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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클린 브리지 아래의 로맨스, 리버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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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iver Café.

 

브루클린 다리 아래 보트. 로어맨해튼의 스카이라인을 배경으로 요트와 크루즈가 떠다니는 '그림'이 펼쳐지는 리버 카페(The River Café)는 뉴욕에서 가장 로맨틱한 레스토랑으로 꼽힌다.

 

무엇보다도 배 안 식당에서 보는 전망이 스펙터클하다. 

2001년 9.11으로 사라진 WTC 106층에 자리했던 '윈도우즈 온더 월드(Windows on the World)'와 2008년 록펠러 센터 GE 빌딩 65층의 레인보우 룸(Rainbow Room)이 사라진 뉴욕에서 전망 좋은 레스토랑은 찾아보면 있다. 한인타운의 가온누리(Gaonnuri), 컬럼버스 서클의 아시앗(Asiat)... 

 

*전망좋은 레스토랑: 아시앗, 로버트, 가온누리, 씨그릴, 버그도프굿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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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로맨틱한 분위기는 리버 카페에 근접하지 못한다. 

미슐랭 3 스타 장 조지(Jean George), 다니엘(Daniel), 르 버나단(Le Bernadin)의 분위기는 우아하지만, 리버 카페의 전망은 결여하고 있다. 게다가 리버 카페는 2000년부터 요리사 브래드 스틸만(Brad Steelman)이 미슐랭 스타급의 메뉴를 지키고 있다. 

 

물 위에 떠있는 보트가 주는 아늑한 분위기 덕분일까? 흠잡을 데 없는 음식과 서비스에 돌려야할까? 

음식, 분위기, 서비스 3박자가 하모니를 이루는 레스토랑이 리버 카페다.

 

그래서 리버 카페는 늘 로맨틱 무드를 찾는 뉴요커들과 관광객들로 붐빈다. 

물 위에서 와인 한 잔 마신 후같은 약간의 기분좋은 긴장감이 도는 리버 카페의 분위기를 저녁 때는 피아노 발라드가 더욱 띄운다. 한밤의 로어맨해튼 스카이라인에서 나오는 불빛은 다이너들을 러브 스토리의 연인들처럼 착각하게 만들 만큼 로맨틱하다. 

 

발렌타인스 데이 디너에 예약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쯤이라고 하면 과장일까. 리버 카페 다이닝을 죽기 전에 해봐야할 '버켓 리스트'에 올려놓은 이들도 많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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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브루클린이 '범죄 보로'로 오명을 누리고 있을 무렵 부두선상에서 진주를 발굴한 이는 주인 마이클 오키페씨다. 브루클린 다리 아래에 오키페씨가 일구어놓은 동화는 30여년 이상 지속되다가 재난을 만났다. 

 

바닥이 납작한 화물선 바지(Barge)에 자리한 리버카페는 2012년 10월 말 허리케인 샌디로 침수되어 키친, 와인 셀러와 피아노까지 풍지박산 났다. 그후로 1년 6개월여 동안 문을 열지 못했다. 오키페씨는 '뮤지엄급'의 공사비를 들여서 올 5월 다시 오픈하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보험이 얼마나 커버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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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의 음식 비평가 피트 웰스는 지난 5월 리버 카페에 대해 "등불과 미니 수풀이 있는 자갈돌 진입로를 내려가다 보면 막바지에 백설공주의 오두막집에라도 당도한 듯한 느낌. 입구가 동화의 주술을 던져준다..."고 평하면서 별 2개를 주었다. 뉴욕타임스의 최고 점수는 별 4개.

 

꽃담길 따라 가다 백설공주 오두막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꽃들이 흐드러지게 인사를 한다. 미드타운 프랑스 식당 라 그레뉴이(La Grenouille)도 꽃장식에 톱 클래스지만, 식사에 다소 방해가 될 만큼 향기가 코를 찌른다. 리버 카페의 꽃동산은 입구에서 그치고, 화이트 테이블 보엔 장식용 난쟁이 꽃들이 다소곳하게 장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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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둘째 주말 리버카페가 마더스 데이를 즈음해서 다시 오픈했을 때 예약이 몇 개월 후까지 차있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리버 카페에서 특별한 날을 즐기려는 뉴요커들, 리버 카페를 필수코스로 점찍어 놓은 발빠른 관광객들로 우리 동네 리버 카페를 다시 찾는데는 몇 개월이 걸렸다.

 

리버 카페는 드레스 코드가 엄격한 레스토랑이기도 하다.

남성은 오후 5시 이후 리버 카페에 들어가려면, 재킷이 필수, 넥타이와 칼라 셔츠를 제안하고 있다. 따라서 드레스 코드에서 크게 벗어나면, 전망 나쁜 테이블을 차지하게 될 수도 있다. 그래도 주말 런치엔 드레스 코드가 엄격하지 않다.

