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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estaurant with a View

포터하우스 바&그릴(Porter House) 레스토랑 위크 런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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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er House Bar and Grill, NYC

 

눈이 살포시 내린 2월의 두번째 주말, 레스토랑 위크 마지막 날 점심식사로 스테이크 레스토랑에 갔다. 맨해튼 컬럼버스 서클의 타임워너 센터 4층에 자리한 포터 하우스 바&그릴(Porter House Bar and Grill)이 목적지였다. 

 

타임워너 센터의 전망은 스펙터클하다. 크리스토퍼 컬럼버스 동상이 고적하게 서있는 서클 남쪽으로는 100층에 육박하는 럭셔리 콘도들이 속속 들어선 억만장자들의 길(Billionnaires' Row)가 되었고, 저 멀리엔 고풍스러운 피에르 호텔(Hotel Pierre)와 셰리 네덜란드 호텔(Sherry-Netherland Hotel)이 사이로 럭셔리 콘도 64층 빌딩(520 Park Avenue)이 끼어들었다. 눈에 가시가 된 건물이지만, 흰 눈은 모든 것을 포근하게 덮어버려 마음을 평온하게 해준다. 많은 미국인들이 TV 앞에 몰려있게될 선데이 수퍼볼(Super Bowl)의 날, 점심 시간은 한산했다. 250여석 중 전망좋은 창가의 테이블은 이미 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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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워너 센터에서 본 컬럼버스 서클 

 

포터 하우스는 스테이크가 비싸서 평소에는 서민으로서는 엄두가 나지 않는 곳이다. 그러나, 레스토랑 위크 런치엔 10달러를 추가해서 스테이크를 즐길 수 있다. 이름도 피터 루거(Peter Luger Steakhouse), 알버트 킨즈(Albert Keen, Keen's Steakhouse)가 아니라 스테이크 부위 '포터 하우스'. 스테이크 하우스의 자부심이 드러난다.

 

포터 하우스의 셰프이자 매니징 파트너인 마이클 로모나코(Michael Lomonaco, 70)씨는 브루클린에서 태어나 배우를 지망하다가 취미였던 요리를 평생 업으로 삼게 됐다. 1980년대 르 서크(Le Cirque)에서 다니엘 불루 밑에서 일하다가 스테이크 하우스인 21 클럽을 거쳐 WTC 노스타워 106-107층의 윈도우즈 온더 월드(Windows on the World)의 총괄 셰프 겸 디렉터가 됐다. 9/11 테러 당시 로모나코씨는 지하층의 렌즈크래프터에서 안경을 수리 중이었다가 비행기 추락 후 대피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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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er House Bar and Grill, NYC

 

로모나코씨는 9/11으로 사망한 레스토랑 및 식품 서비스 직원의 가족을 지원하는 Windows of Hope Family Relief Fund를 공동으로 설립했고, 각종 자선 행사에 참가했다. 2006년 또 하나의 전망 좋은 포터 하우스로 컴백한 것은 카르마였을까? 뉴욕시립대(CUNY)와 요리학교 ICE(Institute of Culinary Education)에서 가르치는 로모나코씨는 마음도 넉넉한 셰프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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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hegourmetmarket.co.uk

 

포터 하우스 스테이크는 소 등쪽 허리 부분의 T자형 뼈를 중심으로 부드러운 안심(tenderloin)과 쫄깃한 등심(sirloin)이 좌우로 붙어 있는 부위를 칭한다. 티본 스테이크(T-bone steak)로도 불리운다. 포터하우스는 소 한마리에서 세쪽 정도만 나오는 고급 스테이크로 2-3인이 나누어 먹을 수 있는 크기이며 비싸다. 맥주집/선술집을 뜻하는 포터하우스에서 이름을 따왔다. 포터하우스 바앤그릴의 포터하우스 스테이크는 28일 건조숙성한 것(USDA Prime Dry Aged)이 $185에 달한다. 그러니, 우리는 레스토랑 위크 런치의 행어 스테이크로 만족해야 했다. 

 

 

2025 Winter Restaurant Week at Porter House

 

레스토랑 위크 런치는 2코스 $30, 3 코스 $40인데, 스테이크를 주문하면 $10이 추가된다. 디저트를 생략해서 $40에 두 코스를 즐길 수 있었다. 

 

#애피타이저 First Course: 오늘의 수프 Daily Soup (콘 차우더, Corn Chowder)/ 시저 샐러드 Caesar Salad/ 웻지 샐러드 Wedge Salad/ 새우 칵테일 Shrimp Cocktail

#메인 코스 Main Course: 스테이크 프리츠 Steak Frites (Hanger steak) $10 추가/ 파로 아일랜드 연어 Faroe Island Salmon/ Pasta Bolognese/ Prime Beef Cheeseburger $5 추가

#디저트 Dessert: 뉴욕 치즈케이크 New York Cheesecake/ 초콜릿 토르테 Chocolate Torte/ 젤라토 또는 소베 Gelato Or Sorbet

 

식전 빵으로 크랜베리빵 2개를 요청해 올리브유에 발사믹 식초를 섞어 찍어 먹으니 감미롭고, 식욕이 솟았다.  

 

#새우 칵테일 Shrimp Cockt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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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린 날이라 옥수수 수프를 주문하려다가 옥수수 철이 아니라 냉동 옥수수를 쓸 것이라 생각되어 새우 칵테일을 택했다. 새우는 너무나 차서 살도 질겼다. 온도 조절을 잘 해야할 것 같다. 

 

 

#스테이크 프리츠 Steak Frites (Hanger ste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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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크와 프렌치 프라이(Steak Frites, 감자 튀김). 

