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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네토네(Panettone)는 어떻게 이탈리아의 대표 빵이 되었나?

15세기 밀라노 공작의 하인이 즉석에서 만들어...연간 5천4백만개 팔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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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둥근 지붕(dome) 모양을 만들어낸 안젤로 모타(Motta)의 파네토네/ 그의 기술을 전승한 로이 로이 슈바르차펠(From Roy)의 공기 주머니가 가득한 파나토네. 

   

1990년대 초 한국의 한 빵집(혹시 홍대 앞의 리치몬드 제과점?)에서 종종 사다 먹었던 빵이 있다. 이름이 피사(Pisa) 빵으로 원통형에 달달하지 않고, 폭신한 식감이 중독적이었다. 솜사탕처럼 손으로 집어 손바닥에서 굴려 공을 만들어 먹으면 더 맛이 있었다. 제빵사가 피사의 사탑에서 이름을 땄다고 했다. 그후로 피사빵은 어디서도 보지 못했다. 뉴욕에 와서 잊고 지내다가 어느 날 친구가 사온 이탈리아 빵 파네토네(Panettone)를 먹게됐다. 젤리가 들어간 것을 빼고는 그 추억의 피사빵을 연상시켰다.

 

뉴욕의 이탈리아 마켓 Eataly에선 할러데이 시즌이 되면 예쁜 박스에 리본 고리가 달린 파네토네를 탑처럼 올려놓고 쇼핑객을 유혹한다. 달달한 것이 당기는 할러데이 시즌. 올해는 우리가 애용하는 여미 바자(Yummy Bazaar)에서 3개 들이 페루지아산 미니 파네토네(Antica Pasticceria di Perugia, $7.99)를 주문해서 아침마다 하나씩 먹었다. 요즘 인플레이션으로 동네 빵집 아몬드 크롸쌍은 5달러, 소호의 앤젤 아담스 베이커리는 7달러에 달하고 있다. 그에 비라면 2-3달러짜리 미니 파네토네는 근사한 선택이다. 미니 파네토네가 동이 나서 큰 파네토네를 주문해 아껴 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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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alian Mini Panettones and Pandoro, Gift Set of 3 ($7.99) by Antica Pasticceria di Perugia at Yummy Bazaar 

 

그러다가 최근 이탈리아 지역 와인과 음식 궁합 테이스팅 'Dining with Bacchus' 행사에 갔더니 마지막 코스로 파네토네와 모스카티(스파클링 화이트)를 제공했다. 그리고, 며칠 전엔 리틀 이태리의 마켓 디팔로(Di Palo's)에 라자니아와 파미자노 치즈를 사러 갔더니 줄이 길었다. 하염없이 긴 줄에 서서 기다리다 보니 선반에 쌓인 각종 파네토네 박스가 눈길을 끌었다. 파나토네 시즌이다.    

 

도대체 파네토네가 뭐길래? 할러데이 시즌 여기저기에 나타나는 것일까?  마침 뉴욕타임스가 19일 올린 파네토네 기사 (누가 파네토네를 통치하나? 황금광 시대는 진행중./ Who Controls Panettone? The Gold Rush Is On.)를 읽게 됐다. 이젠 파네토네를 제대로 알고 먹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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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 리틀 이태리 디팔로(Di Palo's)의 파네토네

 

이탈리아인들이 크리스마스에 즐기는 돔(dome) 모양의 케이크, 파네토네(Panettone)가 최근 10년간 세계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파나토네는 건포도, 견과류, 설탕절임 과일, 젤리 등을 넣어 만든 부드러운 빵으로 이탈리아에선 매년 5천400만개가 팔리고 있다. 파네토(panneto, 덩어리)와 오네(one, big의 접미사)의 합성어다.

