits <YouTube>

 

로마에서 트럼펫 연주자의 아들로 태어난 엔니오(이탈리아어로 '운명'이라는 뜻) 모리코네는 산타 체칠리아 국립음악원에서 현대음악 거장 고프레도 페트라시(Goffredo Petrassi)를 작곡을 배웠고, 아방가르드 그룹에서도 활동하며 즉흥연주와 비음악적 사운드를 도입했다. 그러나, 생계를 위해 폴 앵카 등 대중 가수들의 노래를 편곡해주고, 영화음악계에 뛰어들면서 클래식 음악계 동료들로부터 비난받았다. 가명을 쓰며 활동했던 것도 그런 이유다. 

 

모리코네는 또한 미 영화아카데미에서도 외면을 받은 아웃사이더였다. 그러다가 뒤늦게 2017년 퀜틴 타란티노 감독의 '헤이트풀 에잇(The Hateful Eight)으로 오스카를 품에 안았다. 2020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오스카 4개 부문을 석권하며 아카데미가 아웃사이더들에게 문을 열기 시작한 해 7월 '영화 음악계의 모차르트' 모리코네는 눈을 감았다.  

 

 

Ennio Morricone - Sergio Leone Greatest Western Music of All Time <YouTube>

 

영화음악가로서 엔니오 모리코네가 성공을 거둔 것은 훗날 영화계에서 만난 초등학교 동창인 스파게티 웨스턴(Spaghetti Western, 마카로니 웨스턴:  1960-70년대 이탈리아에서 제작된 미국의 서부개척시대를 다루는 저예산 영화들)의 명장 세르지오 레오네(Sergio Leone, 1929-1989) 감독을 만나면서다. 레오네와 콤비로 '무법자' 3부작 시리즈(The Dollars Trilogy: 황야의 무법자(A Fistful of Dollars, 1964), 석양의 건맨(For a Few Dollars More, 1965), 석양의 무법자(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1966))에서 불후의 명곡들을 작곡했다.

 

모리코네는 하모니카, 전기기타, 트럼펫, 전자 오르간, 합창, 오카리나에서 휘파람, 샤우팅, 채찍과 코요테 소리까지 동원해서 실험적이면서도 오페라를 방불케하는 웅장한 음악으로 서부극을 채색했다. 다큐멘터리 '엔니오'에서 가수 브루스 스프링스틴은 "'황야의 무법자' 음악을 들은 후 곧장 달려 나가서 음반을 샀다. 최초로 구입한 영화음악 레코드였다"고 말한다.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은 모리코네를 시나리오 작가처럼 대우했으며, 모리코네는 촬영 전 영화음악을 대부분 완성했다. 그래서 레오네는 모니코네의 음악을 스피커를 통해 틀어놓고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TV 서부극 '로하이드(Rawhide)'에 출연하던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레오네의 서부극 시리즈에 출연하면서 망토입은 고독한 무법자 캐릭터로 스타덤에 올랐다. 모리코네의 음악이 그의 스타성을 더욱 부각시킨 것은 물론이다.  

 

*예전에 MBC-TV '출발! 비디오 여행' 대본을 쓸 때 조연출이 방송 제작용으로 편집한 비디오테이프를 집에 가져다주었는데, 한밤중에 뮤직비디오처럼 편집한 '석양의 무법자(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1966)'를 보면서 머리카락까지 오싹하게 만드는 영화음악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모리코네는 레오네 감독의 아메리칸 드림 서사극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Once Upon a Time in Americam, 1982)'로 다시 불후의 명곡들을 지어냈다. 그러나, 4시간 29분에 달하는 영화는 미국의 배급사가 90여분을 축소하며 재편집으로 상업적인 실패를 거두게 된다. 특히 팬플루트를 사용한 테마곡 'Cockeye's song'와 어린 제니퍼 코넬리가 등장하는 '데보라의 테마(Deborah's Theme)'가 영혼을 울리며 사랑을 받았다.   