행어 스테이크는 소의 배(belly) 아래에 횡격막 아래에서 나오는 평평한 V자 모양의 부위로 마지막 갈비뼈와 일부 요추 척추의 앞부분에 붙어있다. 이름은 횡격막 아래에 매달려(hang) 있어서 붙여졌다. 풍부한 맛과 철분이 함유된 부드러운 부위다. 'butcher's steak', 'hanging tenderloin', 'onglet', 'lombatello', 'solomillo de pulmón'라고도 불리운다. 

 

새우 칵테일 서빙 후 25분이 지나서야 스테이크가 나왔다. 지난번 맨하타(Manhatta)는 만석이라 메인디쉬가 늦어진 것 같았는데, 포터하우스는 수퍼볼이라 주방 스탭이 줄어서였나 싶다. 기다리는 동안 스테이크 나이프를 감상했다. 두루 지식이 많은 친구의 말에 따르면, 프랑스산 유명한 칼 라귀올(Laguiole Steak Knives)이라고 한다. 뮤지엄 소장품처럼 고풍스럽고도 우아해보이는 라귀올엔 장식에 이름(장 뒤보스트, Jean Dubost)까지 새겨져 있었다. 라귀올은 프랑스 남부 리용과 툴루즈 사이에 자리한 인구 1천300명의 작은 마을로 1800년대부터 명품 나이프로 유명해졌다. 라귀올 나이프는 묵직하게 잡히고, 스테이크를 깔끔하게 잘라내 육즙을 내며 식감을 증진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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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guiole Steak Knives, Jean Dubost

 

우리의 행어 스테이크는 이미 잘려 나와서 라귀올을 휘두르며 쓱쓱 썰지는 못했지만, 잘게 썰면서 흘러나오는 육즙과 고소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 행어 스테이크가 워낙 고품질이었는지, 나이프 덕이었는지, 아마도 둘 다 명품 레벨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치미추리(Chimichurri) 소스는 스테이크의 맛을 올리지 못했다. '스테이크의 나라' 아르헨티나에서 개발된 파슬리 주재료의 초록 소스는 맛이 밋밋했다. 아마도 마늘이나 레몬이 덜 들어간듯. 웨이터에게 물으니 실란트로도 넣었다고 한다. 함께 간 친구에겐 실란트로 알레르기가 있다.  (평상시 포터하우스에선 치미추리 소스도 $6 부과한다.) 치미추리 없이도 충분히 맛있는 스테이크였다. 감자 튀김은 셰이크 섁이 더 바삭하고 고소한듯, 옆의 푸른 채소는 워터크레스같았는데, 웨이터가 herve green이라고 말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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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er House Bar and Grill, NYC

 

포터하우스는 와인 컬렉션이  볼만하다. 예전에 소더비 시음회에서 빈티지별로 맛보았던 오퍼스 원(Opus One) 병 다섯개에는 와이너리 공동 소유주인 로버트 몬다비(Robert Mondavi)와 바론 로쉴드(Baron Philippe de Rothschild)라는 서명도 보였다. 전시해놓은 와인들도 초대형 병들이 많아, 예전에 샹파뉴 여행 중 태탕제 샴페인 동굴 저장고에서 보며 외우고 싶었던 대자병 이름들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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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er House Bar and Grill, NYC

 

<와인병 크기와 이름>

피콜로 Piccolo: A 187.5 ml

데미/ 하프 Demi or Half: A 375 ml 

스탠다드 Standard: A 750 ml bottle 0

매그넘 Magnum: A 1.5 liter bottle x2

제로보암 Jeroboam: A 3 liter bottle x4

레호보암 Rehoboam: A 4.5 liter x6

메수셀라 Methuselah: A 6 liter bottle x8 

살마나자 Salmanazar: A 9 liter bottle x12 

발타자르 Balthazar: A 12 liter bottle x16 

네부차드네자르 Nebuchadnezzar: A 15 liter bottle x20 

멜치오르/ 솔로몬 Melchior or Solomon: An 18 liter bottle x24 

 

Porter House Bar and Grill

10 Columbus Cir.

212-823-9500

http://porterhousenewyork.com   

 

 

*발타자르(Balthazar)의 스테이크 프리트

https://www.nyculturebeat.com/?mid=FoodDrink2&document_srl=3640065

 

*오거스틴(Augustine)의 스테이크 프리트

https://www.nyculturebeat.com/?mid=FoodDrink2&document_srl=3681206

 

*뉴욕 베스트 스테이크하우스: 피터 루거, 킨즈, 갤러거, 컷, 카페 카멜리아...

https://www.nyculturebeat.com/?mid=FoodDrink2&document_srl=4107859

 

*갤러거 스테이크하우스의 런치 스페셜, 2016

https://www.nyculturebeat.com/?mid=FunNY2&document_srl=3485585

 

*영국 왕실 샴페인 랑송(LANSON) 6코스 디너@볼프강 퍽 스테이크 식당 컷(CUT), 2018

https://www.nyculturebeat.com/?mid=FoodDrink2&document_srl=3693549

 

*21 클럽(21 Club) 디너...케네디, 클린턴에서 트럼프까지, 2017

https://www.nyculturebeat.com/?mid=FoodDrink2&document_srl=3564987

 

*팜(Palm) 레스토랑의 서프앤터프(Surf & Turf): 필레미뇽과 랍스터, 2017 

https://www.nyculturebeat.com/?mid=FunNY2&document_srl=3545036

 

*플로렌스 미트 마켓의 필레미뇽 만드는 과정, 2015

https://www.nyculturebeat.com/?mid=FoodDrink2&document_srl=329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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