 

어떻게 파네토네는 밀라노시의 상징이 됐을까? 원래 파네토네는 고대 로마 사람들이 축하 행사를 위해 달걀, 꿀, 건포도와 누룩을 넣은 빵을 구워 먹던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가장 유명한 파네토네의 기원설은 1495년 크리스마스 이브 밀라노 공작 루도비코 일 모로(Ludovico il Moro/ Ludovico Maria Sforza)의 궁정에서 하인 토니(Toni)가 개발했다는 전설이다. 그날 요리사가 실수로 크리스마스 푸딩을 태워버리자 토니가 즉석에서 건포도, 설탕, 견과류를 넣은 빵을 구워냈다. 밀라노 공작은 이 빵을 무척 좋아해서 'Pan de Toni(토니의 빵)'으로 불렀다고 한다. 밀라노 공작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후원자로 '최후의 만찬'을 위임한 인물이다. 

 

1561년 밀라노의 카톨릭 기숙사학교 '콜레지오 보로메노(Collegio Borromeo)에 보관된 기록에 따르면, 1559년 학생들에게 버터, 건포도, 향신료로 만든 크리스마스 빵을 제공했다. 이후 밀라노의 제빵사들은 크리스마스 시즌 파네토네를 만들었다. 18세기 밀라노 출신 경제학자 피에트로 베리(Pietro Verri)는 저서 '밀라노의 역사(Storia di Milano, 1783)'에서 파나토네를 전형적인 크리스마스 전통이라고 언급했다. 파네토네의 머리가 돔 지붕 모양으로 자리잡은 것은 1920년대 안젤로 모타(Angelo Motta)가 시작했다. 안젤로 모타가 1919년 세운 회사 모타(Motta)에서 레시피를 전수시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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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지역 와인과 음식 매치 'Dining with Bacchus'   시칠리아의 명물 파네토네 Fiasconaro Classic Italian Panettone Christmas Cake를 제공했다.

 

돔(dome) 모양의 위엔 부드럽고 밝은 황금색의 부스러기가 있으며, 향긋한 설탕절임 과일이 박혀 있는 달콤한 빵이다. 정제 밀가루, 설탕, 버터, 계란, 아시아 향신료와 지중해의 절임과일로 1년에 한번 만드는 할러데이 빵. 훗날 초콜릿이 추가됐으며, 나폴리 인근 아말피(Amalfi) 해안에선 레몬, 토리노 인근 피에몬테(Piemonte)에선 헤이즐넛같은 지역 특산물이 추가됐다. 

 

1861년 이탈리아가 통일된 후 파네토네는 크리스마스의 국가적 상징이 됐다. 화려하게 포장하고, 리본을 달아 국격을 표현했다. 그러나, 상업용 제과가 등장하면서 값싼 재료와 대규모 생산으로 저렴하지만, 무미건조해졌다는 비판을 받았다. 19세기 후반 이탈리아인들이 아르헨티나, 페루, 브라질로 대거 이주하면서 파네토네는 오랫동안 인기를 끌게된다. 미 수퍼마켓에서 팔리고 있는 대부분의 파네토네는 남미의 Bauducco와 D’Onofrio에서 생산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파네토네 팬이다. 교황은 2013년부터 매년 시칠리아 셰프 니콜라 피아스코나로(Nicola Fiasconaro)가 교황을 위해 파네토네를 만들어 선물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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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숑 베이커리에서 파네토네를 거꾸로 매달아 원통 모양을 유지시킨다./ 발타자르의 파네토네.

 

전통적인 파네토네는 자연발효와 숙성을 거쳐 톡 쏘는 맛과 질감을 준다. 자연발효된 파네토네는 선선한 곳에서 식을 때까지 거꾸로 매달아야 하며, 볼륨감을 주는 빵 안의 작은 공기 주머니들이 관건이다. 파나토네는 기술이자 예술인 것이다. 가장 좋은 파네토네는 솜사탕같은 보풀, 프렌치 토스트같은 크리미한 질감, 신선한 도넛같은 부드러운 당김, 파운드케이크처럼 버터같은 부드러움이 모두 필요하다. 

