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찰스 3세의 초상 논쟁...화가 조나단 여는 누구?
찰스 3세의 빨간 초상화...날아든 나비 한마리
NYT "뜨거운 방석(hot seat)에 선 국왕의 모습"
영국 찰스 3세 왕의 대관식 후 첫 공식 초상화가 14일 버킹엄궁에서 공개된 후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조나단 여(Jonathan Yeo, 53)가 그린 붉은색이 만연한 초상화는 웨일스 근위대 유니폼을 입은 찰스가 칼을 잡고, 어깨 위엔 나비가 내려앉은 모습이 실물보다 큰 캔버스(8' 6" x 6' 6")에 담겨있다.
BBC에 따르면 조나단 여는 이 초상화가 독특하고, 과거와의 단절을 표현할 것을 의도했다고 밝혔다. 나비는 변신과 재탄생을 상징하며, 이는 환경에 대해 관심이 있으며, 최근 왕위에 오른 찰스의 초상화에 어울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나단 여는 2021년 6월 찰스가 아직 웨일즈 왕자였을 때 초상화를 시작, 찰스는 1회에 1시간씩 총 네번 모델로 앉았다. 조나단 여는 "이것이 반역적인 행위로 여겨진다면 말 그대로 내 머리로 그 대가를 치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초상화 화가가 죽는 적절한 방법이 될 것입니다. 머리를 자르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과거에 왕실 초상화는 군주의 생존을 보장하며, 권력을 상징하고, 이미지를 투영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튜더왕에 의해 궁정화가로 고용된 16세기 독일화가 한스 홀바인(Hans Holbein the Younger)의 헨리 8세(Henry VIII, 1536-37)가 유명하다.
Jonathan Yeo. Photo by Franca Gelfort in Namen von Circle Culture Gallery
1970년 런던에서 태어난 조나단 여의 아버지는 보수당 의원 팀 여(Tim Yeo)다. 웨스트민스터학교 출신 조나단 여는 사실주의 초상화가로 유명해졌으며, 토니 블레어(Tony Blair) 총리, 데이빗 카메론(David Cameron) 총리, 카밀라 왕비, 동물학자/방송인 데이비드 애튼버러 경(Sir. David Attenborough), 노벨상 수상 파키스탄 교육가 말랄라 유사프자이(Malala Yousafzai), 배우 니콜 키드만(Nicole Kidman), 주드 로(Jude Law) 등의 초상화를 그렸다. 2007년 포르노 잡지를 잘라 콜라쥬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초상화가 공개되며 악명을 떨치기도 했다.
2008년작 토니 블레어 전 총리의 초상화는 영국 역사에서 전쟁 기억을 상징인 빨간 양귀비를 달고 지친 표정의 총리를 묘사해 이라크 전쟁의 여파를 담았다. 조나단 여는 2013년 런던 국립초상화갤러리(National Portrait Gallery)에서 첫 회고전이 열려 순회전시됐다. 찰스 3세 초상화는 런던의 드레이퍼스 홀(Drapers' Hall)에 빅토리아 여왕, 그외 왕비들의 초상화 12점과 함께 전시될 예정이다.
한편, 연합뉴스에 따르면 조나단 여의 찰스 3세 초상화가 새롭고 현대적이라는 호평도 있지만 지나치게 빨갛다는 혹평도 쏟아졌다. 왕실 역사학자 케이트 윌리엄스는 CNN에 출연해 "왕실의 홍보 참사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현대적이고 찰스 3세의 얼굴은 아주 잘 잡아낸 것으로 평가되지만, 언론과 온라인에서 '불편하다'거나 '공포영화 포스터 같다'는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도 이 초상화가 현대사회에서 국왕과 왕실이 직면한 논란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해석하며, 뜨거운 논란의 자리(hot seat)에 선 상태로 영원히 포착된 국왕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준 사례라고 전했다.
찰스 3세 초상화 공포영화 방불...'흡혈귀 같은' 캐더린, '목잘린' 여왕도 혹평-연합뉴스
https://news.koreadaily.com/2024/05/16/society/international/20240516021140982.html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