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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릿 뒤흔든 불개미들, 광란의 일주일 

헷지펀드 공매도 게임스탑시킨 '개미대첩'  

#WSB #GME #AMC #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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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티모어(I-95)에 설치될 빌보드/ 영화 '위대한 개츠비(The Great Gatsby, 2013)'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코로나 팬데믹으로 지난해 3월 중순부터 어둠 속으로 들어갔던 미국 최대의 영화관 체인 AMC 엔터테인먼트가 파산 일보 직전까지 갔다가 기사회생하고 있다. AMC의 주가가 폭등했기 때문이다. AMC의 주가 폭등 뒤에는 비디오 게임숍 체인 게임스톱(GameStop)을 살리려는 소셜미디어와 젊은 개미 투자자들이 있다. 세계의 주식 개미, 로빈후더(robinhooner, 주식 개미)들이 월스트릿의 고래인 기관(institutions)과 헷지펀드(hedge fund)의 공매도(空賣渡/ Short selling,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미리 빌려서 팔고 후에 주가가 내리면 싼값에 다시 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남기는 투자기법) 세력에 도전장을 내고 힘을 겨루는 중이다. 

 

2021년 신축년(辛丑年) '흰 소의 해' 벽두에 시작된 주식계의 혁명 '개미대첩'은 할리우드 영화를 방불케하는 현실의 스릴러다. CNN은 이들의 게임스탑(티커: GME) 투자 열풍을 헷지펀드로 대표되는 월스트릿 공매도 세력과 레딧이 주도한 개인 투자자들의 전쟁이라며, 곧 SEC(미증권거래위원회)등 정부 규제가 임박한 '인기 공포영화'에 비유했다. 영웅과 괴물이 있지만, 누가 영웅이고 누가 괴물인지는 관점에 따라 달라진다. 여기에 AMC(AMC), 핸드폰 제조업체에서 사이버 보안 소프트웨어 업체로 전환한 왕년의 블랙베리(BB, Blackberry), 그리고 메이시 백화점(M) 등 속편이 기다리고 있다.     

https://www.cnn.com/2021/01/27/investing/gamestop-reddit-stock/index.html

 

개미대첩은 미 최대의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의 주식방 '월스트릿베츠(WallStreetBets)'에서 개미 투자자들이 일으킨 '불개미들의 반란', '손가락 혁명', '무혈혁명'이다. 개미대첩은 어떻게 월스트릿 기관과 헷지펀드를 경악시킬 수 있었나?

 

 

#개미대첩 1화: 헷지펀드, 게임스탑 '사형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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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스콜세지 감독,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 '월스트릿의 늑대(The Wolf of Wall Street, 2013)'.

 

1984년 텍사스 달라스에서 창설된 비디오게임 숍 체인 게임스탑은 지난해 2월까지 미국을 비롯,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유럽에 5천509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게임스탑은 근래 몇년 동안 디지털 배급과의 경쟁으로 사업이 부진하던 차에 코로나 팬데믹으로 3월부터 5월까지 3천500개의 매장을 폐쇄하게 됐다. 

 

마침내 올 1월 11일 게임스탑은  디지털 사업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새로운 인사를 초빙했다. 반려동물용품 회사 츄이(Chewy)의 창립자인 라이언 코헨(Ryan Cohen)에게 러브콜을 보냈고, 코헨이  900만 달러의 주식을 사면서 이사로 영입된 것이다. 이 뉴스에 게임스톱의 주가는 11일 현재 20달러 선에서 13%, 57%, 27%로 꾸준히 급등했다. 

 

한편, 헷지펀드 멜빈 캐피탈(Melvin Capital)은 게임스탑을 망할 기업으로 간주하고 5천만주를 공매도하며 떼돈을 벌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공매도 총액은 시가 총액 최대치의 140%가 넘는 액수였다. 

