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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니에서 함께 한 저녁식사 

부라타, 아티초크, 파스타 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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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teria Morini, NYC

 

소호(SoHo) 라파옛 스트릿의 오스테리아 모리니(Osteria Morini)는 오래 전 두번쯤 가서 오징어 먹물 파스타를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는 이탈리아 식당이다. 모리니는 센트럴파크 사우스의 미슐랭 2 이탈리안 식당 마레아(Marea)와 한인타운 인근 미슐랭 1스타 아이 피오레(Ai Fiore)의 셰프 마이클 화이트(Michael White)가 운영했던 곳이다. 파스타가 맛있는 모리니에 대한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소호는 우리네와 달리 젊은이들과 관광객들의 낙원이라는 생각에서였을까? 오랫동안 잊고 있었다. 

 

그런데, 얼마 전 그 모리니가 문을 닫는다는 뉴스를 보았다. 알고보니, 아주 폐업을 하는 것은 아니고 라파옛 스트릿 식당을 접고 새 장소를 물색 중이라고 했다. 그 라파옛 스트릿에서는 20여년 전 종종 가던 아담한 이탈리안 마켓 돔스(Dom's)가 폐업했고, 웨스트빌리지 펄 오이스터 바(Pearl Oyster Bar)에서 독립한 에드의 랍스터 바(Ed's Lobster Bar)는 몇 블럭 남쪽으로 이주해서 아쉬웠다. 팬데믹 이후 더욱 심해졌지만, 뉴욕에선 일주일에도 몇개의 식당들이 문을 닫고, 새로 오픈하며 식당가의 풍경들이 나날이 바뀌고 있다. 이젠 기성세대라서인지 친숙한 풍경이 변하는 것에, 새것들에 자꾸 거부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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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teria Morini, NYC

   

모리니가 5월의 마지막 주말에 모든 파스타를 50% 할인한다는 소식을 듣고 라파옛 스트릿에서 마지막 저녁식사를 하러 갔다. 희미한 옛정을 생각해서였다. 

 

알고 보니 모리니는 이전부터 월요일엔 파스타를 15달러에 제공(Morini Mondays: $15 Pasta all day, all night)하고 있었다. 게다가 월-금요일 오후 4시부터 7시까지는 해피 아워(Apertivo Hour)였다. 맥주 5불, 와인 7불, 칵테일 9불...물가가 비싼 뉴욕에서 근사한 식당이 제공하는 딜을 모르고 있었다니. 소호가 비쌀 것이라는 선입견은 버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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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teria Morini, NYC

 

Last Supper, Last Concert, Last Class...'마지막'이라는 말은 어쩐지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 우리는 모리니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푸짐하게 먹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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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teria Morini, NYC

 

원래 테이블을 예약했지만, 일찍 가서 해피 아워를 활용하기 위해 바에 앉았다. 생굴 6개를 먼저 시켰다. 우리가 좋아하던 그랜드센트럴터미널 오이스터바가 팬데믹으로 '해피 아워' 오이스터를 폐지해서 아쉬운 참이었다. 서해안(West Coast) 생굴 6개의 이름을 알 수는 없었지만, 늘 먹던 오이스터 바의 맛을 능가했다. 보통 동해안(East Coast) 오이스터는 사이즈가 서부보다 크며 마일드한 반면, 서해안의 굴은 구마모토처럼 작은 사이즈에 크리미하고 맛이 좋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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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teria Morini, NYC

 

#부라타(Burrata): 겉은 모짜렐라(mozzarella), 안은 부드러운 크림의 맛이 절묘한 부라타가 페스토(바질 소스)에 나왔는데, 뉴욕에서 맛본 어느 부라타(브롱스 아서 애브뉴의 로베르토 Roberto's)보다 입안에서 사르르르 녹고, 페스토와 잘 어울져 황홀한 맛을 자아냈다. 

 

#미트볼(Polpettine): 모리니의 미트볼은 프로쉬토햄, 모타델라 햄, 리코타 치즈를 넣었는데, 질긴 식감이 별로 좋지 않았다. 

 

#아티초크 튀김(Carciofi): 짭조롬하고 바삭한 미니 아티초크 튀김은 한여름 맥주 안주로도 좋을 것 같다. 

 

와인은 로제(Lambrusco Rose)를 시켰는데, 카우보이 모자를 쓴 친절한 바텐더가 양이 많이 않다며 무료로 주었다. 친구는 아르헨티나 레드와인 말벡(Malbec)을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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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teria Morini, NYC

 

3종의 애피타이저에 흡족한 우리는 바가 익숙해져서 테이블로 옮기지 않고 파스타를 먹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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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먹물 파스타(Torcia Nera): 늘 검은색 오징어먹물 파스타를 먹을 때면 오징어 특유의 지린내가 더 나기를 기대했다가 실망하게 된다. 모리니에선 소스는 오징어와 새우로 만든 라구 소스로 해물의 맛을 한층 가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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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네즈 타글리아텔리(Tagliatelle): 간 고기로 만든 볼로네즈 소스에 파미자노 치즈를 따로 추가하니 깊은 맛이 났다. 친구가 볼로네즈 소스를 집에서 만들 때는 송아지, 소, 돼지고기를 갈아 같은 양을 섞어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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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베이컨 파스타 카르보나라(Carbonara): 왜 이탈리안 파스타에 미국식 아침식사 재료인 달걀과 베이컨(판체타)을 넣었을까? 카르보나라 파스타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가설이 있는데, 그중 하나는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이탈리아에 주둔했던 미군들을 위해 그들이 좋아하는 달걀과 베이컨으로 만든 파스타로 아침식사로 제공되어 '스파게티 브렉퍼스트(spaghetti breakfast)'로 불리웠다고 한다. 모리니의 카르보나라는 토마토 소스 위주의 파스타만 먹다가 입맛이나 기분 전환용으로 맛보기에 충분했다. 부라타 치즈처럼 보이는 흰 것이 바로 계란이다. 

 

오스테리아 모리니 라파옛 스트릿은 5월 말로 문을 닫았다. 모리니가 새 집을 찾으면, 다시 '해피 아워'와 '모리니 먼데이 50% 파스타'로 고객들을 기쁘게 해줄 것이라 기대한다. 다음에도 생굴, 부라타, 아티초크는 필수이며, 파스타는 그날 입맛에 따라 정할 것 같다. 

 

Osteria Morini SoHo

218 Lafayette Street

https://osteriamorini.com

 

 

*이탈리안 레스토랑 메뉴 읽는 법

https://www.nyculturebeat.com/index.php?mid=FoodDrink2&document_srl=411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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