 

이후 영국의 롤랑 조페 감독이 메거폰을 잡은 예수회 선교사와 남이 원주민의 이야기를 다룬 '미션(The Mission, 1986)'은 영화 자체보다 테마 "지상에서도 천국에서와 같이 (On Earth as it is in Heaven)"와 "가브리엘의 오보에 (Gabriel's Oboe)"가 더욱 유명해졌다. 원주민의 봉고 리듬과 유럽의 클래식 화성의 대립, 합창과 오케스트라로 웅장하게 펼쳐진 선율은 오스카 후보에 올랐다. 

 

 

 

하지만, 같은 해 재즈 영화 '라운드 미드나잇(Round Midnight)'의 허비 행콕(herbie Hancock)에게 음악상이 돌아가 아카데미는 비판을 받게 된다. 오리지널 음악은 절반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콤비 음악가인 존 윌리엄스(John Williams, 1931- )는 무려 53회 아카데미 영화음악상 후보에 올랐으며, 5회(지붕 위의 바이올린, 죠스, 스타워즈, ET, 쉰들러즈 리스트) 오스카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그에 비하면, 엔니오 모리코네는 아카데미의 저주를 받은 이탈리안 작곡가였다. 뿐만 아니라 모레코네는 할리우드 영화음악가 중에서도 최저 임금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할리우드에 대한 실망으로 그는 10년 주기로 영화음악에서 손을 떼기로 수많은 결심을 했다가 다시 번복했다고 고백한다. 

 

모리코네는  '천국의 나날들(Days of Heaven, 1978), '미션(Mission, 1986), 언터처블(The Untouchable, 1987), '벅시(Bugsy, 1991)', 말레나(Milena, 2000)'로 5회 아카데미 영화음악상 후보에 올랐다가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할리우드는 2007년에서야 오스카 명예상(Honorary Oscar)을 시상한다. 그리고, 그의 열광적인 팬이었던 '펄프 픽션'의 퀜틴 타란티노(Quentin Tarantino) 감독은 '헤이트풀 에잇(The Hateful Eight, 2016)'에서 모리코네와 작업했고, 마침내 그는 진정한 오스카(Best Original Score)를 품에 안게 된다.  

 

엔니오 모리코네는 세상을 떠났지만, 불후의 명곡들은 명장면과 함께 영원히 영화광들의 뇌리와 가슴에 남아 있다. 주세페 토르나토레의 다큐 '엔니오'는 평가절하되어온 영화음악 거장 모리코네에게 바치는 전기다. 그는 영화음악의 천국에서 미소 짓고 있을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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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NIO

Film Forum: 209 West Houston St. 

Tickets: $11 Member $17 Regular

https://filmforum.org/film/ennio 

 

 

*'시네마 천국'으로 떠난 엔니오 모리코네(Ennio Morricone), 2020

 

https://www.nyculturebeat.com/index.php?mid=Film2&document_srl=3924209

 

*영화음악가 안젤로 바달라멘티(Angelo Badalamenti, 1937-2022)

https://www.nyculturebeat.com/?mid=Film2&document_srl=4086299

 

*'코러스라인' '추억' '스팅'의 음악가 마빈 햄리쉬(Marvin Hamlisch, 1944-2012)

https://www.nyculturebeat.com/?mid=People2&document_srl=483594

 

*다큐 '코다(Ryuichi Sakamoto: Coda)' 주인공, 영화음악가 류이치 사카모토와의 대화

https://www.nyculturebeat.com/?mid=Film2&document_srl=3724313

 

*'마지막 황제' 영화음악 작곡가 류이치 사카모토(Ryuichi Sakamoto, 71) 별세 

https://www.nyculturebeat.com/?mid=Film2&document_srl=4094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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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kie 2024.02.07 22:21
    엔니오 모리코네하면 가브리엘의 오보에가 떠오르고, 그 오보에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나를 숙연해지게 합니다. 이 소리를 계속듣고 있노라면 전율을 느낍니다. 모리코네는 천재야하는 푸념을 하곤합니다.
    영화음악을 비롯해서 500여곡을 작곡한 그의 열정은 신이 내린 열정임에 틀림없습니다. 펜데믹이 기승을 부리던 2020년에 돌아가시지않고 더 살아계셨다면 우리의 심금을 두들기는 음악을 많이 내놓으셨을 꺼라고 생각하니까 코로나가 악마처럼 보입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