 

 

#개미대첩 2화: 로빈후더들의 '주가 띄우기' 대동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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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700여만명의 회원을 가진 레딧의 주식방 WSB 유저들은 자신들이 자라면서 드나들던 추억의 게임스탑이 월스트릿 하이에나들의 먹이가 되어 소멸될 위기가 있다는 것을 간파했다. 그리고, 게임스탑을 살리기 위해 주식과 콜옵션(만기일 이전에 미리 행사한  가격으로 주식을 사들이는 권리)을 매수하기 시작했다. #GameStop은 SNS를 타고 구명운동이 번지면서 레딧의 WSB 페이지엔 하루 7천300만명이 방문하게 된다. 신세대 개미들은 로빈후드와 위불(WeBull) 등 스마트폰으로 수수료 없이 주식거래를 하며, 인터넷 포럼으로 여론을 형성하며 대동단결할 수 있었다. 

 

1월 21일 레딧의 채팅방 wallstreetbets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올라왔다.

 

"이것은 아빠, 당신을 위한 거예요.

 

주택시장 붕괴가 우리 가족에게 수뢰(수중 미사일)를 보냈던 때를 기억합니다. 아빠의 견고했던 회사는 거의 하룻밤에 무너졌습니다. 아빠는 집을 잃어버렸어요. 삼촌도 집을 잃었어요. 저는 어느날 아빠와 형이 키친 식탁 위에서 주머니의 잔돈을 세는 모습을 보았지요. 그게 아빠가 이 세상에서 갖고있던 돈의 전부였어요. 우리 집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동안 저는 헷지펀드 매니저들이 '월스트릿 점령(Occupy Wall Street)' 시위대를 내려다보면서 말 그대로 샴페인을 마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저는 그것을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아빠는 그 타격에서 회복하지 못하셨지요. 아빠는 알콜중독에 빠져서 이제 껍질만 남아 죽음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이것은 제가 갖고 있는 돈의 전부이며, 그들에게 저를 파괴시는데 필요한 것을 주느니 차라리 전부를 잃는 것이 낫습니다. 저로부터 돈을 빼앗아가는 것이 제게 상처를 주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돈에 전혀 가치를 두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모두 불태워버릴 것입니다.

 

이것은 아빠를 위한 거예요. "     

https://www.reddit.com/r/wallstreetbets/comments/l7wulr/this_is_for_you_dad

 

게임스탑 공매도는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2008년 금융위기에 책임이 있던 월스트릿에 대한 악감정 뿐만 아니라 비디오 게임을 하며 커왔던 X 제너레이션이 이제 개미 투자자로 성장해 복수전을 벌이는 계기를 제공한 것이다. 이들의 추억이 새겨진 공간이었던 게임스탑을 헷지펀드가 파괴하려는 것이었다.  

 

 

#개미대첩 3화: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의 지원 사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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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공매도로 파산 직전까지 갔었던 전기 자동차 회사 테슬라(Tesla)의 CEO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트위터에 'Gamestonk!(게임폭격!)'라고 올리면서 개미 투자자들이 사기충천해 게임스탑 주식(GME)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게임스탑의 주가는 전날 대비 134.84% 오른 341.51 달러로 치솟았다. 지난해 최저가는 $2.57이었다. 

 

그러자 28일 주식거래 플랫폼 로빈후드(Robinhood)을 비롯, 위불(WeBull), TD아메리트레이드(TDAmeritrade), 찰스 슈왑(Charles Schwab) 등은 개인 투자자들의 게임스탑 매수(buy)를 차단하고, 매도(sell)만 허용하며 패닉셀을 유도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로빈후드는 또한, WSB가 '제2의 게임스탑'으로 올린 공매도 물량이 많은 기업의 주식 거래도 제한했다. 주식 파산 위기설이 돌았던 미 영화관 체인 'AMC 엔터테인먼트 홀딩스(AMC), 스마트폰 제조업체에서 사이버보안 소프트웨어 업체로 변신했지만 평가절하되어온 '블랙베리(Blackberry, BB)', 가정용품 업체 베드앤배스 비욘드(Bed and Bath Beyond, BBBY), 의류유통업체 '익스프레스'(Express, EXPR),  등이다. 

