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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안 마이어의 미공개 사진들

Vivian Maier - Unseen 

 

31 May 2024 - 29 Sept 2024

Fotografiska New Y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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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elf portrait of Vivian Maier taken in the reflection of a circular mirror Self-Portrait, New York, NY, 1953

 

그녀는 뉴요커였다. 유모와 간병인으로 일하면서 취미로 카메라를 들었다. 그녀는 평생 독신이었다.

2009년 83세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뉴욕, LA, 시카고 사람들과 건축물을 촬영한 사진 15만여장을 남겼지만, 전시회를 연적도 출판된 적도 없었던 무명의 사진가였다.

 

그녀는 사후에 서서히 이름을 알리게 된다. 2007년 시카고에 사는 두 수집가가 그녀의 박스와 여행 가방에서 필름을 발견, 인터넷의 이미지 공유사이트 Flickr에 올렸고, 한 블로거가 연결했으며, 이후 입소문을 거쳐 비평가들의 호평을 받으면서 그녀의 사진은 세계에 전시되기에 이른다. 그리고, 그녀의 삶은 다큐멘터리로 제작되어 아카데미상 후보까지 올랐다. 

 

그녀는 비비안 마이어(Vivian D. Maier, 1926-2009).

맨해튼의 사진뮤지엄 포토그라피스카(Fotografiska)에서 5월 31일부터 9월 29일까지 '비비안 마이어-미공개 (Vivian Maier-Unseen)' 회고전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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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ntral Park, NY, 1959 

 

비비안 마이어는 1926년 뉴욕에서 태어났다. 엄마는 프랑스계, 오스트리아계  아버지는 증기기관사였다. 비비안은 어린 시절 미국과 프랑스를 오가면서 자랐다. 네살 때 아버지가 가정을 버렸고, 엄마는 비비안과  사진작가 잔느 버틀랜드(Jeanne Bertrand)와 함께 브롱스로 이사해 살았다. 버틀랜드는 휘트니뮤지엄의 창립자였던 거트루드 밴더빌트 휘트니와 친분이 있던 예술가였다. 비비안의 엄마와 버틀랜드가 동성애자였는지는 불확실하지만, 훗날 마이어가 버틀랜드의 영향으로 카메라를 들게된 것으로 추정된다. 

 

1951년 25살이었던 마이어는 뉴욕의 열악한 공장에서 일했다. 1956년엔 시카고로 이주해 40여년간 유모와 간병인으로 생활비를 벌었다. 1970년대엔 잠깐 토크쇼 진행자 필 도나휴(Phil Donahue)의 가정부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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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cago, IL

 

마이어는 휴일엔 시카고 거리를 누비며 롤리플렉스(Rolleiflex) 카메라로 다운타운에서 범죄거리, 축산장까지 누비며 도시의 풍경과 사람들을 포착했다. 그녀는 아무에게도 사진을 보여주지 않은 채 거리를 쏘다녔고, 계속 셔터를 눌러댔다. 그녀는 1952년 구입한 롤리플렉스(Rolleiflex)를 비롯, Rolleiflex 3.5T, Rolleiflex 3.5F, Rolleiflex 2.8C, Rolleiflex Automat 등을 사용했으며, 후에는 Leica IIIc, Ihagee Exakta, Zeiss Contarex 및 SLR 카메라로 찍었다.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그녀는 극장에 다니면서 영어를 습득했고, 사회주의자이자 페미니스트이며 영화평론가급의 지식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1959년 마이어는 프랑스에 있는 가족 농장을 판 돈으로 홀로 세계일주를 떠나 필리핀, 태국, 홍콩,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 예멘, 이집트, 그리스, 레바논, 시리아, 터키, 이탈리아, 프랑스, 스위스 등지를 여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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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York, NY 

 

마이어는 사진과 네거티브를 담은 박스를 가정부로 일하던고용주의 집에 보관했다. 어느 집에는 사진 박스가 200개에 달했다. 2008년 겨울 어느날, 혹한의 시카고 빙판 길을 걷던 마이어는 그만 넘어져 머리를 부딪혔다. 그녀는 병원으로 호송됐다가 2009년 1월 요양원으로 이송되어 그해 4월에 사망했다. 

 

뉴욕타임스의 비평가 로버타 스미스(Roberta Smith)는 마이어가 위지(Weegee), 로버트 프랭크(Robert Frank), 리처드 아베돈(Richard Avedon) 등 20세기 유명 사진작가들을 연상시키면서도 거리 사진가로서 극단적인 감정이 없는 특징을 지닌 차분함, 구성의 명확성 및 부드러움 등 자신만의 미학을 갖고 있다고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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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noble, France, 1959 

 

마이어의 삶은 여러 영화로도 제작됐다. 오스카 최우수 다큐멘터리상 후보에 오른 존 말루프(John Maloof)와 찰리 시스켈(Charlie Siskel) 감독의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Finding Vivian Maier, 2013)'를 비롯, '비비안 마이어 미스터리'(2013), 라이언 알렉산더 황(Ryan Alexander Huang)의 단편 '거울 속의 여인'(The Woman in the Mirror, 2017) 등 그녀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가 나왔다. 시카고아트인스티튜트에선 2014년 비비안 마이어 장학금을 신설했으며, 파리의 13구역엔 비비안 마이어의 길(Rue Vivian Maier)이 있다.  

https://www.vivianmai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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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tografiska New York

281 Park Ave South @22nd Street

212-433-3686

https://newyork.fotografiska.com

 

 

*메트뮤지엄 초기 여성 사진작가전 <1> 마가렛 버크-화이트

*메트뮤지엄 초기 여성 사진작가전 <2> 레니 리펜슈탈 

*메트뮤지엄 초기 여성 사진작가전 <3> 리 밀러

*메트뮤지엄 초기 여성 사진작가전 <4> 도로시아 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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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h77 2024.07.16 19:16
    기사를 읽고 가고 싶었다가 오늘 드디어 전시회에 다녀왔어요. 편안한 마음으로 1950년대 시카고, 뉴욕 등지의 사람들,아이들 , 그리고 자신을 찍은 비비언 마이어의 사진들을 보면서, 예술가와 감상자의 거리가 사라지고 그 안에 사진을 찍는 나 자신의 모습도 떠올리게 되네요. Fotografiska Museum 이 다른 곳으로 이전되어 9월 말까지 이 건물에서의 마지막 전시가 된다고 하네요. 일층에 서점과 선물코너, 카페, 그리고 천정이 높은 6층 소파에 앉아 머물면서,랜드마크 빌딩인 이 곳의 아름다움을 함께 즐기면 좋을 것 같아요. 항상 뉴욕의 다양한 문화예술을 소개해 주셔서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