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뉴욕 지하철의 악사들 오디션...가야금 연주자 이도하씨 등 참가
2024 뉴욕 지하철 연주자 오디션
뉴욕타임스가 2024년 6월 7일자에서 지하철의 뮤지션 오디션을 스케치했다. '52 Musicians, 24 Judges: Inside New York’s Subway Performance Auditions'을 제목으로 한 기사에서 타임스는 수도교통국(MTA, Metropolitan Transportation Authority)의 'Music Under New York'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14개월 중단된 후 2021년 재개됐다고 전했다. 팬데믹 이전엔 매년 수백명이 지원했다.
2024 'Music Under New York' 오디션에는 147명의 뮤지션이 지원해 가야금 연주자 이도하(Doha Lee)씨 등 52명이 참가해 맨해튼 그랜드센트럴 매디슨역(Grand Central Madison)에서 5분간 연주했다. 심사위원은 24명, 예전엔 박봉구씨도 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
뉴욕 지하철에선 누구나 공연이 허용된다. 그러나, 이 오디션을 통과한 이들만이 Music Under New York 배너 아래서 공연할 수 있다. 클래식, 로큰롤, 힙합, 댄스, 살사, 컨트리 등 장르도 다양하다.
이날 52명의 뮤지션(팀)에서 28명이 합격했다. 2024년 6월 현재 'Music Under New York' 프로그램엔 350여명이 가입되어 연간 7천 500회 이상을 공연하게 된다. https://new.mta.info/agency/arts-design/music
<2024. 6. 9. 업데이트>
52 Musicians, 24 Judges: Inside New York’s Subway Performance Auditions
https://www.nytimes.com/2024/06/07/nyregion/subway-musicians-auditions-mta.html
지하철의 악사들, MUNY(Music Under New York)
수퍼스타 록그룹 U2는 2015년 그랜드센트럴-타임스퀘어 셔틀 트레인 S 플랫폼에서 변장하고 깜짝 공연한 적도 있다. NBC-TV 지미 팰론의 투나잇쇼를 위한 콘서트에서 자신의 히트곡 "I Still Haven't Found What I'm Looking For"을 불렀다.
타임스퀘어 지하철 역의 원 맨 오케스트라.
세계의 예술가들이 몰려드는 뉴욕, 뮤지션들은 많고 무대는 좁다. 예술계라는 정글에서 적자생존 논리가 예외일 수는 없다. '익명의 섬' 맨해튼에서 지하철은 무명의 뮤지션들에게 소중한 무대이다. 지하철 연주자들도 심사를 거쳐 치열한 경쟁 끝에 선정된다. 우리 뉴요커나 여행자나 지하철의 소음 소용돌이에서 잠시 벗어나 이들의 다양한 연주로 스트레스를 완화할 수 있다.
록그룹 저니(Journey)의 스티브 페리 흉내로 "Don't Stop Believing"을 부르는 소년 록커.
클래식, 재즈, 록, 포크, 아카펠라, 오페라, 두왑, 레게, 스틸 드럼, 가스펠, 아코디온, 중국 현악기, 아프리카, 안데스산맥 음악까지 뮤지션들의 피부색과 장르도 다양하다. 한인 박봉구(Vongku Pak, Korean drum dancer)씨가 장구를 공연하기도 했다. 어느 날 밤엔 흑인 색소폰주자가 '아리랑'을, 어느 록 밴드에선 아시안 여성이 드럼을 연주했다.
색소폰주자
지하철 연주자들이 카네기홀이나 링컨센터까지 진출한 경우도 종종 있다. 가장 성공한 케이스가 가스펠 가수 앨리스 탠 리들리(Alice Tan Ridley)로 TV 쇼 '아메리카 갓 탤런트(America’s Got Talent) 시즌 5에 출연했다. 기타리스트 카키 킹(Kaki King)도 지하철 뮤지션 출신이며, 로빈 윌리엄스(Robin Williams)는 줄리아드 학생 시절 MoMA 인근에서 마임을 하면서 용돈을 벌었다고.
한편, 수퍼스타 록그룹 U2는 2015년 그랜드센트럴-타임스퀘어 셔틀 트레인 S 플랫폼에서 변장하고 깜짝 공연한 적도 있다. NBC-TV 지미 팰론의 투나잇쇼를 위한 콘서트에서 자신의 히트곡 "I Still Haven't Found What I'm Looking For"을 불렀다.
*U2 Busks in NYC Subway in Disguise <YouTube>
아시안 여성 드러머가 연주하던 로버트 앤더슨 재즈 밴드.
뉴욕 지하철에서 연주하는 것은 원래 불법이었다. 1904년 지하철 개통 후 라과디아 시장은 뉴욕 거리에서도 연주를 금지했다. 그러다 1985년에 와서야 뮤지션 로저 매닝(Roger Manning)이 법에 호소하면서 공공장소에서 연주를 금지하는 것이 위헌임이 판결된다. 이후 MTA(메트로폴리탄교통공사)가 MUNY를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험 운영한 후 1987년 1월부터 공식적으로 지하철 공연이 공식화된다.
로이 리히텐쉬타인의 '타임스퀘어' 벽화 아래 콘서트.
뉴욕 지하철의 뮤지션들은 1985년부터 독립된 단체 아츠&디자인(Arts&Design)이 'Music Under New York (MUNY, MTA MUSIC)'으로 운영해오고 있다. 현재 참가하고 있는 MUNY 뮤지션(솔로&그룹)은 350개 이상으로 뉴욕 지하철 역 30곳에서 연 7500여회의 공연이 이루어진다.
2015년엔 그랜드센트럴 터미널의 밴더빌트홀에서 지하철 뮤지션 콩쿠르 결선이 열렸다. 뮤지션들과 교통공사 직원들이 심사해 24개 팀이 선정됐다. 이들은 공식 MUNY 뮤지션으로 활동하게 됐다. 타임스퀘어에서는 로이 리히텐쉬타인의 벽화 'Times Square Mural'(2002) 아래에서 늘 연주를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