 

문제는 로빈후드(공동 창립자 Baiju Bhatt, Vladimir Tenev)의 소유주가 헤지펀드 멜빈 캐피탈에 투자한 헤지펀드 시타델(Citedel)이라는 점이었다. 개미 투자자들의 추가 매수를 원천봉쇄하면서 헤지펀드 편에 선 것이다. WSB 개미들은 로빈후드의 노골적인 주가 조작 행위에 맞서 존버(Hold the Line)을 외치며 똘똘 뭉쳤다. 

 

일론 머스크는 28일 다시 트윗에 "소유하지 않은 집은 팔 수 없고, 소유하지 않은 자동차도 팔 수 없다. 그런데, 소유하지 않은 주식을 팔 수 있다고? 공매도는 사기(scam)"라고 올려 개미들에게 불을 질렀다. 

 

하지만, 28일 로빈후드의 계략은 일단 성공했고, 게임스탑의 주가는 전날보다 44% 내린 $193.60로 마감했다. 이날 헷지펀드 멜빈 캐피탈(Melvin Capital)은 게임스탑으로 37억 달러의 손실을 내며 공매도 계약을 끝냈다며 백기를 들었다. 주가가 더 오르기 전 손실을 줄이기 위해 주식을 사들이며 손실이 더 커지는 '숏 스퀴즈(short squeeze, 공매도 쥐어짜기)'를 피하기 위해서다.

 

 

#개미대첩 4화: 로빈후드(Robin Hood)? 로빙후드(Robbing the H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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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분노한 로빈후더들은 구글 플레이 스토어(Google Play Store)의 로빈후드 앱에 별점 1개 리뷰를 10만여개에 달았지만, 구글 측은 삭제했다. 개미 투자자들은 #DeleteRobinhood를 촉구하면서 동시에 국민청원을 시작했고, 집단 소송도 제기했다. 개미 투자자들은 그동안 로빈후드가 거래 수수료를 무료로 하는 대신, 고객의 거래 정보를 월스트릿의 하이프리퀀시 트레이더(HFT)에 팔면서 돈을 벌어온 것도 알게됐다.

 

정계에서도 목소리를 높이면서 '개미들의 반란'을 지지했다. 뉴욕의 하원의원(민주당)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AOC)이 트위터에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헷지펀드는 마음대로 거래할 수 있는데 개인 투자자의 주식 매수만 막은 로빈후드 앱의 결정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 필요가 있다"면서 금융서비스위원회 차원이 청문회를 열어야한다"고 올렸고, 이에 상원의원(공화당) 테드 크루즈가 "완전히 동의한다"며 반응해 모처럼 양당이 입을 모았다. 

 

한편, '월스트릿의 저승사자'로 불리우는 엘리자베스 워렌 상원의원(민주당)은 개미 투자자들을 비판하는 대형 투자사와 헷지펀드에 대해 "그들은 다른 이들이 값을 치르는 동안 주식시장을 개인 카지노처럼 취급해왔다"고 비난하면서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조사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로빈후드는 입장문에서 "29일 시장에서 일부 급등주에 대한 제한적인 매입 주문을 허용할 것이며 이는 월가 시장조성자 등 외부의 압박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SEC가 부과하는 금융기관으로서 고객 위험 관리 의무에 따른 것이다"라고 밝혔다. 

 

 

#개미대첩 5화: 개미 투자자들의 KO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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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로빈후드가 주식 구매 수 제한을 조건으로 매수를 허용하면서 29일 콜 옵션이 만기일 게임스탑의 종가는 $325.00에 마감됐다. 일주일간 무려 700% 이상, 1월엔 총 1,587% 오른 수치다. CNBC에 따르면, 일주일간 공매도 기관들의 손실액은 200억 달러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공매도 투자로 유명한 헷지펀드 시트론(Citron Research)는 유튜브에서 "100% 손해를 봤다"고 밝혔으며, 트위터에 "공매도 조사를 중단한다. 더 이상 매도 보고서를 내지 않을 것"이라고 항복을 선언했다. 헷지 펀드 멜빈 캐피탈은   최근 총 자산125억 달러 중 30% 수준의 큰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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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9일 미 주식시장은 다우(-620.44), 나스닥(-266.46)으로 장을 마감했다. Photo: Finviz / 2월 1일 숏스퀴즈로 폭락이 우려된다는 기사.