 

예약도 필수. 월-금 런치에는 열지 않으며, 토요일 2코스 런치와 선데이 2코스 브런치를 제공한다. 디너는 매일 오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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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초 토요일 마침내 리버 카페를 찾았다. 

디너와 유사한 메뉴지만, 런치엔 훨씬 가격이 저렴하다. 리버 카페의 2코스 토요일 런치는 $42로 장 조지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다. 선데이 브런치 2코스는 $55.  디너는 2코스에 $115, 6코스 테이스팅 메뉴가 $145. 디너 프리미엄이 붙는다. 

 

올 여름 장 조지의 런치(2코스 $38)가 $48로 10달러나 인상되어 식도락가들을 흥분시켰다. 이후로 레스토랑들이 가격을 줄줄이 올리고 있다. 뉴욕 부동산 개발붐의 기승으로 렌트가 오르기 때문인듯하다.

 

장 조지보다 전망좋고, 로맨틱한 리버카페에서 창가의 테이블을 얻고, 2코스 런치를 즐길 수 있었다. http://therivercafe.com/men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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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Lunch at The River Caf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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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뮤즈 부쉬(Amuse Bouche)'는 입을 즐겁게 해주는 식전 미니 애피타이저이지만, 공짜라서 더 좋다. 차가운 토마토 수프 가즈파초와 멜론. 감질날 맛이지만, 식전 빵을 계속 먹다가는 메인디쉬를 즐길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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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이 문제였다. 나는 생선(브론지노), 파트너는 고기(스트립 스테이크). 메뉴에서 가장 저렴한 편인 캘리포니아 소노마의 진판델(레드) 리지 리톤 스프링스(Ridge Lytton Springs) 2011과 이 기갈 코테 뒤 론, 화이트 (E. Guigal Cotes du Rhone Blanc) 2012를 주문했다. 코테 드 론은 푸아 그라와도 잘 어울렸다.  

 

IMG_8049 (2).jpg 낮엔 창 밖의 보트를 보며 식사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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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yster~Smoked Salmon. 굴 튀김에 훈제 연어로 말아서 캐비아를 얹고, 바닥엔 계란을 다진 미모사 샐러드를 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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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삭, 고소한 굴과 스모키한 연어, 그리고 철갑상어알의 트리오가 조화를 이루었다. 모양낸 이파리는 소렐(sorr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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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dson Valley Foie Gras Two Ways 허드슨밸리 어디선가 만들어오는 두가지 스타일의 거위 간. 언제나 더 모자라는 케이크같은 빵 브리오쉬가 토스트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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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전형적으로 네모난 푸아 그라 조각. 오른쪽 끝은 무스 스타일의 푸아그라에 루밥 잼을 올렸다. 리버 카페에서 파리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메뉴. 아무래도 무스보다는 클래식 스타일이 더 입맛에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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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zino. 브래드 스틸만 셰프의 실력을 인정하게 만드는 브란지노. 생선에 새우와 초리조(소시지)를 다져서 올린 후 돈까스처럼 바삭한 껍데기로 커튼을 쳤다. 그리고, 미니 호박과 방울 토마토에 매콤한 스페인소스 로메스코를 곁들였다.  좋은 식당에서 생선을 시키면 애기 손만한 사이즈로 나오는데, 이 브란지노는 생선, 초리조에 튀김까지 삼중으로 조화된 맛이 환상적이었다. 공들인 브란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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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man Ranch Strip Steak. 샌프란시스코의 유명 목장에서 온 스테이크. 소위 뉴욕 스테이크, 셸 스테이크로도 불리운다는 부드러운 허리 고기. 레드와인과 버섯, 마말레이드로 구워 부드럽고, 육즙이 감칠맛 났다. 사이즈가 역시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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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pped Russet Potato. 스테이크 사이드로 나온 매쉬드 포테이토. 아이다호가 아니라 자그마한 러셋 감자를 곱게 갈은 감자요리. 더욱 부드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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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 메뉴. 리버 카페의 스타 디저트인 브루클린 브리지 초컬릿을 시키고 싶었지만... 넘어가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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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Lunch, One Fine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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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 카페의 창가 테이블은 심포니홀의 오케스트라 중앙석에 비유할 수 있다. 안쪽 테이블에 앉으면, 실망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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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 스틸만 셰프는 지금도 스캘롭 세비체(Taylor Bay Scallop Ceviche)를 메뉴에 올리고 있다. 보기에 신선할뿐 아니라 애피타이저로 상큼한 메뉴. 테일러 베이는 매사추세츠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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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 스틸만은 '트리오'를 좋아하는듯. 아래 크랩케이크에도 옥수수를 융단처럼 깔고, 위에 아보카도 모자를 올렸다. 오른쪽 끝의 슈림프와 중간 레몬도 트리오. 플레이팅의 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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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iver Café

One Water St., Brooklyn; 718-522-5200 http://therivercafe.com

 

 

000.jpg*전망좋은 레스토랑: 아시앗, 로버트, 가온누리, 씨그릴, 버그도프굿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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