 

이처럼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빵이기 때문에 Coppa del Mondo de Panettone(세계), Panettone World Championship(세계), Panettone Day (밀라노), Tenzone del Panettone(파르마), Artisti del Panettone(전국) 등 파나토네 만들기 대회와 파네토네 감사협회(일본)도 생겨났다.  이탈리아는 와인은 물론, 산 마르짜노 토마토, 볼로냐의 모타델라햄 등 생산지 라벨링 시스템으로 지역 특산품을 보호하고 있다. 그러나, 파네토네는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제빵사들은 UNESCO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도록 캠페인을 벌여왔다. 나폴리 피자는 2017년 등재됐다. 

 

뉴욕의 프랑스 베이커리 발타자르(Balthazar), 부숑 베이커리(Bouchon Bakery)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파리의 피에르 에르메(Pierre Hermé)의 패이스트리 셰프 출신 로이 슈바르차펠(Roy Shvartzapel)씨는 파나토네 열풍에 불을 질렀다. 그는 파네토네 한입을 베어 물며 "우아하고, 맛있는 구름(“unctuous, delicious cloud”)이라고 표현했다. 2015년 샌프란시스코에 베이커리 'From Roy'를 오픈한 후 그의 파네토네는 오프라 윈프리가 좋아하는 것 리스트에 올렸다. 

 

파네토네는 원통형이라 수직으로 잘라 먹는다. 마스카르포네 크림, 이탈리아 스파클링 와인 모스카노(Moscato d'Asti)나 프란치아코르타(Franciacorta) 한잔과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천연 효모를 사용해 오래 숙성시키기 때문에 장기 보관이 가능하다. 때문에 제대로 만드는 파네토네의 가격은 비싸다.  

 

파네토네는 프랑스의 크롸쌍처럼 이탈리아 국경을 넘어 변형되고 있다. 일본에선 사케(정종) 찌꺼기로 부풀린 버전, 브라질에선 카라멜 시럽 '둘체 데 레체(dulce de leche/ doce de leite)'를 채워 만들어 판다. 가격도 수퍼마켓용 2달러에서 트러플(송로버섯)이 들어간 것은 200달러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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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granello.blogautore.repubblica.it/2015/12/20/panettone-vs-pandoro-e-che-vincano-i-migliori

 

한편, 파네토네의 라이벌로 불리우는 판도로(pandoro, golden bread)는 베로나에서 시작된 빵으로 과일 없이 밀가루, 버터, 계란, 설탕으로 만들어 겉에 파우더 슈가를 뿌린다. '귀족의 케이크' 판도로는 달콤하고, 푹신하다. 반면, 파네토네는 젤리와 설탕절임 과일로 더 향긋하다. 판도로는 위에서 보면 8각형 별 모양의 황금색 브리오쉬같은 빵으로 귀족들이 즐겼다고 한다. 파우더 설탕을 뿌린다. 마찬가지로 크리스마스와 새해에 즐겨먹는 수직으로 잘라 먹는다. 

 

이탈리아 식료품 마켓 이태리(Eataly)와 맨해튼 리틀 이태리의 디 팔로(Di Palo's), 트레이더 조(Trader Joe's), 여미 바자(Yummy Bazaar)에서도 예쁜 박스에 리본이 달린 파네토네를 구입할 수 있다.  From Roy의 초콜릿 파네토네(1kg, 10-12인분)는 $85에 달한다. 뉴욕에선 Daily Provisions, MISIPASTA, TIN Building by Jean Georges에서 팔고 있다.     

 

eater.com은 뉴욕에서 맛있는 파네토네를 살 수 있는 10곳(10 Places to Find Good Panettone in NYC)을 소개했다. 맨해튼의 Settepani, Eataly, Sant Ambroeus, Grandaisy Bakery, 브루클린의 Bianco Latte, Kitsby Dessert Bar, L'Industrie Pizzeria, 퀸즈의 Cerasella, Santa Chiara Caffe, 스태튼아일랜드의 Bruno's를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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