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죽어야 사는 여자(Death Becomes Her)' ★★★★
할리우드에서 32년만에 브로드웨이로
뮤지컬 '죽어야 사는 여자(Death Becomes Her)' ★★★★
1992년 할리우드에서 메릴 스트립, 골디 혼, 그리고 브루스 윌리스가 '영원한 젊음(forever young)' 혹은 불로불사(不老不死)를 주제로 한 코미디 '죽어야 사는 여자(Death Becomes Her)'가 나왔다. '백 투 더 퓨처(Back to the Future)' 3부작(1985-1990), 포레스트 검프(Forrest Gump, 1994)'의 로버트 저멕키스(Robert Lee Zemeckis) 감독의 호러, 판타지가 가미된 블랙 코미디다. 개봉 당시 흥행에 성공을 거두었지만, 아카데미상에선 최우수 시각효과상 한개의 트로피만 거머쥐었다. 한국에선 '죽어야 사는 여자'라는 제목으로 상영된 작품이다.
Broadway musical "Death Becomes Her" Photo: Matthew Murphy, Evan Zimmerman
이 영화는 성형외과 전문의 어니스트(브루스 윌리스 분)을 두고 3류 배우 매들린(메릴 스트립 분)과 친구 헬렌(골디 혼 분)이 '영원한 젊음'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담았다. 그로부터 32년이 흘러, 2024년 '죽어야 사는 여자'가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랐다. 브로드웨이 50스트릿의 윈터가든 시어터에선 2020년부터 뮤지컬 '백 투더 퓨처'이 공연되고 있으니 저멕키스 감독이 30대에 연출한 영화들이 브로드웨이에서 나란히 뮤지컬로 무대에 올려지고 있는 셈이다.
Broadway musical "Death Becomes Her" Photo: Matthew Murphy, Evan Zimmerman
'죽어야 사는 여자'는 2017년부터 뮤지컬로 개발되어 마르코 페네트(Marco Pennette)가 각색하고, 줄리아 매티슨(Julia Mattison)과 노엘 캐리(Noel Carey)가 작곡을 맡았다. 당시 주연은 뮤지컬 '위키드'의 오리니절 글린다였던 크리스틴 체노위스가 거론됐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2024년 5월, '죽어야 사는 여자'는 시카고의 캐딜락 팰리스 시어터에서 세계 초연된 후 11월에 브로드웨이 '런트-폰테인 시어터(Lunt-Fontanne Theatre)에 상륙했다. 브로드웨이 버전의 제작팀엔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시어터 그룹에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부인 케이트 캡쇼가 합류했다.
Broadway musical "Death Becomes Her" Photo: Matthew Murphy, Evan Zimmerman
뮤지컬 '죽어야 사는 여자'는 오스카 2회 후보였던 왕년의 스타 매들린(메간 힐티 Megan Hilty 분)과 그녀의 그림자로 살아온 작가 헬렌(제니퍼 시마드, Jennifer Simard 분)이 성형회과 의사 어니스트(크리스토퍼 시버, Christopher Sieber 분)을 두고 쟁탈전을 벌이는 이야기다. 그런데, 두 여인은 외모와 영원한 젊음에 광적인 집착을 보인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여기서 원작에서처럼 두 여자의 이름이 미친 매들린(MADeline)과 지옥의 헬렌(HELen)이라는 점은 상징적이다. 여기에 불로불사를 약속하는 마법의 물약을 제공하는 비올라(미셸 윌리엄스, Michelle Williams)가 영ㄴ드르이 허영심을 건드리는데....
Broadway musical "Death Becomes Her" Photo: Matthew Murphy, Evan Zimmerman
브로드웨이 버전은 1992년 할리우드 버전보다 더 스펙터클한 무대(세트, 의상, 안무)와 더 자유분방한 대사, 풍자와 유머(게이), 그리고 중독적인 음악으로 시각적, 청각적으로 더 호화롭게, 흥미진진하게 무장했다. 애인을 뺏는 삼각관계, 여성들의 외모 집착증, 질투와 허영심의 말로, 그리고 판타지에 특수분장과 특수효과, 그리고 곡예에 가까운 스턴트까지 융단폭격으로 서비스한다.
Broadway musical "Death Becomes Her" Photo: Sukie Park/NYCultureBeat
보랏빛 조명에 게이들이 선망하는 스타들인 '오즈의 마법사'의 주디 갈란드와 그녀의 딸인 라이자 미넬리에서 글로리아 스완슨 주연 영화 '선셋 대로'까지 동원해 드라마를 풍성하게 만든다. 그리고, 쇼만큼 즐거운 인생은 없다를 입증하려는 것처럼 롤러코스트처럼 달린다. '죽어야 사는 여자'는 빈약한 플롯에도 불구하고, 메간 힐티와 제니퍼 시마드의 가창력과 열연이 관객에게 만족감을 선사한다. 특히 의상디자이너 폴 타체웰(Paul Tazewell)의 기발한 커스튬은 이 뮤지컬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다. 연출과 안무는 크리스토퍼 가텔리(Christopher Gatelli)가 맡았다.
Lunt-Fontanne Theatre. Photo: Sukie Park/ NYCultureBeat
'런트-폰테인 시어터는 42스트릿 뉴욕공립도서관 본관의 건축회사 카리에 앤 해스팅스(Carrère and Hastings)가 런던의 셰익스피어 극장 글로브 시어터(Globe Theater)를 본딴 설계로 1910년 오픈했다. 극장 이름은 1920-60년 브로드웨이 배우 커플 알프레드 런트(Alfred Lunt)와 린 폰테인(Lynn Fontanne)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1천503석의 이 극장에선 '사운드 오브 뮤직(The Sound of Music)' '왕과 나(The King and I)' '캐츠(Cats)' '미녀와 야수(Beauty and the Beast)' '모타운(Motown, The Musical)' '스위니 토드(Sweeney Todd)' 등이 공연됐다.
Lunt-Fontanne Theatre
205 West 46 Street
New York, NY 10036
https://deathbecomesher.com