 

2월 1일 월요일부터 헷지펀드들이 숏 스퀴즈(Short Squeeze, *투자자들이 숏 포지션을 커버하거나 손실을 줄이기 위해 매수하는 것)을 시작하면, 미 증시는 폭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어쨋든 1월 29일 현재 개미 투자자들이 헷지펀드를 상대로 KO승을 거둔 셈이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초래한 월스트릿에 대한 복수전이었다. 결국 영화 '기생충'처럼 계급 투쟁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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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olf of Wall Street, 2013

 

2013년  마틴 스콜세지 감독,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월스트릿의 늑대(The Wolf of Wall Street)'는 1990년대 주가조작으로 징역 22개월을 살았던 스탁브로커 조단 벨포트(Jordan Belfort)의 동명 회고록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조단 벨포트는 최근 Sky News와의 인터뷰에서 게임스탑 사태에 대해 "헷지펀드 측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보게되어 무척 쇼킹하며, 정말 놀랍고, 기쁘다"라고 말했다. 벨포트는 또한 "이 사태가 단명할 것이지만, 모든 이들이 정말 조심해야 한다. 이건 떨어지는 칼을 잡는 것과도 같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월스트릿과 헷지펀드는 우리가 '시장의 비효율성'이라고 부르는 것을 식별하는 전문가들로 그들은 재빨리 해결할 것이라고 전했다. 벨포드는 또한, "이번은 사람들이 돈을 벌 수 있는 멋진 기회다. 모두가 지루해있고, 갖혀있다(코로나 팬데믹). 하지만, 조심하고, 이런 종류의 인기 주식에 투자할 때는 잃어도 되는 만큼만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개미대첩 에필로그: 게임 끝? 해피 엔딩 스토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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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Anthony Quintano 

 

온라인 채팅, 트위터,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로 무장한 월스트릿베츠(WSB) 개미들의 반란이 미 주식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개미들의 공략은 월스트릿, 증권거래사, 재정기관 및 언론에 대한 불신을 담고 있다. 월스트릿 기관과 헷지펀드는 이제까지 개인 투자자들이 땀 흘린 돈을 파워 엘리트들과의 담합으로 부를 축적해왔다. 그들의 탐욕으로 인한 파울 플레이에는 제동이 걸렸다. 불개미들의 힘이다. 

 

게임은 아직 끝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게임스탑이 롤러코스터를 타며 해피 엔딩이 된 두 사람의 스토리.   

 

PS1: WSB의 한 유저는 1월 25일 게임스탑으로 번 8만 달러 중 2만3천500달러를 학자금 융자 마지막 지불금을 갚았다며 영수증 인증숏과 함께 "너희들을 사랑해"라고 올렸다. 남부 출신의 유저(28)는 대학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했으며, 지난해 11월 게임스탑 주식을 알게된 후 매주 조금씩 사서 모아 1주에 8만 달러를 벌었다. 이 유저는 "이렇게 빨리 갚게될 줄은 정말 몰랐어"라고 덧붙였다. 

 

PS2: 뉴욕타임스(1/30)에 따르면, 게임스탑 주식의 급등으로 6.달러 19센트 짜리 주식 10개가 5000% 올라 3천200달러 가치가 된 10살짜리 소녀 제이든 카(Jaydyn Carr, 샌안토니오)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제이든의 엄마 니나 카씨는 2019년 12월 콴자(Kwanzaa, 흑인 명절)를 기념해 게임스탑(GME) 주식 10개를 선물로 주었다. 61달러가 2년만에 3천200달러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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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reddit.com/r/wallstreetbe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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